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만발-문제만발 디아블로3, 국내 게임사에게 배워라

디아블로3가 국내에 출시된 지도 20일이 넘게 지났지만, 디아블로3에 관련한 소식은 끊이지 않고 게이머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게이머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이야기의 대부분이 디아블로3에 대한 불만이라는 점이다.

물론 게임의 완성도를 칭찬하고 게임이 재미있다고 칭찬하는 목소리도 작지 않은 것이 사실. 하지만 게임의 서버문제와 운영, 부족한 경매장 시스템의 완성도 등 재미를 해하는 여러 요소에 대한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 디아3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이다.

상황이 이쯤 되자 국내에서 서비스 중인 온라인게임들의 게임 내 운영과 서버 상황을 되짚어보자는 분위기가 게이머들과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부각되고 있다. 과연 국내에서 서비스 중인 온라인게임들의 서버 안정성과 운영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국내 온라인게임 업체들의 서버 안정성과 운영 수준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 할 수 있다. 테스트 단계의 게임일 경우에는 접속에 문제가 생기거나 지연 현상이 심해 게임을 정상적으로 즐길 수 없는 경우가 종종 문제가 되기도 하지만, 정식 서비스 단계에 돌입한 게임들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찾아볼 수 없다.

일각에서는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디아블로3의 서버 현황과 일반적인 온라인게임의 그것을 비교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디아블로3가 기록한 최고 동시접속자 수는 43만 명으로 디아블로3는 말 그래도 ‘폭발적인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디아블로3가 아무리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한들 이와 같은 의견은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이보다 더한 동시접속자 수를 기록한 게임들도 별 다른 접속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서비스 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게임들이 서비스되고 있는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이러한 경우의 대표적인 예를 꼽으라면 넥슨에서 서비스 중인 던전앤파이터와 메이플스토리를 꼽을 수 있다. 던전앤파이터는 지난해 7월에 동시접속자 수 29만 명을 돌파했으며, 메이플스토리는 지난해 8월에 무려 62만 명이 넘는 동시접속자 수를 기록한 바 있다. 메이플스토리의 동시접속자 기록은 국내 온라인게임 역대 최다 동시접속자 기록이기도 하다.

이들 게임들은 디아블로3에 버금가는, 어쩌면 그 이상 가는 기록을 세웠음에도 접속오류와 같은 문제를 겪은 적이 없다. 이러한 주장에 일부 게이머들은 “저연령층이 즐기는 메이플스토리와 성인들이 즐기는 디아블로3가 똑같은가?”라고 반문하기도 하지만 이는 게임의 콘텐츠를 단순 비교했을 때에나 할 수 있는 반론이다. 나이가 적으나 많으나 하나의 계정이 서버에 주는 부하는 똑같은 크기이니 이들 게임을 비교하는 것에는 무리가 없다.

이러한 차이가 생기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온라인게임에 접속이 되지 않는 문제는 대부분 서버가 수용할 수 있는 인원보다 많은 인원이 게임에 몰려들었을 때에 발생한다. 디아블로3의 개발사인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역시 이번 디아블로3의 접속불가 사태가 서버가 수용할 수 있는 인원보다 많은 게이머들이 몰려들었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상황을 방지하는 방법은 하나다. 접속자의 수를 사전에 예측해서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의 서버를 사전에 구축하는 것이다. 이는 기술적인 문제이기 이전에 서비스사의 운영 마인드에 달린 문제이다.

즉, 디아블로3의 이번 서버 폭주 사태는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측이 디아블로3에 몰려들 게이머들의 수요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 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게다가 이런 상황이 2주가 넘게 지속되고 있음에도 같은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되고 있는 것은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신용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성인용 게임인 디아블로3는 주로 대학생, 직장인들이 즐기는 게임이다. 일반적인 경우의 직장인과 대학생들은 현재 디아블로3를 제대로 즐기지 못 하고 있다. 방과 후, 혹은 퇴근 후 밖에는 시간이 없는데, 사람들이 몰려드는 이 시간에는 여지없이 접속 에러가 발생하고 있으니 말이다. 일부 게이머들은 “한정판 때에도 기다리게 하더니 게임 플레이도 기다리게 만든다”, “난 한정판을 9,9000원 주고 산 게 아니라 인내심을 산 모양이다”라는 이야기까지 하고 있다.

디아블로3가 처한 문제는 현재 다양하다. 캐릭터 사이의 밸런스에 따른 형평성 문제와 부실한 경매장 시스템, 단순히 몬스터의 공격력과 체력 수치만 올려 놓아 게임 플레이를 단순하게 몰아가는 불지옥 난이도 구성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 중에서도 가장 개선이 시급한 것은 역시 게임을 아예 할 수 없도록 만드는 서버 문제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디아블로3에 대한 애정이 충만한 게이머들이 이렇듯 디아블로3에 대해 울분을 토로하고 있는 것은 게임을 제대로 즐길 수 없다는 것이 가장 결정적인 이유다”라며, “디아블로3의 인기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국내 온라인게임 업체들을 벤치마킹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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