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원 돌파한 스마트폰 게임시장, 기업간 전략 '눈에 띄네'
스마트폰 게임 분야가 최근 게임업계의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각 게임기업들이 저마다 다른 전략을 내놔 눈길을 끈다.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하는 속도형, 진중하게 자신의 길을 걷는 뚝심형, 여러 갈래로 다 발을 들이는 문어발 형까지 게임기업들은 각자 저마다의 최신 전략을 들고 나와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이는 스마트폰 게임 시장이 겉잡을 수 없을 만큼 확장되는 가운데, 최선의 대응 방식이 정해지지 않아 각 게임사들의 기업 경영에 차별점이 생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카카오톡을 활용한 속도형 ‘매출 좋지만 수명은 글쎄’>
현재 스마트폰 게임 시장에서 대세로 인식되고 있는 카카오톡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빠르게 수익을 창출하려는 전략은 위메이드와 CJE&M 넷마블 쪽에서 엿볼 수 있다.
위메이드와 넷마블은 카카오톡의 마케팅 노출에 효과를 톡톡히 본 케이스다. 우선 위메이드는 ‘바이킹아일랜드’에 이어 ‘터치파이터’와 ‘윈드러너’를 성공시켰고 빠르게 다음 라인업 준비에 한창이다. 국내는 카카오톡 중심으로 게임 라인업을 갖추고 일본은 대세로 인식되는 라인과 손을 맞잡는 등 플랫폼 중심의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넷마블은 ‘다함께 차차차’ 이후 ‘다함께 퐁퐁퐁’ 등 카카오톡 이용자들의 성향에 맞는 ‘다함께’ 게임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기반을 잡았다. 표절 논란 등 일부 불협화음도 있었지만 카카오톡 맞춤형 전략으로 현재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회사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렇게 카카오톡에 중점을 둔 회사는 계속적으로 새로운 게임을 새로운 트렌드에 맞게 대응해야 한다는데 어려움이 있다. 게임의 수명이 길어도 3개월인 상황에서 몸집이 큰 회사를 장기적으로 운영하려면 계속적으로 새로운 게임을 성공시켜야 한다는 것이 부담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 고퀄리티 진중형 ‘해외시장까지 노리지만 트렌드 뒤쳐질라 걱정’>
반면에 시장에는 카카오톡에 상대적으로 비중을 두지 않고 고퀄리티 게임 개발에 열중하는 게임 개발사들도 상당 수 발견된다. 단순한 게임 보다는 1년 이상의 꾸준한 매출을 만들어낼 수 있는 미래 도모형 개발사 들이다. 스마일 게이트의 자회사인 팜플, 넥슨, 게임빌 등이 이 같은 전략을 펴는 대표적인 회사로 인식된다.
팜플은 올 해 초 라인업을 발표하면서 국내시장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경쟁력을 갖출만한 고퀄리티 게임들을 대거 발표했다. 넥슨도 지난해 넥슨모바일의 통합 이후 내부에서 10여 종의 게임을 개발하면서 고퀄리티 게임 개발에 한창이다. 게임빌도 지난해 지스타 게임쇼 출전 후 3~40여 종의 게임들로 정면 돌파에 나섰다.
이 같이 뚝심을 가지고 개발한 고퀄리티 게임들은 당장은 카카오톡 등의 마케팅에 위협을 받을 수도 있지만 자리를 잡기만 하면 장기간 수익을 낼 수 있는 게임인 경우가 많다. 카카오톡에 줄 30%의 비용으로 내부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장기간 캐시카우를 마련한다는 전략인 셈이다.
실제로 일본 등지에서 최근 쏟아지는 고퀄리티 게임들은 이미 국내에서 장기적인 매출을 내는 게임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스퀘어에닉스의 ‘확산성 밀리언아서’를 비롯해 그라비티에서 내놓은 ‘퍼즐앤드래곤’ 등이 그 예다. 반면에 이같은 방식은 개발기간이 오래 걸려 트렌드에 뒤쳐질 염려가 있고, 개발비가 상대적으로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리스크도 큰 것이 단점이다.
< 다방면으로 진출, 별도의 모바일 전략도 엿보여>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독특한 전략을 펴는 회사를 꼽으라면 단연 엔씨소프트를 꼽을 수 있다. 엔씨소프트는 모바일 메신저 사업부터 시작해 게임어플과 더불어 ‘생활형’ 어플리케이션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일례로 엔씨소프트에서 개발한 모바일 게임 '숲에서 만난 곤충'은 전문 게임이라기 보다는 교육과 생활에 더 가까운 게임이다. 높은 퀄리티를 바탕으로 최근 한국, 중국, 일본, 싱가포르, 대만 등 아시아 7개국이 참가한 '아시아 스마트폰 앱 콘테스트'에서 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게임 및 에듀테인먼트' 부문에서 결선에 진출한 이 게임은 심사위원들에게 30종에 달하는 곤충에 대한 정보를 고화질 비디오와 사진을 통해 제공한 사실성에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엔씨소프트는 이러한 생활형 게임 외에도 올해 하반기 부터는 본격적으로 자사의 아이피를 활용한 게임들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지스타게임쇼에서 김택진 대표가 직접 모바일 분야에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 단언했고, 배재현 부사장이 직접 해당 프로젝트에 관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이외에도 라이브플렉스, 와이디온라인 등 다양한 중견 기업들이 국내 스마트폰 게임 시장에 맞추어 해외 게임 수입 및 자체 서비스 등을 진행하는 등 1조원이 넘는 스마트폰 시장을 잠식하기 위한 게임사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