팬들에게 질타를 받고 있는 바이오하자드 오퍼레이션 라쿤 시티
U.S.S(엄브렐러 특수 공작원)의 입장이 되어 바이오하자드2의 주인공인 레온과 대결하는 미션으로 화제가 된 바이오하자드 오퍼레이션 라쿤시티(이하 바이오하자드 ORC)가 발매됐다. 특히 이번 작은 본격적인 TPS장르로 무빙샷이 도입되어 바이오하자드6의 느낌을 조금 빨리 맛볼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기대하는 사람도 많았다. 그런데 정작 발매된 이후에는 각종 해외리뷰에서 철퇴를 맞고 있다. 어째서 바이오하자드란 타이틀을 나온 게임이 이렇게 굴욕적인 상황을 맞았는지, 그렇게 처참하게 무시당할 게임인지 리뷰를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정통 바이오하자드를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밖에...
바이오하자드 ORC는 바이오하자드의 정식 넘버링 타이틀이 아닌 번외편에 해당되는 작품이라 기존의 바이오하자드와는 확연히 다른 게임성을 지니고
있다. 최근의 정통 바이오하자드라고 하면 TPS스타일에 퍼즐적요소가 결합된 어드벤처라고 할 수 있는데 바이오하자드 ORC는 TPS자체에 힘을
싣고 있는 게임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적과의 대치상황에서 서로 쏘고 쏘는 슈팅이 게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정통 바이오하자드의
플레이스타일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높은 확률로 실망하게 된다.
TPS로서 이런 점이 아쉽다
바이오하자드 ORC는 발매 전 여러 해외웹진리뷰에서 처참한 점수를 기록하며 의도치 않은 유명세를 떨쳤다. 외전이라고는 해도 명색이
바이오하자드란 타이틀을 달고 나온 게임인데 얼마나 엉망으로 만들었기에 저렇게 후려칠까? 필자의 궁금증이 극에 달했고 과연 어떻기에라는 의문을
풀기 위해 리뷰까지 맡았다. 그리고 플레이 한 결과 10점 만점에 2~3점까지 받을 정도는 아니더라도 게임자체에 확실히 몇 가지 문제점이
존재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먼저 TPS게임인 만큼 적과의 전투를 비롯해 각종 연출의 중요성이 커졌는데 이를 충족시키기엔 역부족인 느낌이다. 최근에 나온 많은 슈팅게임들의 완성도가 높아진 만큼 이미 적과의 난전이나 직접 게임 속에서 활개를 치는 듯 한 연출은 이미 많이 겪었다. 그런데 바이오하자드 ORC에서 보여주는 전투나 연출은 그에 비해 퀄리티가 떨어진다. 물론 그냥 저냥 즐기기엔 나쁘지 않다고 할 수도 있지만 이미 만족의 기준이 높아진 만큼 기대에 못 미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엄폐의 불편함이 게임진행에 불편함을 야기한다. 바이오하자드 ORC에서는 엄폐물에 근접했을 경우 자동으로 엄폐를 하게 되는 자동엄폐를 지원하는데 게이머가 원하는 대로 사용하기에는 부적합하다. 얼마나 기준을 명확하게 적용하느냐에 따라 편한 부분이 될 수도 있겠지만 원하지 않을 때 벽에 붙거나 원할 때 잘 붙지 않는 때가 빈번하여 자동회복이 되지 않는 게임의 특성상 짜증을 유발한다. 이럴 바엔 차라리 버튼을 활용하여 직접 엄폐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훨씬 게임진행에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계속 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저능한 A.I가 발목을 잡는다. 바이오하자드 ORC가 4인 1조의 팀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싱글플레이시에는 A.I가 함께 한다. 그런데 A.I의 수준이 높지 않아 게임진행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방해를 하고 있으니 답답한 마음이다. 진행로를 막거나 열심히 엄폐해서 총 쏘는데 시야를 가리기도 하고 회복도 꼭 필요할 때는 안 해주더니.... 요즘은 팀원에게 간단한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게임들이 많이 나오다 보니 불편한 느낌은 더욱 가중된다.
그렇다면 장점은? 라쿤시티의 추억이 새록새록
바이오하자드 ORC는 6인으로 구성된 U.S.S(엄브렐러 특수 공작부대)의 입장에서 즐기는 게임인 만큼 각 캐릭터의 개성이 확실히 구분되어
있는 점이 좋다. 게임을 통해서 XP를 획득하여 스킬을 습득하고 무기를 해방하면서 자신에 맞는 캐릭터를 찾고 네트워크를 통해서 팀원 간에
협력하는 플레이가 잘 살아있다. 각 캐릭터는 패시브와 액티브스킬을 가지고 있는데 방어력강화를 비롯해 폭탄저항, 적병조종 같은 병과별 특징이
뚜렷하니 어떤 조합이냐에 따라서 전략에 변화가 생긴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활용할 수 없기에 초반에 다소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지만 게임을
즐기면서 캐릭터에 대한 이해를 하게 되면 생각보다 괜찮은 느낌을 받게 된다.
