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구도 많고, 불만도 많고. 카카오 교통정리 쉽지 않네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큰 손으로 떠오른 카카오 게임하기가 올해 초를 기점으로 새로운 변화의 바람에 휩싸이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신규 게임 런칭 작업만으로도 눈, 코 뜰 새 없이 바빴지만, 이제는 늘어난 사용자와 라인업 만큼이나 늘어난 요구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
기존에는 입점하고 싶어하는 게임을 빠르게 출시해주는게 가장 큰 과제였지만, 이제는 기존 게임 관리에 신규 게임 홍보, 유저들의 불만 해소까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더미다.
올해 카카오 게임하기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일명 하트로 불리는 게임 초대 메시지의 제한이다.
기존에는 카카오 친구 리스트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게임 초대 메시지를 제한없이 보낼 수 있었으나, 밤낮을 가리지 않고 날아오는 초대 메시지 때문에 신종 스팸이나 다름없다는 불만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특히 카카오톡의 시스템상 한쪽 전화기에만 번호가 등록되어 있어도 메시지를 보낼 수 있어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 초대 메시지가 날아와서 불쾌하다는 불만도 다수 있었다.
카카오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초반에는 이 문제를 게임 내에서 초대 메시지 차단기능을 추가했으며, 최근에는 초대 메시지 하단에 수신 거부 기능도 추가했으나 불만이 완전히 사그러들지는 않았다. 때문에 오는 2월 11일부터는 친구 초대 메시지 발송이 월 1회로 제한된다. 유저 입장에서는 무분별한 초대 메시지 스트레스를 벗어날 수 있어 희소식이라고 할 수 있으나, 게임 알리기에 목말라 있는 신규 개발사 입장에서는 신규 가입자 유치가 이전보다 훨씬 힘들어질 전망이다.
두 번째 변화는 오는 3월 12월 이후 출시되는 게임부터는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버전을 무조건 동시에 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카카오 게임하기는 동시 출시 제한이 없어 1월 29일 기준으로 애플스토어 31종, 구글 플레이 마켓 72종으로 무려 2배 이상 차이를 보이고 있다. 심지어 최근 대세로 떠오른 활과 다함께 차차차도 아이폰 버전은 아직 출시전이다.
이처럼 많은 차이가 나는 이유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8:2 정도로 안드로이드 중심이기 때문이다. 또한, 아이폰의 경우 결제할 때 신용카드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는데 반해, 안드로이드는 게임요금이 전화요금에 합산되기 때문에 스마트폰 게임의 주 이용층인 청소년들의 결제가 훨씬 용이하다. 이 외에도 애플스토어 심사 통과가 구글 플레이 마켓에 비해 어려운 편이기 때문에 준비 기간이 더 오래 걸리는 문제도 있다.
때문에, 현재 많은 게임사들이 카카오 게임의 아이폰 버전 출시를 전혀 고려하지 않거나, 출시하더라도 게임의 시장 반응을 본 뒤 흥행하면 출시를 결정하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는 중이다. 일부 게임사들은 동시출시를 목표로 했으나, 애플 심사 통과 문제로 인해 한달 이상 지연되는 경우도 있었다.
개발사 입장에서는 아이폰 버전과 안드로이드 버전을 동시 출시가 상당한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지만 카카오가 이를 강제하는 이유는 아이폰 사용자들의 불만 때문이다.
안드로이드 폰을 사용하고 있는 친구들과 함께 게임을 즐기고 싶어도 아이폰 버전은 출시되지 않거나 한참 뒤늦게 출시돼, 즐거움을 공유하는게 쉽지 않기 때문. 또한 게임 초대 메시지는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를 구분하지 않기 때문에 초대 메시지는 계속 날아오지만 정작 게임은 플레이할 수 없는 불합리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현재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대부분의 게임사들이 안드로이드 버전 뿐만 아니라 아이폰용 게임을 출시한 경험을 가지고 있어 출시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지만, 이전보다 훨씬 출시 준비 기간이 오래 걸릴 것은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마지막 변화는 많아진 라인업의 교통정리다. 작년까지만 해도 출시된 게임이 많지 않아 인기순으로 게임을 나열하기만 해도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으나, 이제는 70종을 넘어섰을 뿐만 아니라 출시 주기가 계속해서 빨라지고 있는 만큼 단순 인기 순위로는 신규 게임 노출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카카오에서는 신규 게임 홍보를 위해 상단 배너를 적극 활용하고, 신규게임 탭을 새롭게 추가하는 방식으로 이를 해결하고 있지만, 이 역시도 곧 한계에 다다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카카오의 관계자는 “신생 회사인 만큼 인원 부족으로 인해 업계의 요구를 빠르게 반영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관계사 뿐만 아니라 모든 사용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계속해서 조금씩 개선작업을 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과 조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