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게임쇼 코리아 2013 폐막..'기능성 게임의 미래는?'
국내 최대의 기능성게임 축제인 '굿게임쇼 코리아 2013'이 지난 26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SK텔레콤, 엔씨소프트,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 마이크로소프트 등 국내외 총 250여 업체가 참여한 이 행사는 관람객 수만 5만 명, 수출성과 1천511만 달러를 달성함으로써 기능성 게임이 게임산업의 한 축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이 행사는 게임의 순 기능이 대폭 강조된 모습을 보였다. △스포츠 월드 △헬스 월드 △패밀리 월드 △교육형 러닝 월드 등으로 구성되어 예년보다 30% 가까이 증가한 관람객을 맞이하는 등 실적 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 게임사들, 기능성 게임 적극적 발표>
이번 굿게임쇼에서 가장 부각되는 게임사 중 하나는 엔씨소프트 였다. 엔씨소프트는 ‘인지니’(injini) ’AAC’(에이에이씨) 와 함께 ‘프리라이스’(Freerice)를 소개하면서 그동안 심혈을 기울여 왔던 자사의 기능성 게임을 적극적으로 소개했다.
'인지니'는 인지 장애 아동의 치료를 목적으로 개발된 공익용 기능성 게임으로, 현재 서울아산병원에서 지적 장애 아동의 재활치료 활용으로 임상 실험을 하고 있는 상태다. 또 의사소통 보조 어플리케이션 'AAC'는 언어로 의사 소통이 어려운 아동들을 지원해 주는 소프트웨어다. '프리라이스'는 유엔세계식량계획(WFP)과 협력해 만든 기아퇴치 공익용 기능성 게임으로, 퀴즈의 정답을 맞힐 때마다 10톨의 쌀알을 적립해 전 세계 대상 필요한 사람들에게 쌀을 기부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엔씨소프트문화재단의 부스는 실제 ‘인지니’와 ‘AAC’ 어플리케이션의 디자인 요소를 그대로 차용해 태블릿 PC 속을 현실화 했으며, 전체 부스 디자인을 펼쳐진 책의 모습을 형상화하여 좋은 평가를 받았다.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 부스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MS는 자사의 비디오게임기 Xbox360의 동작인식 센서인 ‘키넥트’를 활용한 다양한 게임과 활용방안을 선보였다. ‘키넥트’는 현재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교육 및 치료의 보조용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고가의 의료기기를 대신할 수 있는 대안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도 날씨와 상관없이 체육 수업을 진행할 수 있고, 운동을 잘 못하는 학생들까지 쉽게 참여할 수 잇는 체감형 G-러닝 스마트교실 등이 운영되고 있다.
또 유니아나도 치매관련 인지기능향상 게임 '젊어지는 마을'을 발표했다. 이 게임은 아케이드 형식으로, 터치를 기반으로 3개의 버튼을 활용해 게임에 임하도록 개발됐다. 결과물을 토대로 아산 병원과의 임상실험을 진행했으며, 노화에 따른 인지기능 저하를 늦출 수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한다.
이밖에 한국보드게임협회는 아이들의 창의력과 지능 발달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보드게임을 선보였으며, 영어 전문 게임 개발사인 플레잉도 초등학교 필수 영단 1,000개와 100여 개의 패턴을 활용한 다양한 문장을 게임 플레이 시에 자연스레 익힐 수 있는 ‘플레잉’의 최신버전을 발표했다.
< 실적-규모 30% 확대.. 보편적 확장은 ‘갈길 멀어’>
올해는 행사 규모가 커지면서 전년 대비 30% 이상 성장하는 등 최대 규모의 비즈니스 실적을 이끌어냈다. 전시회 기간 콘텐츠 비즈니스를 위한 협약식도 줄을 이었다.
일례로 브라질 인터넷 기업 UOL계열의 '보아콤프라'는 경기콘텐츠진흥원과 국내 게임 콘텐츠의 남미 진출을 위한 협약을 행사 첫 날 체결했다. 또 다에리소프트는 Aiyao, Miaobo, iFree스튜디오 3곳의 중화권 회사와 유통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별도로 준비된 컨퍼런스도 반응이 좋았다. 굿게임의 산업적, 사회적 가능성을 조망한 컨퍼런스에서는 찰스 패트릭 로즈 미국 교육부 전 법률위원장 및 MIT 게임 연구소의 기술 특허 담당관인 다니엘 다다니를 중심으로 게임 분야 국내외 석학과 전문가 10인의 적용 사례 발표가 이어졌다.
이곳에서는 굿게임에 대한 학술적 공감대를 형성함과 동시에 대중의 이해를 돕는 자리로 호응을 얻었다.
한편, 이렇게 다양한 기능성 게임이 발표되고, 또 굿게임쇼도 지난해보다 발전된 모습을 보였지만, 전문가들은 기능성게임 분야가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기능성 게임이 새로운 사업군으로 주목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개발사들의 접근이 시장 확대가 아니라 사회 복지 측면으로 과도하게 편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NHN 한게임에서 야심차게 서비스 하던 '한자마루', 엔씨소프트의 '마법 천자문' 등 수년 전부터 업계에서 기능성 게임에 대한 다양한 시도가 있었으나 수익 측면에서 더욱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도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행사장에서 만난 한 중소기업 개발사 대표는 "기능성 게임의 경우 중견기업들에게 퍼블리싱하려고 해도 쉽지 않다. 수익성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엔씨소프트를 제외하면 중견기업 이상의 게임 개발사들의 참여가 부족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실제로 이번 굿 게임쇼에서도 기능성게임에 뜻이 있는 스타트업이나 중소 업체에서 주로 참가한 상황이다.
정부의 노력도 절실하다. 국내의 경우는 콘텐츠진흥원 등에서 준비 중인 일부 지원책 외에 기능성 게임 분야는 사각지대에 놓인 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다양한 소재에 게임을 접목시키면, 훨씬 교육-학습적인 효과를 크게 키울 수 있다.”며 “정부가 기능성 게임에 대해 포인트를 잡고 꾸준히 지원-육성해나간다면 해외 수출이 극대화 되는 등 지금보다 더욱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또 “엔씨소프트 외에도 국내에서 내로라 하는 게임업체들이 기능성 게임에 대해 더욱 깊은 관심을 가져줘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