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 문화라고?]⓵ 게임이 문화라고?

세상이 바뀌었다.

나가수(나는 가수다)에 국가스텐이 출연해 1위를 차지하는가 하면, 1박2일 출연자들이 게임을 소재로 경쟁을 펼쳤다. 또한 홍대의 다양한 인디밴드들이 공중파 경연 대회에 진출하고 공중파에서 미드(미국드라마)를 보는 것이 더 이상 낯선 일이 아니게 됐다.

이들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동호회나 카페 등을 중심으로 형성된 소위 마니아 문화였으나 어느새 우리 생활 깊숙하게 스며들어 문화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렇게 비주류라 평가받던 문화 콘텐츠들이 점점 일상과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며 조금씩 빛을 받고 있다.

창간 특집1
창간 특집1

최근 SBS 주말드라마 신사의 품격에서 장동건, 이종혁, 김민종, 김수로가 스타크래프트2를 즐기는 모습이 방영됐다. 그들은 드라마 속에서 직장과 연인에게 전화가 왔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게임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인기 드라마의 소재로 게임이 사용되었다는 것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지만, 이는 대중문화에 비춰진 게임의 현실과 한계를 보여주는 모습이기도 했다. 여전히 마니아문화로 인식되고 있는 게임은 대중문화 속에서 다른 일이나 생활을 제쳐두고 즐기는 형태로 보여지고 있다. 그만큼 몰입도 높고 매력적인 것이 게임의 장점이지만 여전히 게임이 문화로 나아가야할 길이 멀다는 것을 반증하도 한다.

사실 게임을 즐기는 이들은 상상이상으로 많다. 국내 5천만 인구 중 약 2천만 명이 게임을 즐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2천만 명을 넘어선 스마트폰 사용자들 중 80%에 가까운 이들이 게임 어플리케이션을 보유하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또한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인해 일반, 여성 사용자들의 게임 이용이 한층 늘어났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게임이라는 콘텐츠를 즐기고 경험하고 있지만 게임을 문화라 하기엔 아직 시기상조라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왜일까?

게임 사용자들의 범위가 넓어졌다고는 하지만 아직 게임 산업의 역사는 짧다. IT산업과 동반 성장해온 온라인게임 산업은 이제 20년을 앞두고 있다. 비디오게임 역시 국내에서는 보따리와 용산 등지의 음지에서 30년 가까운 역사를 가질 뿐이다. 게임 산업 주체들의 중심이 젊기 때문에 변화에 민감하고 트렌드와 함께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지만 기성세대들과의 차이는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10대의 청소년들과 20대의 젊은 사용자층이 많다보니 인식의 차이가 크다는 문제도 발생했다. 특히 10대 청소년들에게 게임은 그들의 생활의 일부이자 친구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의 중심이다. 청소년의 여가 생활의 대부분이 게임이라는 것은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많은 이들이 인지하고 있을 정도다.

때문에 기성세대와의 인식차이는 점점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 기성세대들에게 게임은 여전히 낯선 콘텐츠이지만, 젊은 세대에게 게임은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기성세대의 일반적 놀이문화였던 '비석치기' '제기차기' '수건돌리기'와 같은 것은 이제 예능프로그램에서 추억의 소재로 사용될 뿐 더 이상 이들의 놀이문화가 되지 못한다.

이렇게 사용층, 인식의 차이가 벌어져있는 상황에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자 기성세대들은 게임에 대한 안 좋은 편견마저 굳어지는 현실이 됐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게임을 문화로 평가하고 인식시키는 것은 아직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게임이 문화로서의 가치가 부족한 것은 아니다. 이미 세대를 불문하고 많은 이들이 즐기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게임은 그 영역과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청소년을 상대로 한 게임 판매 금지 위헌판결과 미국게임등급위원회 반스 의장의 게임 중독은 ‘가정 육아의 범위’ 발언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세계적으로 게임을 문화와 생활의 범주에 높고 가치 판단을 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게임 음악으로 콘서트가 열리고 게임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부가 산업이 생겨나고 있다. 단순히 높은 매출과 수출액을 자랑하는 게임 콘텐츠가 아닌 자연스러운 형태에서의 생활 문화로서 게임은 자리잡아나가고 있다.

여전히 전세계적으로 '게임은 문화다’라고 확실하게 평가되진 않지만 게임이 문화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단순히 ‘아이들/특정 마니아들의 놀이문화’라고 평가절하 할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이미 게임은 여가문화로 우리 생활 깊숙이 녹아들고 있으며 그 영역을 확대해 나가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게임이 문화로 나가가기 위해서는 일단 게임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현재의 30~40대가 기성세대가 되고 젊은이들이 성장하면서 게임은 자연스럽게 보다 생활에 녹아들 수 있다.

문화는 누군가가 만드는 것이 아니고 자연스럽게 만들어 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생활에 뿌리를 내리고 세대가 함께 공감하면 자연스럽게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이다.

이제는 게임 업계와 관계 부사에서는 산업적 규모 확대만을 신경 쓸 것이 아니다. 게임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과 문화 산업으로서의 가치를 올려갈 수 있는 세미나의 개최나 긍정적 가치를 알려나갈 수 있는 홍보에 주력해 게임을 바로 볼 수 있는 시각을 키워나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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