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작이 아니어도 난 행복합니다', 간판 대신 실속 택한 중소게임들

영화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다크나이트 리턴즈', 이 영화의 제작비는 약 2억 5천만 달러로 알려져 있다. 한화로 계산하면 약 2,900억 원 이상의 제작비가 들어갔다는 이야기다. 영화에 대한 기대감도 기대감이지만 그 제작 규모에 입이 떡 벌어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제작비가 이렇게 많이 들어간 영화라고 해서 그 영화가 사업적인 측면에서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많은 제작비가 들어간 만큼 많은 관객이 들어와야 하기에, 엄청나게 많은 관객이 들어오지 않으면 제작비를 회수하지 못 하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이와는 반대로 적은 제작비를 들이고도 좋은 성적을 거두는 영화들의 사례도 찾을 수 있다. 관객의 절대적인 수에서는 블록버스터 영화에 뒤쳐지지만, 애초에 적은 제작비로 만들어지다보니 몇 백만 관객을 동원하지 않아도 쉽게 흑자를 기록하는 영화들을 두고 하는 이야기다. 영화 '파라노멀 액티비티', '큐브' 같은 영화들이 이러한 경우의 대표적인 영화로 꼽힌다.

이러한 모습은 온라인게임 업계에서도 찾을 수 있다. 많은 개발비를 들여 화제가 된 게임은 적지 않지만, 그런 게임들이 모두 사업적인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다. 많은 돈을 들여 개발한 만큼 많은 사랑을 받는 게임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반대로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에 미치지 못 해 게이머들에게 아쉬움을 남기는 경우도 그에 못지 않게 많다.

이러한 와중에 적은 개발비를 들이고도 웃음 짓는 게임들이 있다. '대형게임'이라는 간판은 포기한 대신에 '수익'이라는 실속을 챙긴 중소게임들의 이야기다.

이러한 사례의 가장 대표적인 경우는 최근 자체 개발 MMORPG 퀸스블레이드의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라이브플렉스를 꼽을 수 있다.

퀸스블레이드는 지난 8월 13일에 공개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맞이한 첫 주말에 동시접속자 수 1만 3천 명을 돌파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최근 업계의 화두가 되고 있는 블레이드앤소울, 디아블로3와 같은 게임들에 비하면 미약한 숫자라 할 수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애초에 들어간 개발비에 엄청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라이브플렉스는 퀸스블레이드 이전에도 자체개발 MMORPG '드라고나 온라인'을 선보이며 게임사업에서 꾸준한 성과를 거둔 바 있다. 본래 텐트를 제작, 수출하며 레저 사업에서 두각을 보이던 라이브플렉스는 자사의 자체개발 게임 '드라고나 온라인'을 비롯해 '징기스칸 온라인', '불패 온라인'을 서비스하며 온라인게임 사업에서 성과를 거둬왔다.

그 결과 2010년에 전체 매출 대비 25% 수준이었던 게임 사업 비중은 현재 44%까지 높아진 상황이다. 또한 라이브플렉스는 국내는 물론 동남아 지역에 진출하며 해외 시장 진출에도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작이 출시되지 않은 해가 한 번도 없을 정도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이들 게임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던 이유로는 명확한 목표 설정과 그에 따른 마케팅 전략이 주효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성인들이 즐길거리를 제공한다는 컨셉 하에 라이브플렉스는 게임 내 '섹시 마케팅'을 진행해 왔으며, 이를 위해 일본의 '아오이 소라', 중국의 '아이샹젠' 등 섹시한 이미지를 지닌 모델을 선정해 게임을 홍보했다. 거기에 30, 40대 게이머들을 위한 게임 내 편의 시스템과 콘텐츠를 구축해 고연령층 게이머들에게 자사의 입지를 다지는 데 성공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마다 대작 게임이 등장하는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더 이상 개발비를 갖고 게임을 홍보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게다가 중소개발사들은 대형 업체들의 물량 공세를 당할 수 없는 상황에 도달했다”라며, “이러한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탄탄한 게임성 위에 확실한 마케팅 계획과 목표로 하는 게이머들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라이브플렉스의 김병진 대표는 “그동안 온라인게임 기업으로의 변모를 위한 투자를 진행해왔다”며, “신작 게임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최대 실적을 갱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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