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작의 자격, 참신한 콘텐츠를 넘어 운영에 달렸다
올해 초 리그오브레전드에 이어 전국민에게 한정판 충격을 안긴 디아블로3와 엔씨소프트의 차세대 먹거리 블레이드앤소울 등 이른바 대작들의 공습이 날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이전에도 아이온,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피파온라인2 등 특정 게임들에게 인기가 집중되는 경향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의 분위기는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수준이다.
불과 1주 전만 하더라도 리그오브레전드가 PC방 점유율 20%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큰 폭의 변동이 보이지 않았으나, 디아블로3가 출시 3일만에 30% 이상의 점유율을 가져가면서 타 게임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6월경 블레이드앤소울이 공개된다면 특정 게임에 집중되는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전세계 온라인 게임 시장의 흐름을 바꾼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국내 출시 때에도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이처럼 대작들의 광풍이 불고 있는 상태에서 한 때 대작으로 기대를 받았던 게임의 서비스 종료 소식이 들려와 게이머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불과 2년전만 해도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강력한 경쟁작이라는 칭호를 얻었던 네오위즈게임즈의 에이지오브코난이 바로 그 게임이다.
에이지오브코난은 잔혹한 액션, 그리고 한국 게이머들의 정서를 반영한 수준 높은 현지화로 성인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모았으나, 운영 부분에서 약점을 노출하며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결국 서비스 종료의 수순을 밟게 됐다. 콘텐츠 자체는 대단히 만족스럽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일명 보리사원 사태로 불리는 길드 관련 분쟁과 고레벨 게이머들의 저레벨 게이머 학살을 효과적으로 막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쟁작이라고 할 수 있었던 아이온이 출시 이후 에이지오브코난과 테라 등 많은 경쟁작들의 도전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때마다 체계적인 업데이트와 이벤트가 뒷받침된 효율적인 운영으로 이를 극복해왔던 것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에이지오브코난의 서비스 종료 소식을 들으면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디아블로3의 현 상황이 오버랩된다. 외산 대작인 만큼 출시 전부터 많은 기대를 받아왔고, 콘텐츠에 대한 만족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나, 불안한 서버 상황을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해 게이머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 부분 유사성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현재 디아블로3는 화끈한 타격감과 다양한 스킬 시스템, 간편해진 인터페이스 등으로 오랜 기다림이 아깝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일명 에러코드37(서버 혼잡으로 인한 접속불가 상태) 등 최악의 서버 상황으로 인해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실제로 디아블로3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대체로 호의적인 편이나, 게이머의 혹독한 평가로 인해 미국 메타크리틱의 사용자 평가 점수가 10점 만점에 3.4점으로 추락했다.
물론 현재 PC방 순위에서는 30%가 넘는 기록적인 점유율을 기록하며 승승장구 하고 있지만 늘어나는 사람 수 만큼이나 서버는 더욱 불안해지고 있으며, 그로 인해 불만 또한 커져가고 있는 상태다.
블리자드 측은 출시 이후 24시간 체제로 게임을 모니터링 하면서 최적화 작업을 진행중이며,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확실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디아블로3가 출시 이후 최고의 동시접속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되는 이번 주말을 안정적으로 극복하고 진정한 대작의 자격을 갖출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