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인기의 LOL리그 선수 수준은 세계적, 중계는 글쎄?
라이엇게임즈에서 서비스 중인 AOS 온라인게임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의 인기가 전세계 e스포츠 시장을 들썩이게 하고 있다.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 이후 침체기에 있던 e스포츠 시장에서 LOL은 북미, 유럽, 아시아 전역에서 각종 대회가 개최되며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으며, 수많은 프로팀들이 창단되는 등 e스포츠에서 LOL이 미치는 영향력은 날로 커지고 있다.
국내 LOL 프로팀들의 약진도 놀라워 국내에 LOL이 서비스 된지 이제 1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LOL 서비스 초창기부터 활약해온 유수의 해외 프로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LA에서 열린 전세계 프로팀들이 모두 모여 LOL 세계 챔피언을 가리는 LOL 월드 챔피언쉽 이른바 '롤드컵'에서 '아주부 프로스트'가 준우승을 차지했으며, 얼마 전 폴란드의 카토비체에서 개최된 IEM 대회에서도 아주부 블레이즈가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각종 세계 대회에서도 높은 성과를 올리고 있는 중이다.
이렇듯 국내 LOL 프로팀들이 뛰어난 모습으로 다수의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정작 이를 중계하는 중계진의 모습은 다소 아쉬운 모습이다.
선수, 중계진, 관객 세 가지 요소로 이루어져 있는 e스포츠에서 선수와 관객들의 수준은 높지만 중계진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아이러니 한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LOL 챔피언스 윈터'의 경우 일정 팀을 조금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응원하거나 일정 선수에 집중적인 포커스를 잡아 중계를 하는 모습을 자주 찾아 볼 수 있다. 더불어 선수들의 플레이와 경기에서 보여준 아이템의 구성, 전면전 이른바 '한타싸움' 등을 관객들에게 설명할 때 몇몇 캐스터를 제외한 나머지 중계진의 설명이 부족한 경우도 발생하기도 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LOL 챔피언스 윈터' 경기가 끝난 뒤 각종 LOL 커뮤니티에서는 선수들의 실력에 대한 이야기 보다 중계진에 대한 평가가 다수 등장하며, 선수들의 실력에 비해 중계진의 중계 모습이 다소 아쉽다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더불어 지난 10월 열린 '롤드컵'에서는 선수들의 아이템 구성이나 현재 게임의 상황, 상대 선수들의 플레이 등의 객관적인 내용보다는 한국 대표로 출전한 나진소드, 아주부 프로스트 등을 응원하는 이야기가 주를 이뤄 많은 게이머들에게 '응원부'라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였다.
해외대회에 나선 한국 소속의 팀을 응원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경기를 시청하는 시청자들을 위해서 보다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지식을 전해주어야 하는 중계진이 경기가 불리하게 진행됨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이길 수 있다는 멘트를 반복적으로 사용하고, 일정 선수들의 플레이를 과도하게 치켜세우는 등의 모습을 간간히 보여줘 경기를 지켜보는 시청자들에게도 객관적인 시점을 유지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얼마 전 진행된 IEM 카토비체 중계 역시 구설수에 올랐다. 아주부 블레이즈, 프로스트 이른바 '쌍주부'가 출전해 화제가 된 IEM 카토비체 대회는 유명 인터넷 방송회사 나이스게임TV가 중계를 맡았다.
하지만 아주부 프로스트와 프나틱의 경기가 진행된 B조 4경기에서 아주부 프로스트의 일방적인 우세가 계속되자 나이스게임TV의 중계진 일부에서 프나틱 팀을 비하하는 듯한 발언을 해 객관적인 사실전달을 하지 못했다는 게이머들의 반응이 주를 이루기도 했다.
경기 중계의 질 역시 도마에 올랐다. 전문 중계진이 방송을 진행했음에도 가장 많은 호평을 받은 캐스터가 LOL 선수 출신인 로코도코(본명 최윤섭)였을 정도로 이 대회에서도 해설이 맥을 짚지 못 한다는 평가가 나온 것이다.
로코도코는 전문 중계진이 아니라는 점과 우리말이 서툴다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상대의 아이템구성에 대한 분석과 선수들의 플레이에 대한 상황설명을 객관적이면서 자세히 진행해 타 중계진보다 수준 높은 중계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물론 인터넷 방송을 주로 진행하는 곳에서 케이블 방송 같은 중계를 원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하지만 많은 게이머들이 시청하는 대회를 독점으로 진행하는 데 있어 상대방을 비하 하는 듯한 중계진의 발언은 매우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으며, 이에 따른 게이머들의 비난도 계속되는 상황이다.
국내 LOL 리그의 시장은 점점 확장되어 과거 스타크래프트의 전성기에 조금 못 미치는 정도까지 성장해가고 있다. 국내 LOL 프로팀들은 해외 유수의 대회에서 높은 성과를 올리고 있고 국내 LOL 게이머들 역시 국내 프로팀의 전략과 전술뿐만 아니라 해외 유명 LOL 프로팀들의 전략을 실시간으로 받아 들이는 등 매우 빠른 속도로 게임에 적응해 가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를 중계하는 중계진도 이에 발맞춰 선수들의 움직임과 현재 상황, 아이템 구성 등과 같은 전문적인 정보와 경기를 냉철하게 분석하는 객관적인 태도가 필요하다.
과거 스타크래프트의 경우 1대1로 진행되는 경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경기에 대한 설명이 보다 수월할 수 있었지만, 5대5로 진행되는 LOL의 경기는 매우 복잡하게 진행되어 경기를 시청하는 시청자들에게는 중계진이 게임의 맥을 짚어주는 중계가 그 어느 게임보다 중요하게 작용된다.
스타크래프트가 국민게임으로 떠오르는 것에 e스포츠를 방송하는 중계진들의 노력이 큰 공헌을 했듯이 LOL 리그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조금 더 노력하는 중계진의 모습을 보여줄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