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진석 대표, “게이머들을 위한 백화점이 되고 싶다”

브라우저게임즈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다양한 웹게임을 전문적으로 서비스 중인 웹게임 전문 서비스업체이다. 회사가 설립된 지 오랜 기간이 지나지 않았지만 전삼국, 프라고리아, 타나두 같은 작품을 연이어 시장에 출시하며 발빠른 행보를 보였으며, 최근에는 풍성한 콘텐츠를 자랑하는 웹 MMORPG 콜오브갓을 선보이며 웹게임 시장 연착륙에 성공했다.

브라우저게임즈의 홍진석 대표는 인터뷰를 진행하는 내내 시종일관 밝은 표정이었다. 지금까지 기자가 인터뷰를 진행했던 모든 인터뷰 대상자를 통틀어 이렇게 적극적으로, 유쾌하게 인터뷰를 진행했던 이가 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말이다. 브라우저게임즈가 다양한 장르의 웹게임을 발빠르게 서비스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바로 이런 적극성에서 나오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온라인게임은 물론 PC게임을 오랜 기간 즐겨운 이들에게 홍진석이라는 이름 세 글자는 다소 낯선 이름이다. 하지만 홍대표는 게임계에서 오랜 기간 활동하며 소위 ‘잔뼈’가 굵은 인물이며,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포부를 웹게임 시장에서 펼쳐나가고 있는 인물이다.

“오래 전부터 게임을 즐기던 분들은 알겠지만, 9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게임이 정상적으로 유통되지 않았습니다. 모두가 게임을 복사해서 하고 그것이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던 시절이었죠. 이렇게 불법복제가 판치던 시절부터 해외에서 정품게임을 들여와 이를 유통하기 시작했습니다”

실무자이기에 대외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 사실상 홍대표는 ‘맨땅에 헤딩’하다시피 하며 게임시장의 생리를 몸으로 채득해 온 인물이다. 과거 PC게임 잡지가 다양하게 시장에 존재하던 시절, 이들 잡지가 번들로 제공한 각종 유명 정품게임들을 국내에 들여온 사람 중 한 명이 바로 홍진석 대표다.

“그 당시부터 실무 경험을 쌓았습니다. 이렇게 실무를 함께 하던 이들과의 인연이 아직도 이어져 있고, 이를 통해 게임 퍼블리싱과 로컬라이징 작업에 큰 도움을 받고 있죠. 다양한 실무를 통해 쌓아온 노하우 덕분에 업무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게 된 것 같네요”

이러한 특성 덕분일까? 브라우저게임즈는 작년 6월 홈페이지 오픈과 함께 8종의 게임을 공개했다. 게다가 연이어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며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신생업체라고 보기엔 어려울 정도의 움직임을 보일 수 있었던 근간은 어디에 있던 것일까?

“회사 설립 이전부터 15개 게임을 계약한 상태였고, 시작부터 다양한 게임을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게임을 출시하는 템포가 빠른 것도 게임을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채널이 있기 때문이죠. 모두 경험, 인맥이 있기에 가능했습니다. 해외에서 게임이 개발되는 것을 보고 출시 전에 미리 구두계약을 하고 게임을 들여오는 경우도 있을 정도에요”

홍대표는 100개 이상의 게임을 서비스 하는 것이 최종목표 중 하나라고 대답했다. 브라우저게임즈에서 못 찾는 스타일의 게임은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양한 게임을 선보이기 위해서는 그만큼 엄격한 기준을 세우고 게임을 선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어설픈 게임을 여러 개 서비스하는 것은 좋은 게임 하나를 서비스하는 것보다 못 한 경우도 많으니까 말이다.

“개인적으로 판타지 장르를 좋아합니다만 이런 제 취향만을 사이트 운영에 반영할 수는 없죠. 우리가 갖고 있지 않은 다양한 장르를 구비할 생각입니다. 스포츠 게임이나 매니지먼트 게임들도 준비를 하고 있고, 추후에는 모바일게임과 같은 새로운 게임도 개발하고 싶습니다”

웹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업체가 모바일게임 시장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이야기는 조금 놀라웠다. 멀티플랫폼이 활성화되면서 웹게임과 모바일게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그 둘의 차이는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지 않은가. 하지만 홍대표는 모바일과 웹게임의 구분을 따로 두고 있지 않다며 대화를 이어갔다.

