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3? 블소? 그게 뭔가요' 대작 열풍에 코웃음치는 게임들

올해 초부터 국내 게임 시장은 대작들의 거센 폭풍으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블리자드의 '디아블로3'(이하 디아3)가 PC방 점유율 20%를 훌쩍 넘기며 출시하자 마자 시장을 '올킬'하는 듯 했고, 그로부터 한달 여 뒤에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이하 '블소')도 비슷한 실적을 이어나가며 국내 게임 시장을 초토화 시켰다. 이 시기에 대부분의 게임들은 극심한 게이머 유출을 맛보면서 몸을 사리기에 바빴다.

하지만 이들에 모든 게임들이 다 피해를 입은 것은 아니다. 탄탄하고 독보적인 게임성을 가진 몇몇 게임들은 '디아3'와 '블소' 열풍에도 아랑곳없이 자신의 위치를 꾸준히 지켜나가 이슈가 됐다. 아니, 오히려 이들의 열풍에 버틴 것을 시작으로 더욱 확장될 기세다.

CJ E&M 넷마블(이하 넷마블)의 웹보드 게임 '모두의 마블'은 대작의 후폭풍을 견뎌내며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는 대표적인 게임으로 꼽힌다.

게임순위 조사 기관인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모두의 마블'은 현재 장르 순위 1위에 전체 온라인 게임 순위 30위 권에 머물고 있다. 상대적으로 인기가 적은 웹보드 장르이고 대작 열풍이 불었는데도 불구하고 50위권부터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이 이채롭다.

전문가들은 '모두의 마블'이 단순하면서도 접근성이 높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마우스 클릭만으로 플레이를 할 정도로 조작이 쉽고 저사양 컴퓨터를 가진 게이머들까지도 무리없이 플레이 가능한 것도 장점으로 꼽는다. 가족 단위로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이슈다. 흡사 스마트폰의 가벼운 게임 같은 느낌이 요사이 게임 ‘트렌드’를 잘 반영했다는 평가도 이어진다.

넷마블 측의 대응도 발 빠르다. 최근 ‘모두의 마블’에는 신규 캐릭터 2종이 추가되었고 조만간 새로운 맵도 업데이트될 계획이다. 넷마블 측은 4주간 축제카드 등 경품 이벤트를 더해 인기를 지속시키겠다는 방침이다.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도 두 달 여 기간 동안 ‘디아3’와 ‘블소’에 밀려 순위가 내려앉았지만, 저력을 발휘하며 다시 1위로 올라왔다. 다양한 캐릭터로 인한 개성적인 전투, 돌발상황이 계속되는 공방, 게이머들 간의 커뮤니티가 잘 융합되어 높은 인기를 구가하던 이 게임은 두 달 여 간의 주춤함을 떨치고 다시 맹위를 떨치기 시작했다.

판당 플레이 시간이 길어 2~3판 정도만 하면 2시간이 훌쩍 지나가 상대적으로 PC방 순위 선정에 유리하다는 점을 제외하더라도 ‘리그오브레전드’가 단숨에 1위를 탈환한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게임성이 워낙 높아서 온 결과’라며 혀를 내두르고 있다.

‘올드보이’로 통하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도 업데이트 효과를 누리며 6위까지 진입해 구작 게임의 자존심을 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달 26일 '말하는 섬'을 복합형 사냥터로 개편하고 6가지 형태의 사냥터를 추가하는 등 절치부심하던 ‘리니지’는 엔씨소프트의 MMORPG 중 2분기에 가장 높은 매출을 올려 저력을 과시했다.(‘블소’ 매출은 3분기부터)

이외에도 ‘메이플스토리’와 ‘서든어택’이 대작의 광풍을 비교적 잘 견딘 게임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모바일 게임 분야도 컴투스의 ‘타이니팜’ 등이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며 ‘디아3’와 ‘블소’에 아랑곳하지 않는 선전을 보인 게임으로 손꼽히고 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신작들이 쉽게 넘볼 수 없는 ‘독자적인 재미’를 추구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며 “예를 들어 ‘모두의 마블’은 가족이 함께 하는 캐주얼 게임으로, ‘리니지’는 2D MMORPG 로 포지션되어 차별화를 꾀한 것이 대작의 열풍을 피한 비결이라 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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