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있는 앱 게임 개발사 잡아라’, 중견 기업들 사활을 걸다
< <“시중에 퍼블리셔만 있고 개발사는 없네요. 여기저기 좋은 게임사 찾으러 다니느라 혈안입니다. 뭔가 제대로 만든다 싶으면 기획서만 있다고 해도 일단 미팅부터 잡고 봅니다.”
어느 한 중견 스마트폰 게임 퍼블리셔에 근무하는 담당자의 말이다. 이 담당자는 괜찮은 게임이 발견되면 퍼블리셔끼리의 경쟁이 더 치열해진다며, 미팅 중에도 좋은 개발사가 발견되면 꼭 소개시켜달라고 신신당부했다.>>
‘성공이 바늘구멍 뚫기보다 더 어렵다’는 평가로 점점 거품이 빠져 가던 스마트폰 게임 업계가 최근 중견기업들 간의 퍼블리싱 경쟁 속에 활기를 되찾고 있다.
실력있는 스마트폰 앱 게임 개발사들을 최근 부쩍 늘어난 퍼블리셔와의 미팅 때문에 정신이 없다. 정상 개발이 어려울 정도라고 토로할 정도다. 게임잡, 그리고 개발자 커뮤니티 등에도 좋은 개발사를 소개해달라는 요청이 최근 부쩍 늘었다.
이는 중견 기업들이 스마트폰 게임 분야가 여전히 가장 큰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또 새로 퍼블리싱 사업을 시작한 중견 게임 기업들이 늘어나서 생기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단, 몇 번의 실패를 거듭하면서 각 퍼블리셔들의 전략이 신중하게 바뀐 것이 눈에 띈다.
최근 퍼블리셔들이 찾는 1순위 개발사는 이미 성공적으로 게임을 출시해 실적을 가진 회사들이다.
실적이 없다면 꺼려하지만, 오픈마켓 인기 순위 상위권에 든 경험이 있는 스마트폰 게임 개발사들은 여전히 묻지마 식 투자의 대상자가 되고 있다. 한 작품이 성공한 경우 아직 만들지도 않은 차기작을 계약부터 하자는 퍼블리싱 제안을 받을 정도다.
중견 기업들은 단순 퍼블리싱 뿐만 아니라 필요한 경우 경영권 확보 이상 수준의 인수 제의도 함께 진행중이다. 실제로 피버스튜디오, 블루페퍼 등 상당수의 경쟁력있는 개발사들이 중견 기업들에게 인수됐다.증

아예 대대적인 개발사 모집을 천명하고 나선 곳도 있다. 대표적으로 최근 위메이드는 스마트폰 게임 개발사들을 대상으로 긴밀한 협력을 약속하는 ‘WMDI’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단순히 자금만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경영자문, 기술, 플랫폼, 인프라, 마케팅 등 전방면에서 철저히 지원하겠다며 중소 앱 개발사들을 유혹하고 있다.
CJE&M 넷마블 또한 5억 원을 서울 산업통상진흥원(SBA)의 지원사업에 투자했다. 넷마블 측은 지원사업에 선정된 9개의 지원과제 중 2개를 선정해 강제 퍼블리싱 계약을 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계약할 경우 별도로 고액의 퍼블리싱 계약금과 서버, QA, 글로벌 퍼블리싱에 따른 마케팅을 약속하고 있기도 하다.
컴투스와 게임빌, 픽토소프트 등 국내에서 이름난 스마트폰 게임사도 한국콘텐츠진흥원과 맞손을 잡고 경쟁력있는 중소 개발사들 유치에 혈안이다. 개발비1억원 미만, 3억 원 수준의 마케팅 비를 보장하고 8대2의 높은 쉐어를 걸어 중소 개발사들 180여 개가 몰리기도 했다.
이외에도 NHN 등도 최근 십억대 금액을 제시하며 중소 개발사 퍼블리싱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예 일부 중견 회사들은 주요 개발자들을 대거 흡수하며 개발력을 갖추기 위해 회사를 세우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이처럼 스마트폰 게임 개발력에 대해 이슈가 높아지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월 30억 원 이상의 매출은 내는 스마트폰 게임들이 등장하면서 온라인 게임사들의 시선이 옮겨지고 있다.”라며 “진출이 늦은 온라인 게임사들은 웃돈을 주고서라도 개발사들을 모시려고 한다.”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또 “덕분에 실력이 있는 앱 개발사들은 부르는 게 값인 상황이 됐다.”며 “스마트폰 게임이 점점 커지고 있어 돈이 필요한 개발사와 개발력이 필요한 중견회사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결합은 더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