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0°로 펼치는 화려한 슈팅, ‘글로리 스카이’
1978년, 타이토의 ‘스페이스 인베이더’를 시작으로 남코의 ‘갤러그’가 성공을 거두며 슈팅게임의 역사는 시작되었다. 게이머가 컨트롤하는 기체와 옆에 붙어있는 보조기체가 전진하며 적기를 격침시키고, 중간 중간 획득하는 아이템으로 미사일과 기체 체력을 강화시킨다. 이것이 슈팅 게임의 기본적인 룰로, 슈팅 게임 등장으로부터 3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큰 변화가 없다. 아마도 대부분의 게이머들에게 낯설지 않은 게임 장르이리라. 이렇듯 대중에게 친숙한 슈팅게임이 모바일 안으로 들어왔다.
2013년 1월에 설립된 모바일 게임 전문 스튜디오 도날드 스튜디오(DonaldStudio)에서 3월 26일 카카오톡 게임하기로 ‘글로리 스카이(GLORY SKY)를 출시하였다. 출시된 지 2주차에 돌입한 현재 인기 게임 순위 9위에 머무르며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카카오톡 게임하기의 슈팅게임이라 하면 넥스트 플로어의 ‘드래곤 플라이트’, 일명 ‘드플’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드플’이 좌우 이동의 간단한 조작만으로 장애물을 피하고 아이템을 습득하였다면, ‘글로리 스카이’는 그보다는 한층 높은 컨트롤을 요구한다.
조작 방법 자체는 간단하다. 게임 화면 아래쪽에 위치하는 조그다이얼로 기체의 방향을 컨트롤하기만 하면 된다. 기본 공격기는 자동으로 발사되며 설정된 방향을 따라 전진도 자동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게이머가 여러 가지 조작을 할 필요가 없다. 여기서 ‘글로리 스카이’만의 특이점이 있다면 기체가 360°로 회전하며 진행 방향도 자유자재라는 것. 기존의 횡 스크롤과 종 스크롤 진행의 두 가지 선택에서 벗어나 360°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기체가 360°로 회전할 수 있다는 특징에 맞게, 적기는 화면 위쪽과 옆쪽뿐만 아니라 아래에서도 공격해온다.
시점 또한 기존의 슈팅 게임들과 조금 다르다. 시점이 고정된 화면 내에서 기체가 이리저리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기체가 화면 중앙에 위치하고 이를 중심으로 화면이 이동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온라인 게임에서 사용하고 있는 시점 이동 방식을 떠올리면 된다. 게이머가 어떤 방향으로 이동하여도 늘 화면의 정중앙에 캐릭터가 있는 FPS 시점 말이다.
이 밖에, 기존의 슈팅 게임 팬들이 환영할만한 요소가 존재한다. 보스전과 필살기 시스템이 바로 그것. 사실 ‘드플’의 출시 당시 보스전이 없어 실망한 슈팅게임 팬들이 많을 것이다. 그 아쉬움을 ‘글로리 스카이’에서 충족시킬 수 있다. ‘글로리 스카이’의 보스전은 스테이지 클리어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화면이 전환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보스전 후에 게임의 난이도가 상승하기 때문에 게이머에게 충분히 의미 있는 요소인 것이다. 필살기의 경우 게임 도중 획득하거나 전부 소진 시 상점에서 아이템 형태로 구매하도록 되어있는데, 한 게임당 9회까지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 밖에도 ‘드플’과의 차별성을 둔 점은 더 찾을 수 있다. ‘드플’이 적의 몸체를 피해서 격추시키는 것에 전념하였다면, ‘글로리 스카이’는 적기의 몸체뿐만 아니라 다양한 패턴의 공격기도 피해가며 적을 격추시켜야 한다. 다만 체력 시스템이 있어 공격당하거나 적기에 부딪혔다고 해서 한 번에 게임이 끝나지는 않는다. 기체의 강화나 기종 변경으로 체력을 더 늘리는 것도 가능하다.
그리고 ‘글로리 스카이’는 시간제한이 없다. 게이머의 실력 여부에 따라 게임을 계속 진행할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친구들과의 순위에 거의 변동이 없을 수는 있으나 친구들과의 경쟁이 아닌 나 자신과의 경쟁이 가능하여 유행이 꺾인다 하더라도 계속 몰입할 수 있다.
