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 대망의 결승, 눈길끄는 관전포인트 4가지

리그오브레전드 세계 최강팀을 가리는 '리그오브레전드 시즌2 월드 챔피언쉽'(이하 LOL챔피언쉽)의 결승전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전세계에서 내노라하는 리그오브레전드 플레이어들이 모여든 이번 대회의 결승전에는 대만의 '타이페이 어새신스'(Taipei Assassins / TPA)와 한국의 '아주부 프로스트'(이하 프로스트)가 치열한 경쟁을 뚫고 올라와 대결을 준비하고 있다.

총 상금 200만 달러의 온라인 게임대회 사상 최고 수준의 상금을 놓고 각축이 벌어지고 있는 이번 대회에는 워낙에 참가 선수들의 수준이 높아 어떤 플레이가 펼쳐질지에 게이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여기에 경기 이전부터 관심을 끌고 있는 이번 '롤드컵'의 관전포인트를 정리했다. 선수들의 플레이 면면 이외에도 이러한 부분을 유의해서 경기를 관람한다면 경기의 새로운 재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언더독'과 '생존왕'의 대결. 승자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번 대회의 결승은 TPA와 프로스트의 대결로 압축됐다. 아시아의 두 팀이 맞붙는다는 점에서 '월드 챔피언쉽이 아시아 챔피언쉽이 됐다'는 농담도 나오고 있는 상황. 사실 이 두 팀의 결승전 대결은 그 누구도 예상치 못 한 대진이라 할 수 있다. TPA는 LOL챔피언쉽 이전에 진행된 배틀로얄에서 겨우 2승을 거두었을 뿐, 전패를 하며 이번 대회의 최약체로 분류된 바 있다.

8강에 진출했을 당시 여기까지가 한계 아니겠느냐하는 평가가 많았으며, 8강에서 한국의 나진 소드를 무너트렸을 때에도 절대다수의 게이머들은 TPA의 실력을 인정하기 보다는 나진 소드가 방심해서 무너진 것이라고 바라보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4강에도 TPA는 '언더독'(토너먼트에서 상대보다 약체로 평가받는 팀을 칭하는 단어)의 무서움을 톡톡히 보여주며 '러시아 깡패' M5마저 잡아내며 이번 대회의 최대 이변을 연출했다. TPA의 이러한 기세에 일각에서는 'TPA가 그동안 전력을 감춰온 것이 아니냐'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TPA의 결승 진출 과정을 보고 '언더독'이라 칭한다면, 프로스트에게는 '생존왕'이라는 호칭을 붙이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프로스트의 결승 진출 과정은 TPA 만큼이나, 아니 TPA보다 더욱 극적이었다. 매 라운드 탈락 직전까지 몰린 상황에서 믿기 어려울 정도의 집중력을 보여주며 연승을 거두고 결승에 오르며 극적인 드라마를 연출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드라마의 중심에는 '매드라이프' 홍원기가 있었다.

<매라신은 서포터 중 '유일신'이 될 것인가?>
국내 최고의 서포터로 평가받는 홍원기는 이번 대회를 기점으로 세계 최고의 서포터 반열에 올라섰다. 리그오브레전드에서 서포터로 플레이하는 이들의 눈길은 홍원기에게 집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기 상황을 파악하는 능력과 위기상황에도 흔들림 없는 집중력으로 아군을 보호하는 플레이는 홍원기의 장점이다.

이러한 플레이 덕분에 그가 얻은 별명은 '매라신'. 홍민기의 닉네임인 '매드라이프'(Madlife)의 줄임말인 '매라'에 신(神)을 합성한 단어이다. 과거 MIG 프로스트 소속 당시에는 'MadLife is God'(매드라이프는 신이다)라는 말이 게이머들 사이에서 유행했을 정도로 꾸준히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CLG.EU와의 경기를 비롯해 이번 토너먼트에서 그는 연이어 슈퍼 플레이를 선보이며 이번 대회의 관람객들을 경악케 했으며, 같은 팀의 바텀라인 파트너인 '웅'이 시합이 끝나고 홍민기의 손을 부여잡고 고마움을 표시한 장면은 홍원기의 서포팅 능력을 가늠할 수 있게 하는 대표적인 장면이라 하겠다.

서포터로 엄청난 경기 장악력을 보여주는 M5의 '고수페퍼', 방패와 같이 탄탄한 라인전을 자랑하는 CLG.EU의 '크레포'가 탈락한 지금. 만약 프로스트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하고, 홍민기가 언제나 했던 그대로의 플레이를 한다면 '매라신'의 유일신 등극은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

<신의 한 수, TPA의 밴픽 전략은?>
지난 4강전에서 TPA가 일으킨 이변은 말 그대로 리그오브레전드를 즐기는 모든 이들을 발칵 뒤집어놨다. 상대가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몰아세우는 플레이를 하는 것으로 유명한 러시아의 M5에게 1라운드를 내주기는 했지만, 2라운드와 3라운드 내내 M5를 몰아세운 TPA의 기세는 무서울 정도였다. 이렇게 TPA가 시종일관 M5를 압도할 수 있는 것은 TPA가 선보인 빼어난 밴픽 전략에 있었다.

M5에서 누누를 선택하자 누누와 함께 하면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코그모를 먼저 가져와 상대의 힘을 약화시키고, M5의 정글러인 '다이아몬드프록스'가 우디르와 요릭 중에서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자 바로 우디르를 선택하는 등 상대가 가장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조합을 사전에 무너트리며 적의 전술 조합을 사전에 방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3라운드에서는 '고수페퍼'의 주력 챔피언인 소나를 먼저 선택해 상대방의 최강 조합을 방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타에서는 다소 허점을 보이지만 빼어난 밴픽전략과 라인전, 경기 운영으로 나진 소드와 M5를 물리친 TPA가 결승에서는 어떤 밴픽 전략을 들고 나올지도 이번 결승전의 관건이라 하겠다.

<경기 외적인 문제는 이어질 것인가>
눈맵사건 등 이번 대회의 8강전과 4강전에서는 경기 운영상의 다소 아쉬운 부분이 지속적으로 지적되어 아쉬움을 남겼다. 때문에도 결승전에서도 과연 이러한 문제가 이어질 것인지에도 게이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기를 진행 중인 선수가 메인 스테이지의 전광판을 바라보며 경기 내용을 파악해 문제가 됐던 '눈맵사건'은 다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라이엇게임즈 측은 이 사건으로 모든 팀들에게 주의를 주고, 특히 프로스트에게는 3,0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며 이번 사태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또한, 다시는 이러한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결승전이 벌어지는 현장의 무대 배치를 새롭게 하고, 미연의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선수들을 부스 안에서 경기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리그오브레전드 시즌2 월드 챔피언쉽의 결승전은 한국시간으로 11월 14일(일) 오전 11시에 시작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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