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에 꽂힌 한국에 적색 경보...'과한 열기 독 되나'
온통 거리에 모바일 게임 얘기 뿐이다.
'애니팡'이 동시접속자만 200만 명을 훌쩍 넘기고 위메이드의 '캔디팡'이 1천만 다운로드를 넘어서는 등 실제로 시장에는 이슈가 많다. 컴투스 '타이니팜'의 대박 행진, 그 외 인기 게임의 월 매출 수십억 돌파 등 모바일 게임에 호재가 이어지면서 애널리스트와 투자자 모두 모바일 게임이라면 일단 한 수 접어두는 분위기다.
분위기에 편승해 모바일 게임 개발자들 또한 시장에서 동난 지 오래다. 오픈마켓 상위권에 자력으로 자사의 게임을 올린 실적이 있는 개발사들은 부르는 게 몸값이다. 하루에도 2~3개의 대형 개발사와 차기작 및 피인수 협상을 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묻지마' 식 지원 풍토가 과열되면서 점차적으로 부작용이 커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모바일 게임에 대한 기대가 현실에 비해 너무 과하다는 것이 골자다.
가장 큰 문제는 온라인 게임과의 현실 대비 비정상적인 인식 차이다. 2012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모바일 게임 시장이 커지고 있다곤 하나 모바일 게임 분야는 온라인 게임 시장과 산업적 수치를 비교하기에 부끄러울 정도로 시장이 작다. 8조 원 규모의 온라인게임과 4천억 원 정도의 모바일 게임 산업은 20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비교 대상이 아니다.
실제로 위메이드의 남궁훈 대표가 지난 일본 도쿄 게임쇼에서 모바일 게임이 분명히 전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지만 아직 매출 규모에서 온라인게임과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한 것도 이와 괘를 같이 한다.
여전히 압도적으로 온라인 게임 시장이 크지만, 모바일로 편중되는 사회 분위기는 우려를 낳게 하기에 충분하다.
일례로 콘텐츠진흥원 등 정부에서는 내년도 지원 예산 편성을 압도적으로 모바일로 몰고 있다는 후문이다. 온라인 게임 예산은 점차적으로 사라지면서 모바일 게임 분야로는 최대한 확대시키는 것이 기정사실화 되어 있다. 온라인 게임 개발사들이 충분히 불만을 가질 수 있는 대목이다.
주가 또한 모바일 게임에 너무나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장주인 컴투스나 게임빌의 상승세는 감안이 되는 부분이지만, 와이디 온라인이 '애니팡'의 운영을 대행해준다는 이유로 며칠간 폭발적으로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우려스러운 부분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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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으로 모바일 게임 쪽으로 이슈를 내지 않는 게임사에 대한 관심이 적어지는 것도 문제다.
예를 들어 엔씨소프트는 신작 '블레이드앤소울'이 다소 주춤하긴 하지만, 3분기 실적이 나쁘지 않았고, '길드워2'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4분기에 큰 개선 효과가 예상되며 중국에 '리니지'를 런칭하는 등 호재가 있음에도 상대적으로 무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전 같으면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을 증권가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말하기에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너무 모바일 게임으로 편승되고 있는 사회 분위기가 자칫 세계 1위의 위상을 가지고 있고 훨씬 더 큰 시장인 온라인 게임 분야를 급속도로 사장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분위기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선택적 셧다운제 등 게임을 압박하는 주무부처인 문화부 등에 대한 업계의 불신도 이러한 우려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모바일 게임이 잘된다고 해도 여전히 성공한 개발사는 극소수다"라며 "아직까지 온라인 게임시장이 훨씬 크고 국내 게임 시장을 지탱해온 대들보인 만큼 이 시장에 대한 꾸준한 관리 및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근 5년 이내에 모바일과 PC 게임은 그 경계가 거의 없어질 만큼 서로 융합해갈 것"이라며 "지금처럼 급격하게 모바일 화하지 말고 서서히 개발사들이 체질개선을 해서 시장의 파이를 늘려가야 부작용을 없앨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