그리고 게임스타일에서는 팬들의 기대를 배반했지만 추억을 자극하는 요소가 이 게임의 또 다른 장점이라 할 수 있다. 바이오하자드 ORC는 바이오하자드2와 3의 무대가 되었던 라쿤시티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만큼 팬들에게 반가운 장소들이 등장한다. 게임성의 문제는 잠시 접어두고 바이오하자드2를 재미있게 즐겼던 사람이라면 바이오하자드ORC를 플레이하면서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며 남다른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어느 정도 개인차는 있겠으나 2시절에 익숙하게 돌아다녔던 경찰서와 엄브렐러 연구소를 새롭게 디자인된 게임에서 "아 그때 그 장소구나!" 하면서 주변을 유심히 관찰하며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이밖에 헌터를 비롯해 리퍼와 타일런트, 네메시스까지 정겨운(?)적들도 등장하니 추억은 방울방울이랄까? 몬스터 뿐 아니라 스토리자체도 라쿤시티의 참사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만큼 레온과 클레어, 에이다를 만나게 되고 그 이면에서 일어난 일을 경험해보는 측면에서 꽤 흥미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네트워크플레이 지원
싱글플레이의 플레이타임이 짧지만 코옵이나 버서스모드를 통해서 스토리모드를 다른 게이머와 즐기거나 대전을 함께 할 수 있다. 사실 TPS라는
장르가 캠페인보다는 온라인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코옵은 물론 대전도 지원한다. 특히 코옵을 하게 되면
저급한 A.I의 손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서로를 도와가며 진행하는 맛을 느낄 수 있기에 적극적으로 추천하는 바이다. 대전모드는 팀어택(팀을
나눠 정해진 시간동안 목표 점수에 먼저 도달하거나 점수가 높은 팀 승리), 바이오하자드(바이러스 샘플을 찾아 아군지역으로 회수하여 점수를
겨룬다), 히어로즈(바이오하자드 시리즈에 등장하는 주인공 캐릭터를 조작해 상대 캐릭터를 모두 쓰러트리는 팀 승리), 서바이버(구출 헬리콥터가
올 때까지 살아남아 탈출하기)가 준비되어 있다. 특히 서바이버 같은 경우에는 헬리콥터에 탑승할 수 있는 인원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같은
팀이라도 마지막에 서로 배반하는 경우도 생기는 것이 재미있는 부분이다. 네트워크플레이는 회선에 따라 다르지만 약간의 딜레이가 느껴지는
경우에도 할 만한 수준이다.
only 영어는 아쉽다
일본보다도 먼저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은 기쁘지만 한글이 아닌 영문판 기준으로 게임을 즐겨야 하는 점은 아쉽다. 게임의 진행은 다음
목적지를 맵에 표시해주는 방식이라 무리는 없지만 세세한 스토리나 대화를 즐길 수 없는 점은 매우 아쉽다. 게다가 캐릭터마다 저마다의 스킬과
특성이 따로 존재하는데 그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확인할 수 없으니 처음부터 제대로 몰입하면서 게임의 재미를 느끼는데 방해가 된다. 매뉴얼에도
각 병과에 대한 특성은 언급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영어를 모른다면 꽤나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다.
알려진 평가에 비해서는 은근 할 만 한 게임
바이오하자드 ORC는 분명히 수작이나 명작이라고 불릴 만큼 훌륭한 타이틀이라고 부르기에는 자격미달이다. 하지만 2점이니 3점이니 정도로 보잘
것 없는 게임이라고 하기에는 또 너무하다는 생각이 드는 게임이다. TPS게임으로써 기본적인 시스템에 대한 완성도가 조금 어설픈 부분이
보이기도 하지만 캐릭터의 특징을 잘 살렸고 적을 쏘고 쓰러트리는 맛도 나쁘지 않다. 특히 라쿤시티를 배경으로 바이오하자드2와 3의 추억을
자극하는 점은 팬들에게도 어느 정도 어필할 만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정통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의 플레이감각을 바란다면 "그냥 이런
게임도 나왔구나" 하고 넘어가는 것이 정답이다. 어차피 게임 선택은 본인의 몫! 주변의 기류에 휩쓸리기 보다는 실제로 즐기고 있는 사람들의
많은 리뷰를 참고하고 선택하도록!(개인적으론 7점 정도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