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지식포럼서 게임의 인기와 미래에 대한 강연 진행돼
금일(11일)서울 광진구 쉐라톤워커힐 호텔에서 진행된 세계지식포럼의 창의성 세션에서 게임을 주제로 한 강연 및 토론이 성황리에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미국 뉴욕 대학교 게임 센터의 예스퍼 율 교수가 '비디오 게임과 실패의 기술'에 대해, 조지아 공과대학 이안 보고스트 인터렉티브 컴퓨팅 교수가 '비디오게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 각각 특별 강연을 진행했다.
먼저 강연에 나선 율 교수는 게임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에 대해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겪게되는 실패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플레이 중 실패를 했을 경우 현실과 달리 부담 없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해 이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며 이를 통해 보다 창의적인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분석하고 "너무 쉬운 게임이 인기를 얻지 못하는 이유 역시 도전의 가치를 쉽게 잃게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최근 들어 멀티플레이가 각광을 받는 이유에 대해서도 사람들은 승리를 거둬 보상을 받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데 상대편의 게이머가 성공하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자신이 성과를 달성했을 경우 보다 큰 성취감을 얻을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율 교수는 최근 사회 곳곳에서 사람들의 평가 또는 동기 부여를 위해 이달의 사원을 선정하거나 성과급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게임 스타일의 시스템을 적용하기 시작하는데 사람들의 동기를 부여하는데는 좋을지 모르나 이 또한 부작용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 부작용이란 바로 발전과 성과에 대한 부분을 간과하고 성공에 대한 수치만 중시하게 되는 부분.
그는 대출 요청자의 상환 능력이나 신용 등급을 무시하고 무조건 많이 대출해준 직원에게 인센티브를 주다가 회사가 부실해져 퇴출된 워싱턴 뮤추얼 은행과 지난 런던 올림픽에서의 배드민턴 스캔들을 예로 들며 "이와 같은 상황은 단순히 성과에 대해서만 바라보고 도덕적 책임에 대한 부분을 소홀히 했을 때 내용을 따지지 않고 특정 요소로만 평가해버리는 '비맥락화의 오류'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한편 율 교수는 "실제 사회의 환경은 게임에 비해 복잡하기에 게임에서 생각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조직을 구조화하는 책임자들의 책임이 크다는 점을 인식하고 최적의 경로와 책임 요소들을 통해 실패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순서로 강연에 나선 보고스트 교수는 "북미에서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55%에 달하고 있지만 아직 많은 사람들은 어린이들이 가진 판타지를 충족시켜줄 뿐 문화에 기여하지 못한다고 본다"며 게임이 높은 경제적 효과나 즐기는 사람의 수에 비해 낮은 평가를 받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카메라와 사진을 보면 카메라의 판매 대수나 찍는 사진의 숫자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지만 그 보다 어떻게 카메라와 사진을 이용할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한다며 성숙된 문화 콘텐츠일수록 숫자보다 그 가능성을 먼저 보지만 게임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스스로 엔터테인먼트의 목적만으로 그 가능성을 한정짓다보니 목적보다는 숫자에 치중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보고스트 교수는 게임의 역할을 보다 확대시켜 살펴보지 못하는 영역에 대한 진출을 꾀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게임의 활용을 위해서는 사람들에게 유용해야 하고 더 쉽고 재밌게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지금도 종종 이용되고 있는 교육적 효과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높은 인기를 누린 '포켓몬스터'가 어린이들의 독해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기도 했다"며 군사용 훈련 프로그램이나 의학 정보 제공용 게임, 지식 습득을 위한 목적이 분명하다면 보다 큰 효과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금의 게임에 대한 사람들의 걱정은 과거 소설이 처음 등장했을 때도 똑같이 존재했다. 높은 몰입도 때문에 사람들에게 나쁜 영향을 끼칠지도 모른다는 이유에서다"라며 "업계에서는 스스로의 목적을 엔터테인먼트로 한정지으려는 움직임 대신 그 가능성과 몰입도에 주목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올바르게 활용될 수 있는 방법을 궁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