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모든 사람의 아침을 깨우고 싶습니다
"이왕 일어나는거 기분좋게 일어나는게 좋지 않나요?"
대학생들의 발칙한 상상이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시장을 발칵 뒤집었다.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것이지만, 누구도 더 이상의 확장성을 주목하지 않았던 알람 어플리케이션. 이 알람 어플리케이션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은 말랑스튜디오의 알람몬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삼성 소프트웨어 멤버십 회원 출신의 대학생 6명이 모여 만든 알람몬은 대한민국 모바일앱 어워드 ‘3월의 으뜸앱’을 수상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고, T스토어, 삼성앱스 등 오픈 마켓 시장을 석권하면서 이제는 한국시장 기록만으로도 100만 다운로드를 훌쩍 뛰어넘은 대박 앱으로 등극했다.
"사실 알람몬은 회사에서 준비하던 여러 가지 프로젝트 중에 하나였습니다. 정말 공개하는 그 순간까지도 이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리라 생각도 못했죠"
말랑스튜디오의 김영호 대표의 말에 따르면 알람몬은 말랑 스튜디오의 첫 작품이 아니었다. 의학관련 앱인 당뇨와 영양, 캐주얼 게임 매지컬 부츠 등 수많은 아이디어 중에 하나였지만, 아이러닉 하게도 가장 마지막으로 시도했던 알람몬이 대박을 치게 된 것. 처음에는 만들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하고 넘어갔던 가벼운 아이디어 하나가 이제는 회사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주력 사업으로 성장하게 됐다.
"알람 어플리케이션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용하는 필수적인 어플리케이션이라는 점입니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앱 사용 빈도를 확인해보면 검색이 88%로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알람이 85%로 그 뒤를 잇고 있습니다."
앱을 설치하더라도 그것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 누구나 매일 사용하는 것이면서, 남들이 시도하지 않는 것을 만들고 싶다. 이것이 말랑 스튜디오가 알람 어플리케이션을 만들게 된 계기다. 하지만 단순히 사람들의 잠을 깨우는 것만으로는 남들과 달라질 수 없었고, 그래서 생각한 것이 일상 생활을 게임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피곤한 현대인이 아침에 일어나는 것은 즐겁지 않은 일입니다. 수학 문제나 퍼즐을 풀어야 하는 괴이한 녀석들도 나왔지만 일어나게 할 수는 있어도 즐겁게 만들지는 못합니다. 그냥 배터리를 뽑아버리면 끝이기도 하고요"
이왕 일어나야 한다면 즐겁게 일어나는게 좋다. 그래서 알람몬을 기획한 이기헌 CDO(디자인 디렉터)는 일어나는 과정을 일종의 게임 퀘스트로 인식하게 하고, 그것을 사용자가 즐길 수 있도록 캐릭터와 스토리를 가미했다.
예를 들면 알람몬의 캐릭터 중 하나인 꼬꼬댁은 일정시간 내에 일어나지 않으면 알이 하늘에서 떨어져 깨지게 되고, 빵 모양의 캐릭터인 빵야는 토스터기가 빵야를 까맣게 태우기 전에 그것을 멈춰야 하는 식이다.
일어나는 것이 자신이 선택한 귀여운 캐릭터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다. 이러한 발상의 전환은 알람몬을 다른 알람 어플리케이션과 차별화되도록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수익 모델에 대한 아이디어도 떠오르게 했다. 일반적인 게임에서 퀘스트를 수행하면 뒤따른 보상을 마케팅툴화 한 것이다.
"일어나면서부터 광고를 접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 같습니다. 반면에 사람들이 광고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면 광고주들이 광고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겠죠"
김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알람몬이 시도한 새로운 마케팅툴은 일어나는 것을 즐겁게 만들자는 게임의 목표와 일맥상통한 방식이다. 예를 들어 광고주의 캐릭터가 부여한 미션(일어나는 것)을 달성하면 정해진 시간 내에 사용할 수 있는 특별한 보상(할인 쿠폰, 게임 아이템 등)을 부여하는 식이다.
비록 광고이긴 하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실제로 도움이 되는 이득을 얻고, 광고주 입장에서는 사용자를 불쾌하게 만들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효과를 얻게 되는 셈이다.
김대표는 초반에는 대부분의 회사들이 신기하긴 하지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는 반응을 보였지만, 알람몬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게임, 음료회사 등 여러분야의 광고주들이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신세경, 김수현 캐릭터를 알람몬에 등장시킨 한국야쿠르트의 마케팅도 한국야쿠르트 측에서 먼저 알람몬에 관심을 보여 진행된 일이라고 한다.
"현재 4개 캐릭터를 추가로 준비중이고, 해외 서비스를 고려한 캐릭터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성향이 다르니 그에 맞게 맞춤형 캐릭터와 스토리를 준비해야 하니까요"
지금까지 아무도 수익화를 떠올리지 못한 알람 어플리케이션이지만 말랑스튜디오는 알람몬을 모두가 즐거워할 수 있는 마케팅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그래서 회사의 최고 목표도 알람몬을 전세계 모든 사람들의 아침을 깨워주는 어플리케이션으로 성장시키는 것이라고 한다. 어찌보면 제2의 OO을 만들겠다는 것보다 더 불가능해보이는 목표일수도 있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 이순간에도 그들은 그 목표를 향해 한걸음씩 다가가고 있다는 것. 그들 눈에 가득 담긴 패기가 불가능해보이는 목표를 현실에 조금씩 더 가깝게 만들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