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만해도 빵 터지네”, 재미있는 게임 커스터마이징의 세계
게임 내의 캐릭터는 게임을 즐기는 이들의 분신과도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게이머들은 캐릭터의 움직임에서 동질감을 느끼기도 하며, 자신의 분신이나 다름 없는 캐릭터를 보다 멋있고 예쁘게 꾸미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고 투자한다.
게임을 즐기는 동안만큼은 게이머의 아바타와도 같은 존재인 캐릭터는 게이머 본인의 역할을 대신 수행하며, 또한 자신의 정체성을 다른 이들에게 알리는 역할까지도 담당하게 됐다.
이런 캐릭터의 의미를 파악한 덕분인지 몇 년 전부터 등장하는 게임들, 특히 롤플레잉 온라인게임들은 캐릭터를 꾸미고 만들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기능을 강화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과거의 커스터마이징은 미리 만들어져 있는 얼굴이나 체형을 그대로 가져와서 피부색만 결정할 수 있는 수준이었으나, 최근에는 캐릭터의 눈매, 얼굴 윤곽, 광대뼈 돌출 정도 등의 세세한 부분까지 설정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이러한 사례의 가장 대표적인 경우라면 엔씨소프트가 개발 및 서비스 중인 롤플레잉 온라인게임 아이온을 꼽을 수 있다. 아이온의 커스터마이징 기능에 대한 칭찬은 2008년에 아이온이 공개서비스를 시작했을 당시부터 지금까지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게이머들은 자신의 입맛에 맞는 캐릭터를 창조하는 것은 물론, 인기 연예인들의 모습까지 만들며 게임을 즐기고 있다. 게임의 본격적인 플레이보다 다양한 캐릭터를 제작하고, 이를 스크린샷으로 찍어 게시판에 올리는 것을 즐기는 이들이 있을 정도로 아이온의 커스터마이징 기능은 정평이 나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흐름은 엔씨소프트의 신작 롤플레잉 온라인게임, 블레이드앤소울(이하 블소)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블소의 커스터마이징은 캐릭터의 안면 윤곽에 대한 다양한 수치를 조정하는 것을 넘어 어깨 폭, 상체 크기, 허리 길이, 다리와 팔 길이 등 캐릭터의 몸매까지도 게이머가 원하는 대로 수정할 수 있는 높은 자유도를 자랑한다.
블소를 즐기는 게이머들은 연예인이나 특정 캐릭터를 본따 커스터마이징한 캐릭터들의 사진을 인터넷에 올려 사람들의 웃음을 유발한다. 이들이 선보인 캐릭터들은 아이유, 노홍철, 한가인 등의 인기 연예인은 물론, 애니메이션 심슨의 ‘호머 심슨’, 철권의 ‘폴 피닉스’, 반지의 제왕의 ‘골룸’ 등으로 이들은 모두 실제 캐릭터와 흡사한 모습을 보이며 게이머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게임을 즐기는 것보다 커스터마이징을 즐기는 데 더 많은 시간이 할애하는 게이머들을 두고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것 아니냐?’, ‘그렇게 만들 시간에 게임을 더 플레이 하겠다’는 질문을 던지는 이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캐릭터 커스터마이징도 이라는 커다란 틀에서 자신들 나름대로의 재미를 찾기 위한 한 가지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에 큰 수고를 기꺼이 할애하는 이들 역시 게임 콘텐츠를 충실히 즐기고 있는 진정한 게이머들이라 할 수 있다.
MMORPG를 주로 즐긴다는 한 게이머는 "내 역할을 대신 해 주는 캐릭터인 만큼, 캐릭터가 주목을 받으면 나 자신이 주목을 받는 듯한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에 집중하게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