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초심 잃었나..대기업 윈윈전략에 '상생은 저 너머로'
최근 스마트폰 게임 업계에서 카카오톡에 대한 불만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강력한 마케팅 능력을 바탕으로 중소 게임 개발사들의 희망으로 떠오르기도 했던 카카오톡. 실제로 '애니팡'이나 '드래곤플라이트' 등의 대박 수익 창출 사례가 생겨나면서 카카오톡은 스마트폰 게임사에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대접을 받아 왔다.
하지만 중소기업들이 게임을 개발해도 최근의 카카오톡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 카카오톡이 철저하게 대기업 위주의 정책을 펴면서 중소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배척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초심을 잃었다는 지적이다.
< 카카오톡 프로세스 변환..제안서 넣고 한 달은 기본>
카카오톡으로 게임이 물밀 듯 밀려오자 카카오톡은 최근 런칭 프로세스를 바꿨다. 1) 제안서와 게임 빌드(APK 파일)를 전달하고, 2) 입점
미팅 후 3) 카톡 내부 평가회를 거쳐 4) 최종 결정을 내리는 방식이다.
하지만 1번에서 2번으로 넘어가는 데만 보통 한 달 가까이 걸린다. 2월 중순에 제안서를 넣으면 3월 중순은 되야 미팅을 잡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이후에 또 다시 내부 프로세스를 거쳐서 카카오톡에 게임을 넣을지 말지를 정하게 된다. 그 후 결정이 나더라도 실제 서버에 붙이는 데만 또 한 달 이상이 소요된다.
때문에 게임을 다 만들었더라도 보통 평균 3달 정도 지나야 카카오톡에 게임을 런칭할 수 있다. 이는 자본금이 위태위태한 중소 개발사 입장에서는 치명적일 수 있는 시간이다. 또 만약 서비스가 결정되지 않으면 헛된 시간만 2달 여 잃게 되는 셈이다.
이렇게 시간이 걸리는데 대해 카카오톡 측은 '게임 물량이 많아서' 라고 대응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매출 대비 너무 투자를 안 해서 개발사들의 피해를 누적시키고 있다'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 대기업 위주의 정책..카카오톡에 올라도 수익 안돼>
실제로 카카오톡 서비스가 되도 무조건 돈을 버는 구조가 아니다. 최근 카카오톡은 신규 게임 노출 외에도 대기업에 특화된 별도 노출 구조를
만들었다. 게임하기에 들어가면 카카오톡과 연계된 대기업 위주의 게임을 대거 노출 시키고 있다. 때문에 카카오톡에 서비스된 게임 중에서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고 있다.
중소 기업 입장에서는 어렵게 카카오톡에 게임을 서비스 했더라도 노출이 잘 되는 대기업 게임과 맞붙어서 경쟁이 되지 않아 한 달 매출이 수천만 원에 불과한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카카오톡 게임의 수명이 길게도 2달이면 꺾인다고 가정할 때 인건비만 간신히 건지는 수준이 되는 셈이다.
대기업 게임들은 하루에만 5~10억원 씩 나오는 수익을 바탕으로 TV나 버스 등의 대형 마케팅까지 독점하게 되고, 중소 기업 게임들은 그 1/10도 벌지 못해 더욱 쪼그라드는 구조가 된다.
이렇게 카카오톡 게임 센터 운영이 지속되면서 업계에서는 '빨리 카카오톡을 견제할, 라인이나 마이피플 같은 다른 플랫폼이 커져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 카카오톡 갑 행위..'이통사 때가 나았다'는 말까지>
런칭 프로세스에도 논란의 여지는 있다. 최근 중소 개발사의 경우 게임을 하나 런칭하면 쉽사리 기회를 잡을 수 없는데, 대기업들은 큰 시간 차
없이 턱턱 카카오톡에 게임을 런칭하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최근 스마트폰 게임 개발사들 사이에서는 '카카오톡의 런칭 프로세스가 투명해져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중소 기업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과거에 모바일 게임 시장을 주름잡았던 이동통신사들이 '갑'의 역할을 하긴 했지만 '이정도로 티나진 않았다'는 푸념도 중소 개발사들 대표 사이에서 섞여 나온다.
한편, 지난 해 말 카카오톡은 '상생'을 주제로 사업 발표를 진행하기도 했다. 중소 개발사 모두가 수익을 내는 구조로 만들겠다는 의지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카카오톡의 행보는 시장 독점력을 바탕으로 한 대기업과의 윈윈 전략으로 일원화되고 있어 향후 계속적인 논란이 야기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