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위즈와 스마일게이트 법정 분쟁, 무엇이 문제인가 [1부]
네오위즈 게임즈(이하 네오위즈)와 스마일게이트의 법적 공방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중국에서 동시접속자가 370만 명을 돌파하며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되는 ‘크로스 파이어’를 두고 두 회사의 신경전이 치열하다.
두 회사는 지난 2006년 5월 공동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스마일게이트가 자사가 개발한 ‘크로스파이어’의 한국 및 중국의 서비스 권을 네오위즈에게 넘겼고, 이후 ‘크로스파이어’는 2007년부터 중국에서 서비스되면서 매년 1조원 대의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스마일게이트와 네오위즈 두 회사의 계약 기간이 내년 7월로 끝나가면서 재계약에 대한 불협화음이 높아지고 있다. 스마일 게이트는 재계약에 전혀 의사가 없음을 밝히고 있으며, 네오위즈는 공동 개발 및 중국 상표권이 자사에게 있음을 강조하며 연장 계약을 시도하고 있다.
< 재계약 여부로 달라지는 매출, 매년 수천억에 달해>
두 회사가 분쟁을 겪는 것은 재계약 여부에 따라 회사 사활이 걸릴 정도로 매출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지난해 매출 6677억 원 중 30% 이상을 ‘크로스 파이어’를 통해 획득했다. 특히 해외 매출의 95% 이상이 ‘크로스 파이어’를 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스마일게이트는 ‘크로스파이어’ 한 게임만으로 매출 1696억 원, 영업익 1345억 원을 기록했다. 만약 재계약을 하지 않을 경우 최소 2배 이상의 매출과 영업익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매출 차이 때문에 스마일게이트는 네오위즈와의 재계약 결렬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크로스파이어’ 실무팀은 중국의 ‘크로스파이어’ 배급사인 텐센트와의 직접적인 왕래를 위해 영어와 중국어 교육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SG인터넷에 투자하고 각 계열사로 묶어낸 것도, 해외 게임 배급사들을 사들이고 있는 것도 독자적인 해외 서비스를 진행하겠다는 의지로 판단된다.
반면에 네오위즈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크로스파이어’ 재계약에 대한 불협화음이 표출되자마자 주가가 폭락했다. 해외 매출이 송두리째 사라질 위기를 막기 위해 토끼의 간이라도 빼서 용왕에게 바쳐야 할 상황이다.
< 상표권 분쟁, 저작권 분쟁, DB 분쟁>
네오위즈가 “재계약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로 콕 집어낸 것은 ‘크로스파이어’의 글로벌 상표권과 게임 저작권, 그리고 DB 3가지다.
우선 글로벌 상표권은 현재 네오위즈가 소유하고 있다. 네오위즈는 상표권이 있는 만큼 “중국 내에서 ‘크로스파이어’가 같은 이름의 게임 서비스는 불가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스마일게이트는 “게임의 계약이 끝나면 당연히 상표권도 반납하는 것이 관례”라며 맞서고 있다.
법률적으로 판례가 없는 사항이지만, 스마일게이트는 최악의 경우 “이름을 변형해서 서비스 하면 그만”이라는 입장이다. 이름이 바뀌는 것은 큰 타격이 없다는 판단이다.
저작권 분쟁 또한 네오위즈가 먼저 들고 나왔다. 네오위즈는 ‘크로스파이어’의 첫 서비스 때 DB 구축 등에 많은 도움을 줬으므로 ‘크로스파이어’는 공동 저작물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내용은 양사간의 계약서에는 명시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 쟁점은 ‘DB의 소유권’ 유무다. 네오위즈 측은 "게임DB는 현지 퍼블리셔인 텐센트가 가지고 있다."며 "텐센트와 네오위즈가 작성한 계약서에 따르면 서비스가 종료될 경우 텐센트는 게임 DB를 네오위즈에 넘겨야 하고 동시에 갖고 있는 DB를 파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스마일 게이트 측은 게임DB가 자사, 계정DB가 텐센트의 소유이므로 스마일게이트와 텐센트가 직접 서비스할 경우 아무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 같은 3개의 쟁점 아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네오위즈가 이에 대해 텐센트와 스마일게이트에 소송을 걸어도 길면 5년까지 걸릴 뿐만 아니라 승기를 잡기 또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오가고 있다.
특히 오는 25일 있을 스마일게이트-텐센트 기자 초청 및 간담회에서 밝힐 스마일 게이트와 텐센트의 상호 입장이 중요 변수가 될 예정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네오위즈 측 대표나 임원 등이 스마일게이트 측에 진성성 있게 다가간 적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오랜 파트너십을 구축해왔던 관계인 만큼 스마일게이트 측에 더 진정성으로 다가가 협의를 시도해야 이러한 촌극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