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플랫폼 꿈꾸는 게이밍 기기들, 기존 강자구도 깰 수 있을까?

2012년의 비디오게임 시장은 닌텐도가 3DS의 개량버전인 '닌텐도3DS XL'(일본명 '닌텐도3DS LL')과 '닌텐도Wii'의 후속작 'Wii U'를 출시하는 것 외에는 기존 강자들로부터 하드웨어의 이야기가 나오지 않은 탓에 조금은 김이 새버린 상태에서 시간이 지나고 있는 중이다.

사실 게이머들은 'PS4'와 'Xbox720' 등등으로 불리우던 새로운 기기를 눈으로 볼 수 없더라도 적어도 출시에 대한 확정 정보를 하나라도 듣기를 원했던 것인데, 소니나 마이크로소프트는 아직 그럴 때가 아니라고 판단한 모양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iOS와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폰 게임들이 게이머들의 생활 속을 빠른 속도로 파고들면서 이제 더 이상 비디오게임이 게임 시장을 주도한다고 이야기하기 어렵게 돼 버렸으며, 게이머들 역시 "뭔가 더 새로운 것은 없나?"라는 시선으로 게임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상황이 이리되니 하나 둘 조용히 출시되고 있는 오픈 플랫폼 스타일의 게임기들에 게이머들의 이목이 쏠리며 이들 기기들이 제대로 게임 시장에 정착할 수 있을지가 게이머들이 관심사 중 하나로 자리잡게 됐다.

안드로이드 기반으로 개발 중인 '오우야(Ouya)'프로젝트는 아직 기기가 출시된 것은 아니지만 2012년 현재 오픈 플랫폼 게임기의 선두주자로 이야기가 오르내리고 있다.

미국 소셜펀딩 사이트 킥스타터닷컴을 통해 자금을 지원받기 위한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사람들에게 알려진 '오우야'는 안드로이드 기반의 게임들을 다운로드 받아 TV 등을 통해 구동하는 방식의 기기다.

과거 초기형 엑스박스의 개발에 참여했던 개발자들과 1인1PC 재단인 'OLPC'의 조본, 디자이너 이브 베하, 엔비디아 등이 참여해 개발을 진행 중인 이 기기는 99달러(한화 약 11만원)라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모았으며, 95만 달러로 책정했던 소셜 펀딩 목표액을 9배 가까이 뛰어넘은 860만달러(한화 약 97억원)을 모금하기도 했다.

또한 '콜 오브 듀티'의 개발자였던 로버트 보울링이 대표로 있는 로보토키는 '휴먼 엘리먼트'라는 슈팅 게임을 독점 게임으로 제공하기로 했으며, 클라우드 게이밍 플랫폼 업체 온라이브도 다수의 인기작들을 서비스하기로 하면서 게임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다른 오픈 플랫폼 게임기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했다.

여기에 미국의 대표적인 게임 판매점인 게임스탑의 폴 레인즈 대표가 '오우야'의 출시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는 등 유통망 확보에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여 클라우드 게이밍과 다운로드 게이밍이라는 최신 유행을 모두 갖춘 게임기로 내년을 기대할 수 있게 했다.

여기에 온라인 게임 판매 솔루션 '스팀'의 밸브도 '스팀'을 기반으로 하는 게임 기기 '스팀박스'의 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밸브는 최근 자사의 홈페이지를 통해 산업 디자이너 부문을 모집하기 시작했는데, "컴퓨터 하드웨어 부문에 혁신이 없는 것은 안타까운 일로, 밸브가 직접 혁신을 일으킬 것"이라는 이야기를 통해 구인의 목적이 '스팀박스'임을 알 수 있게 했다.

구인공고의 내용 중에는 "'키보드와 마우스'로 대변되는 기존의 입출력장치의 고착화는 게임 업계의 변화를 방해하고 있다"는 내용이 있는데, 이를 통해 새로운 입력 인터페이스가 선보여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게이머 커뮤니티에는 밸브가 특허를 출원한 것으로 알려진 부품 교환형 컨트롤러의 그림이 돌아다니고 있는 중이다.

또한 얼마 전에는 '스팀'에 비디오게임기의 UI와 흡사한 빅 픽쳐(Big Picture)모드의 베타 서비스가 진행되며 게이머의 기대를 한층 높여주고 있다.

게임 업체들은 '스팀박스'에 대해 "'스팀' 서비스의 기반인 PC 게임이 아직까지 비디오게임에서 가장 좋은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는 만큼 '스팀박스'가 보다 발전된 모습에 대한 믿음을 보여줄 수 있다면 '스팀'의 위치가 보다 견고해 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외에도 중국과 미국 등에서 다수의 안드로이드 기반 휴대용 기기가 출시되고 있으며 저마다 독자 서비스를 제공할 게임 업체를 물색하고 있어 게임을 즐기는 방법은 앞으로 보다 다양화될 것으로 보인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비디오게임 시장이 패키지 구매에서 다운로드, 더 나아가 클라우드 기반으로 바뀌면서 기존 구도의 플랫폼의 제약을 받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되고 개발자 및 게이머들에게 보다 많은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이와 같은 오픈 플랫폼 게임기기들은 장기적으로 비디오게임 시장에 현실을 직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도태냐 발전이냐라는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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