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문화다]①최고가 모여 만든 놀이문화의 결정체, 그게 게임이다

디아블로3, 블레이드앤소울, 테라, 아키에이지. 현재 온라인 게임시장은 몇백억씩 쏟아 부은 이른바 대작들의 혈투가 펼쳐지고 있다. 과거에는 100억을 넘긴게 대작의 기준점이 되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는 왠만한 중소 MMORPG를 만들 때도 100억은 기본이다.

이렇듯 게임시장의 규모가 대폭 커지면서 그 어떤 분야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선두주자가 됐지만, 아직까지 양적인 성장만 거뒀을 뿐 질적인 성장은 거두지 못했다며, 사회 전반이 게임산업에 대해 부정적인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중이다.

올해 초 게임산업을 휘청이게 한 셧다운제 등 규제는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으며, 학교 폭력, 왕따, 자살사건 등 게임이 없던 시절에도 있었던 사회적인 문제들을 모두 끌어들여 “이게 다 게임탓이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듯이 뭐든지 지나치면 문제가 되기 마련이니 게임을 과도하게 즐긴다면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이 점은 게임사가 그동안 소홀해왔던 부분이고, 반드시 고쳐나가야 할 문제다.

하지만 이런 측면을 감안하더라도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납득할 수 없는 이유는 젊은이들의 즐기는 놀이문화 중에서 유독 게임만 비판의 대상라는 점이다. 영화도 문화고, 음악도 문화고, 소설도 문화이지만, 게임은 없앨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까운 사회악 취급을 당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유명 게임 개발자에게 예술문화 훈장을 수여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마약을 만들어서 사람들을 폐인 만드는 악덕사업자 취급을 한다.

이렇게 게임을 사회악 취급을 하는 사람들이 모르는 불편한 진실이 있다. 게임은 그들이 문화라고 인정하는 것의 최고가 모여 만들어지는 종합 예술이며, 게임에서 영감을 얻어 다른 문화 콘텐츠가 탄생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다. 비단 해외 뿐만 아니라 국내 게임에서도 흔히 발견할 수 있는 모습이다.

블레이드앤소울
블레이드앤소울

일단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게임들부터 살펴보자. 최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블레이드앤소울은 영화 적벽대전, 살인의 추억의 음악을 담당한 이와시로 타로가 음악을,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김형태가 아트 디렉터를 맡았으며, 블리자드의 디아블로3는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작가인 리처드 A. 나크에 의해 총 3부작의 소설로 재탄생됐다.

송재경 사단의 신작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아키에이지는 유명 소설가인 전민희와 인기 가수겸 작곡자인 윤상이 참여했고, 열혈강호 온라인2는 원작자인 전극진, 양재현 작가의 주도하에 새로운 스토리 라인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열혈강호2
열혈강호2

좀 더 이전으로 가보면 아이온의 음악은 유명 음악가인 양방언이 반지의 제왕, 스타워즈, 해리포터 시리즈 작업으로 유명한 런던 애비로드 스튜디오에서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작업했으며, 파이락시스의 문명4에 사용된 주제곡 바바예투는 53회 그래미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연주음악 편곡상 합창부분상을 수상했다.

음악뿐만이 아니다. 영화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는 모션 캡쳐 기술이나 특수효과 CG 기술들은 마비노기 영웅전, 블레이드앤소울, 테라 등 게임에서 일상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영화 아바타에 사용돼 화제가 된 사전시각화 기술은 웹젠의 배터리 온라인의 캐릭터들이 좀 더 사실적으로 움직이게 만드는데도 사용됐다.

이외에도 바이오하자드, 툼레이더, 던전시즈, 어둠속에 나홀로 등 유명 게임을 영화화한 것은 정말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다.

사실상 온라인 게임이 더 빨랐고, 규모도 더 크지만, 사회적인 인식으로는 한류의 주역으로 평가받고 있는 K팝도 게임 참여가 활발하다. 물론 단순히 광고 모델로 많이 선정된다는 것이나 아이돌 캐릭터가 많이 팔린다는 얘기였으면 꺼내지도 않았다.

걸그룹 1순위로 불리는 소녀시대는 마비노기 OST에 참여했고, 삼촌팬을 양산한 아이유는 엔트리브소프트 말과 나의 이야기:앨리샤의 주제곡을, 포미닛은 제이씨엔터테인먼트의 프리스타일의 OST를 부르고 게임속 캐릭터로도 등장했다.

또한 씨스타는 EA모바일의 크로노스 소드 OST에, 원더걸스는 컴투스의 미니게임천국3 OST에 참여했으며, 특히 미니게임천국3 주제곡인 쪼요쪼요는 JYP 박진영 대표가 직접 작사, 작곡했다. 이정도면 게임 참여가 인기 있는 걸그룹의 기본 요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렇듯 영상, 소리, 이야기, 신기술 등 모든 요소가 결합되서 탄생하는 게임은 영화와 함께 놀이문화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다.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만을 가지고 있는 기성세대들은 이를 애써 부정하고 있지만 청소년 놀이문화에서 게임을 제외하는 것은 불가능한 시대가 왔다. 언제쯤이면 사회가 현실을 제대로 인정하게 될지, 그리고 무조건 막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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