슈팅 게임에서는 보기 드문 시점 이동 방식과 360°의 진행 방향 때문에 게임 난이도는 모바일 게임 치고 결코 쉽지 않은 편에 속한다. ‘드플’과 비슷한 슈팅 게임을 생각하고 접속한 게이머는 보스전과 적기의 수, 여기저기서 날아오는 총알에 금세 게임오버를 보게 될 지도 모른다. 때문에 진입 장벽이 높다는 것은 단점이지만 이것이야말로 ‘글로리 스카이’가 가진 특징으로, 조금만 플레이 해나가다 보면 적응되어 재미를 느끼게 될 것이다.
게임 요소를 하나하나 살펴보자면, 굵직한 스토리 라인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게임 시작 시 로딩화면부터 ‘출격 준비를 위해 기체를 점검하고 있습니다’, ‘기체에 무기를 장착하고 탄환을 로드하고 있습니다’ 등의 메시지를 띄워 사실감이 느껴지도록 한 점이 인상적이다.
그래픽 또한 기체를 3D모델링 하여 사실적인 묘사를 하고자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게임 BGM은 두 가지가 있는데, 시작 시에는 행진곡과 같은 분위기로 출격 준비 분위기를 고양시켰고 게임 중에는 웅장하면서도 격동적인 분위기로 전쟁 영화에서 공중전을 한창 펼치고 있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그 밖에도 기체의 엔진, 미사일 발사, 적기의 격침 사운드 등이 사실적으로 만들어져 전체적으로 현실감을 높인 것을 알 수 있다.
게임 내에서는 다양한 아이템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는 게이머가 원하는 대로 기체를 세팅할 수 있게 하여 자유도를 높였다. 우선 가장 기본적인 기체. 기체는 게임 골드인 별코인으로 레벨업 시킬 수 있다. 기체를 아예 새로운 것으로 바꿀 수도 있는데, 현재까지 업데이트 된 것으로는 별코인으로 구매할 수 있는 기체가 세 대, 골드바로 구매할 수 있는 것이 두 대 있다. 골드바는 ‘글로리 스카이’의 캐시 단위이다. 성능은 골드바로 구입해야 하는 기체 쪽이 우월하다.
기체의 옆에서 게임 진행을 돕는 보조 기체도 별도로 구매할 수 있다. 보조 기체는 별코인과 골드바 상품이 각각 세 대씩 나와 있는 상태. 보조기체의 경우 메인 기체에 비해서는 골드바 상품과 별코인 상품의 밸런스가 잘 맞는다.
기체 외에 파일럿 캐릭터도 바꿀 수 있는데, 기본 캐릭터 외에 구매할 수 있는 캐릭터는 모두 골드바로만 살 수 있게 되어있다. 캐릭터들은 각각 별코인 발생량 증가나 1회 부활 등의 특수 능력을 제공한다. 캐릭터들은 각각 귀여운 외형의 소녀와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는 돼지, 섹시하고 늘씬한 몸매의 여성, 차가운 분위기를 풍기는 귀공자 스타일은 남성 캐릭터로 능력치와는 별개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캐릭터를 구매하는 게이머도 있으리라 본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파일럿 캐릭터는 소년만화의 주인공 같은 분위기의 한국인 소년이다.
이 밖에도 상점에서는 아이템 지속 시간 증가, 추가 경험치 획득 등의 1회성 아이템을 별코인으로 팔고 있다. 필살기 아이템 또한 상점에서 별코인으로 구매해야 한다. 여타 모바일 게임과 같이 별코인은 골드바로 구매할 수 있다. 별코인과 골드바의 쓰임새가 다양하고 게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상품이 많아 과금 결제가 적극적으로 유도되고 있는 편이다. 게임을 진행하는 데 필수 요소는 아니지만 결제를 통해 확실한 효과를 보장받으므로, 게이머에게 강제적이 아니라 자율적 선택에 의해 지갑을 연다는 느낌을 준다.
다만, 현재 게임 시작 시 로딩이 너무 느리다거나 조그다이얼을 컨트롤하는 게이머 본인의 손에 아래쪽 화면이 가려 뒤에서 오는 기체를 발견하기 어렵다는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도날드 스튜디오 측에서 이를 앞으로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기대되는 부분이다.
단조롭기만 한 캐주얼 게임들에 질렸다면 ‘글로리 스카이’와 함께 날아보자. 어느새 게임에 열중하여 기체를 업그레이드 하고 보조 기체를 고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