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모바일 게임회사들 '상생'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할 때
최근 구글 플레이 게임부문 인기무료 다운로드 순위를 살펴보면 이목을 끄는 게임이 하나 있다. 화면을 반복 터치하는 단순함으로 무장해 인기를 끌고 있는 '폭행몬스터'가 그 주인공이다. '폭행몬스터'의 개발사인 21G는 현재 별다른 정보가 공개 되지 않았으나 1인 개발자나 소규모의 스튜디오로 추정되며 현재 '폭행몬스터'외에도 '넷하나연상퀴즈'를 다운로드 순위 9위에 올려 놓고 이름을 알리는 중이다.
물론 '폭행몬스터'나 '넷하나연상퀴즈'가 기존 게임들보다 질적인 측면에서 매우 뛰어나다고 볼 수 없다. 마치 국내에 게임 카테고리가 본격적으로 열리기 전인 당시 마켓의 엔터테인인먼트에 앱에 더 가깝다. 이 같은 앱들은 과거부터 인기를 모아 왔으나 최근 구글 플레이 무료게임 인기 순위에서 유난히 엔터테인먼트 앱들이 눈에 많이 보인다.
순위 차트를 자세히 살펴보면 흥미로운 사실을 하나 발견할 수 있다. 게임 카테고리에서 좋은 모습을 보기고 있는 엔터테인먼트 앱들은 21G, 7day 등의 개발사 앱이 주를 이루고 있고 이 앱들은 앱 안에서 서로의 다른 개발사 임에도 서로의 앱을 노출시켜 주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21G의 '폭행몬스터'를 실행시키면 7day의 앱들이 화면의 반을 차지하고 있다. 이중에서 '흔치않은사이코패스테스트'는 구글 플레이 무료 게임 다운로드 순위 23위를 차지하는 등 하나의 앱이 인기를 끌고 그 인기 앱에서 노출되는 다른 앱이 순위가 상승하는 크로스 프로모션의 효과를 그대로 보여준다.
그 동안 게임회사들도 자사의 게임 마케팅 방식의 일환으로 크로스 프로모션을 활용해왔다. 굳이 예를 들자면 '다함께퐁퐁퐁'을 다운로드 받으면 '다함께차차차'의 캐시아이템을 준다던가 하는 식으로 말이다. 실제로 이러한 마케팅은 투자대비 효과도 높기 때문에 인기 게임을 갖고 있는 회사들은 대부분의 경우 이 같은 마케팅을 펼쳐 좋은 결과를 만들어 냈다.
반면 중소 개발사의 경우에는 게이머풀이 적기 때문에 크로스 마케팅 효과가 쉽게 나타나지 않는다. 그래서 단기간에 효과를 볼 수 있는 CPI(Cost per Install)방식이나 리워드 기반의 광고를 통해 게임의 다운로드를 늘리고 구글 플레이나 애플 앱스토어 순위권에 게임을 노출시키는 방식에 더 매달린다.
그러나 이마저도 최근에는 힘든 일이 됐다. 모바일게임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소비자의 눈에 잘 보이는 순위권에 게임을 노출시킬 만큼 리워드 광고를 집행하려면 수천만 원을 넘는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광고의 효과도 투자비용에 비해 크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리워드 광고의 특성상 게임을 다운 받고 바로 지워버리는 일명 '체리픽커'가 많은 것은 물론 대기업과의 광고 경쟁에서 한참 뒤쳐지기 때문이다.
이제는 중소 모바일게임 회사들이 '상생'에 대해 생각해봐야 할 때다. 앞서 언급된 21G와 7day의 경우처럼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크로스 프로모션을 제공하는 광고 회사의 SDK를 설치해 활용하는 방안도 있을 수 있지만 비용적인 측면이나 '상생'이라는 의미에 입각해서도 게임회사들끼리 연합해 크로스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물론 모바일게임 회사들이 다른 회사들과 크로스 프로모션을 진행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시장의 규모에 비해 많은 회사들이 경쟁을 펼치고 있으며 비슷한 장르의 게임 출시 등으로 언제든지 라이벌 관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다른 회사와 크로스 프로모션을 실시한 뒤에 남 좋은 일만 하는 것 아니냐라는 우려가 앞설 수도 있다. 하지만 나에게 돌아올 이익에 대해 먼저 생각해 봐야 한다. 한 가지 좋은 예로 탭조이를 꼽을 수 있다. 탭조이도 설립 이전 몇몇 회사가 모여 서로의 상품에 서로의 상품 광고를 노출 시켜주기 시작했고 이러한 방식을 기반으로 성장을 거듭하며 아예 탭조이라는 회사로 거듭나게 됐다. '상생'을 위해 모여 본래 목표보다 더 큰 성과를 이뤄낸 것이다.
모바일 게임 시장은 변하고 있다. 갈수록 대형 퍼블리셔의 힘이 강해지고 있으며, 강력한 모바일 게임 플랫폼으로 자리잡은 카카오와 함께 하는 일도 여간 까다로운 일이 아니다. 시장이 이런 모습으로 쭉 나아간다면 잘 준비하고 대처할 수 있는 대기업들은 살아 남고 중소 게임 회사들은 언제든지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
작은 가지가 여러 개 모이면 쉽게 부러뜨릴 수 없듯이 지금부터라도 힘을 모아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상생'을 꿈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