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강남스타일, 영화는 피에타... 게임은 ‘길드워2’?
올해처럼 한국의 문화 콘텐츠에 대한 해외 시장의 호평이 이렇게 연이어 전해진 적이 있었을까? 한국의 대중문화가 해외 시장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소식이 쉴 틈 없이 전해지고 있는 요즘이다.
지난 7월 13일 싸이가 발매한 음반 ‘싸이6甲 Part1'에 수록되어 있는 ’강남스타일‘은 말 그대로 전세계 음악 시장을 발칵 뒤집어놨다. 유튜브를 통해 뮤직비디오가 공개된 이후 전세계 팬들은 이 음악에 열광했으며, 다양한 패러디, 플래시몹 등 ’강남스타일‘에 대한 2차 영상이 연이어 공개됐다.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는 지난 8월 12일에 유튜브 조회수 1,000만을 넘었으며 현재는 1억 5천 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이 기세를 몰아 현재 싸이는 미국의 대형 레이블과 계약을 맺고, 본격적인 미국 시장 진출을 목전에 두고 있다.
지난 9월 9일에는 이탈리아에서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김기덕 감독의 작품 ‘피에타’가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최고의 상이라 할 수 있는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것이다. 한국 영화가 베니스 국제영화제, 칸 국제영화제, 베를린 국제영화제 등 세계 3대 영화제에서 처음으로 최고상을 수상한 것이다.
이러한 한국산 문화콘텐츠의 해외 시장 연찬륙에 국산 온라인게임도 한 몫하고 있다. 바로 엔씨소프트의 길드워2가 ‘강남스타일’, ‘피에타’와 같은 면모를 해외시장에서 뽐내고 있는 중이다.
세계적으로 하나의 문화현상으로까지 분석되는 ‘강남스타일’의 인기몰이와 예술성을 가리는 영화제에서 최고의 영예를 차지한 ‘피에타’와 ‘길드워2’를 비교하는 것이 다소 억지로 보일 지도 모를 일이다. 특히나 똑같은 대중예술 콘텐츠 중에서 음악과 영화에 비해 유난히 게임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한국 시장이니 이러한 우려는 더욱 커질 수 있다.
그럼에도 ‘길드워2’를 앞서 언급한 두 개의 문화 콘텐츠와 동일선상에 둘 수 있는 것은 이 게임이 단순히 돈을 많이 벌어들이며 상업적인 성공을 거둔 작품에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게임의 인기도 인기지만, ‘길드워2’가 갖춘 게임성을 두고 해외의 게이머들과 업계 전문가들은 ‘MMORPG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대동소이한 게임성을 지닌 게임들이 지속적으로 출시되고 있는 MMORPG 시장에 과거 에버퀘스트, 월드오브워크래프트가 그랬던 것처럼 시장의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평까지 나오고 있는 시점이다.
지나친 극찬은 오히려 ‘안티’를 불러온다지만, 길드워2의 게임성은 이러한 점이 우려될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다양한 리뷰를 종합해 평균점수를 내는 리뷰 전문 사이트인 메타크리틱(www.metacritic.com)에서 ‘길드워’2는 92점의 평균 리뷰점수를 기록하고 있다.
‘길드워2’를 향한 해외 게임 전문지들의 평가를 잠시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다. “그 어떤 작품보다 새롭고 혁신적인 게임이다. 새로운 무엇인가를 원하는 팬들에게 이 작품은 반가운 게임이다” (G4 TV), “길드워2는 앞으로 출시될 모든 MMORPG들에게 새로운 기준을 정립했다”(GamingXP), "모험자들과 스릴을 찾는 이들의 낙원. 근래 출시된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 중 최고다“
게이머들의 평가도 전문가들의 평가와 크게 다르지 않다. 퀘스트가 경쟁해야 할 콘텐츠가 아닌 협동을 위한 콘텐츠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과 다양한 전투가 시시때때로 일어난다는 것. 그리고 기존 MMORPG들이 보여줬던 수준 이상의 전투 콘텐츠에 게이머들은 좋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강남스타일’이 별다른 언론플레이 없이도 해외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음악이 지니고 있는 매력 자체가 워낙에 뛰어났기 때문이다. ‘피에타’가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최고의 영예를 거머쥔 것 역시 영화 자체가 가진 매력이 현장에 자리한 관객과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이다.
‘길드워2’의 성공과 이러한 높은 평가 역시 게임이 지닌 매력에 게이머들이 반응했기 때문이다. 해외 시장에서의 평가에서 알 수 있듯 ‘길드워2’의 인기와 높은 평가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 됐다. 마치 해외 시장에서의 ‘강남스타일’의 인기가 가공되고 과장된 것이 아닌 사실 그 자체인 것처럼 말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게이머들은 잘 만들어진 게임을 언제나 기다리고 있으며, 그러한 작품에는 호평을 보내고 애정을 표하는 것을 아까워하지 않는 이들이다. ‘길드워2’의 성공이 반가운 이유는 이렇듯 순수하게 게임이 가진 힘만 갖고 좋은 평가를 거뒀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