“회사이름을 브라우저게임즈로 정한 것도 모바일과의 경계를 따로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 한 겁니다. 스마트폰에서 구동되는 게임들의 대부분 역시 브라우저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경우가 많죠. 모바일이라는 건 게임의 장르가 아니라 게임이 구동되는 디바이스의 차이라 생각합니다”

홍대표는 최종적으로는 MMORPG를 만들고 싶은 생각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웃음을 띄며 아직은 그 정도의 프로젝트를 시행할 수 있는 여력이 없지만 여건만 마련된다면 언제든지 개발에 착수하고 싶은 심정이라는 그의 말에서는 진심이 느껴졌다.

“게임에 오래 전부터 관심이 많았지만, ‘바람의나라’를 접한 후 게임계에 뛰어들 마음을 굳히게 됐습니다. 한창 머드게임을 즐기던 시절에 한 친구가 ‘머그게임’이 나왔다고 알려줬어요. 그 게임이 ‘바람의나라’였죠. 그 이야기를 들은 전 바로 전화접속을 통해 게임에 접속했고 그래픽으로 펼쳐지는 세상 속에서 다른 이의 캐릭터가 지나가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당시 같이 게임을 즐기던 이들 중 적지 않은 수가 프로그래밍 경진대회에 나가서 수상을 하고 게임을 만들기도 하면서 꿈을 키워나가는 모습이 홍대표는 꽤 부러웠다며,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게임계에 뛰어들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결국 자퇴는 하지 않고, 취업으로 방향을 돌려 고등학생 신분으로 당시 소프트넷이 있는 샘전자에 취업을 하게 됐다. 이것이 게임업계와 홍대표의 첫 인연이었다.

“이렇게 시작된 게임업계와의 인연은 현재 게임을 로컬라이징하고 선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로컬라이징 작업에 직접 참가하지는 않지만 경험에서 나오는 팁을 로컬라이징 담당자들에게 전달하고 있어요. 번역의 조사처리에 신경써야 한다는 점이나 명사의 일관성 유지를 강조하고 있죠. 1차 번역본이 나오게 되면 전부 다 읽지는 못 해도 중요한 부분을 읽고 피드백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노하우를 전달하는 것만큼이나 신경쓰는 부분은 실무 담당자의 의지를 존중하는 것이라고 홍대표는 말했다. 로컬라이징 담당자가 반드시 해야겠다고 의견을 피력하는 것은 무리해서 꺾지 않으며, 이런 경우는 오히려 다른 작업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었다.

홍진석 대표는 현재 다양한 게임을 접촉 중이고 준비 중이지만 당분간은 현재 서비스 중인 ‘콜오브갓’에 집중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욕심을 부려 게임을 빠르게 출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게임을 즐기고 있는 이들이 즐겁게 게임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당분간은 콜오브갓의 패치 작업에 신경을 쓸 겁니다. 게임 내 레벨 확장, 콘텐츠 추가, 월드간의 전투를 조만간 만날 수 있을 거에요. 내 놓을 수 있는 게임의 라인업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준비를 더 해서 내실을 다지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홍대표는 브라우저게임즈를 백화점 같은 곳으로 키워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특별한 목적이 없이 브라우저게임즈를 찾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게임 몇 개는 반드시 찾을 수 있는 그런 곳이 홍대표가 바라는 브라우저게임즈의 이상향이다.

웹게임 시장은 홍수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다양한 작품으로 몸살 아닌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브라우저게임즈가 선보일 웹게임 시장의 또 하나의 흐름을 기대해본다. 또한 오랜 기간 쌓여온 노하우로 브라우저게임즈가 한국 시장에 해외의 다양한 게임을 이끌어오는 ‘트랜드세터’의 역할을 할 수 있다면 더욱 좋지 않을까? 향후 브라우저게임즈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게임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