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게임사, 글로벌 공략 위해 '경쟁' 대신 '협력' 택했다

"누가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저도 당시에는 이렇게 계약을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으니.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이란 큰 그림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일본에서 위메이드의 남궁훈 대표가 NHN재팬의 모바일메신저 '라인'과의 계약을 통해 밝힌 소감중 일부다.

NHN재팬은 한국에 NHN이라는 모기업이 있으며, NHN에는 게임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한게임이 존재한다. 한게임 역시 최근 스마트폰게임에 회사의 중요 비중을 할애하고 있으며, 신작들의 공개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상황.

아무리 쉽게 생각해도 NHN재팬이 위메이드와 손을 잡을 것이라는 것을 예상하거나 향후 시장의 그림을 그려내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위메이드는 한국에서 카카오톡을 서비스하고 있는 ㈜카카오와 제휴도 맺어져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국내를 대표하는 온라인게임사 엔씨소프트와 넥슨도 비슷한 상황을 연출했다. 김택진 대표가 자신의 지분을 넥슨의 김정주 대표에게 넘기면서 언급한 내용 중에는 '글로벌 마켓의 성공을 위해 현재의 모습이 아닌 넥슨과 함께 할 수 있는 것을 고민했다'라는 부분이 있었다.

회사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MMORPG 개발을 진행해왔던 엔씨소프트와 캐주얼게임의 독보적 위치에 있는 넥슨은 회사의 방향성은 다소 다르지만 국내의 대표적 라이벌 회사다. 그런데 하루 아침에 양사의 대표가 두 손을 맞잡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될 줄은 그 누구도 예상하기 힘든 그림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아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이다. 다만 회사들의 대표들이 생각한 것은 현재의 경쟁 관계가 아닌 앞으로의 시장 변화와 글로벌 마켓에서의 성공이란 키워드다. 그렇기 때문에 가능한 것들이다.

위메이드와 라인의 경우는 일본을 시작으로 스마트폰게임 시장에서의 고퀄리티게임의 인지도 상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위메이드는 카카오톡으로 국내에서 모바일메신저와 게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몸소 체험했기 때문에 이번 제안을 진행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라인 입장에서도 한게임이란 하나의 단일 창구에서 게임을 공급받는 것보다 다양한 라인업을 갖춰야 한다고 판단이다. 이미 국내에서는 카카오톡이 위메이드 뿐만 아닌 다양한 개발사와 함께 서비스를 진행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볼 수 있다. 1차적으로 모바일메신저로 시장에서 인지도를 올렸다면 2차적으로는 경쟁력 있는 게임들을 보유하면서 사용자들의 충성도와 넓은 사용자풀을 확보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과거 페이스북을 통해 과거 징가가 성장하고 발전해온 케이스가 있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와 넥슨도 비슷한 그림을 그리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아직 양사는 국내에서 기존 회사가 가진 장점들을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지만 향후 새로운 해외 사업을 진행할 경우 양사가 가진 장점들을 결합하거나 노하우를 공유하는 것도 충분히 예상해볼 수 있다.

분명한 것은 이러한 깜짝 제휴나 M&A가 끝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IT와 게임 시장은 언제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가속도는 다른 산업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이기 때문에 이런 제휴들은 이제 시작된 작은 변화일 가능성도 높다.

무서운 잠재력을 가진 중국 시장에서 많은 IT기업들이 성장하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과 같은 많은 사용자들 가진 스마트폰게임 시장은 누가 생각해도 매력적인 장소이기 때문이다.

국내의 한 게임 관계자는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라는 말처럼, 이윤과 글로벌 마켓이라는 공통의 과제를 가지고 있는 회사들이 깜짝 제휴를 하는 현상은 앞으로도 늘어날 것이다. 특히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업들은 누구보다 발 빠른 움직임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이미 큰 시장을 가진 일본이나 가능성을 가진 중국을 앞으로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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