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게임하기 독주체제 위협하는 해외 플랫폼 나오나

족집게 강의로 유명한 학원이 있다. 이 학원을 나온 학생들은 명문 대학교를 비롯해 다니기만 하면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성적을 거두는 것이 증명됐다. 학부모라면 누구나 이런 학원에 자신의 아이들을 보내고 싶기 마련일 것이다.

그러나 이 학원은 다니고 싶다고 해서 아무나 다닐 수는 없다. 처음 개원됐을 때와 달리 등록 조건이 매우 까다로워 졌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국어만 잘해도 등록을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영어도 잘해야 하고 학원에서 원하는 규격에 맞춘 학용품만을 사용해야 한다.

그럼에도 학원에 다닐 수만 있다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기에 대다수의 부모들은 학원에 입학시키기 위해 갖은 노력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학부모의 귀를 솔깃하게 해줄 만한 소식이 들려왔다. 해외에서 대 성공을 거두고 있는 사설 학원이 덜 까다로운 조건과 파격적인 혜택으로 수강생을 모집한다는 이야기다.

눈치가 빠른 독자라면 학원이야기가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이야기라는 것을 알아챘을 것이다. 두 학원의 경쟁은 기존 강자인 카카오 게임하기와 새롭게 모바일게임 시장 지원을 나서는 페이스북에 대한 이야기다.

카카오톡 로고
카카오톡 로고

최근 국내 구글 플레이 최고매출 순위 1위부터 9까지는 모두 'for Kakao'버전의 게임들이 차지하고 있다. 10위에 자리하고 있는 '퍼즐&드래곤'만이 열손가락 안에든 카카오의 영향력이 없는 게임이다.

이처럼 국내는 카카오 게임하기의 게임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중에 최근 페이스북이 국내 모바일 개발자 지원에 나서는 등 모바일 개발자들의 포섭에 전격적으로 나섰다. 지난 '페이스북 모바일 개발자 컨퍼런스'에서의 발표에 따르면 페이스북의 모바일 개발자 지원은 카카오와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인다.

카카오가 'for Kakao'라는 타이틀을 주고 게임의 수익에 대한 수수료를 받아 카카오톡 친구를 게임에 초대하고 친구를 리더 보드를 통한 경쟁을 시켜준다면 페이스북에서는 오픈 API 정책에 따라 그 모든 것이 무료다. 실제로 페이스북을 통해 광고를 진행하거나 자사의 결제모듈을 사용할 경우에만 수수료를 받고 있으며, 이 같은 혜택은 모바일게임 개발자나 개발사 입장에선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

여기에 페이스북이 가진 강력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기반으로 하는 이용자 층도 페이스북의 강점 중 하나다. 최근 페이스북의 발표 결과에 따르면 약 12억 명의 페이스북 이용자 중 반이 넘는 7억 5,100만 명의 이용자가 모바일 기기로 페이스북을 이용한다. 특히,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로 한정 지어도 2억 5,000만 명의 이용자가 존재한다.

이처럼 막대한 이용자 층을 보유하고 있는 페이스북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캔디크러시사가, '다이아몬드대시' 등 모바일에서 연동되는 히트 게임을 낳았고 그 영향력도 점점 키워가고 있다. 또한, 이미 해외에서는 지난 2월 기준으로 애플 앱스토어 인기 애플리케이션 400개 중 55%가 페이스북과 연동된 앱이였으며, 같은 기간 동안 페이스북 모바일 뉴스 피드를 통한 앱 스토어 및 구글 플레이 클릭수가 2억 6,300만 건에 달했다.

페이스북 회사 로고
페이스북 회사 로고

물론, 이 같은 해외에서의 성공이 국내에서의 성공을 장담 해주지는 않는다. 워낙 국내에서는 카카오의 영향력이 강력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페이스북 연동 모바일게임의 대표적인 성공사례인 킹의 '캔디크러시사가'마저도 카카오를 통해 출시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있을 정도이니 말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페이스북 플랫폼이 카카오 게임하기를 위협할만한 모바일게임 플랫폼으로의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충분히 갖췄다고 보고 있다. 만약 1,100만 국내 페이스북 이용자는 물론 전세계에서 히트를 기록하는 국내 모바일게임의 성공사례만 만들어진다면 다수의 국내 모바일게임 회사들이 너도나도 페이스북에 입점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또한, 페이스북의 마케팅 방식이 한국 시장에서 얼마나 통할 것인지에 대한 증명도 어느 정도 이뤄졌다는 이야기도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페이스북이 실시할 마케팅에 대한 파워는 경쟁 플랫폼이라 할 수 있는 카카오를 통해 증명됐다. 카카오가 보여온 마케팅이 기존 페이스북의 온라인 소셜 게임 마케팅 방식을 벤치마킹 한 방식이기에 원본의 파괴력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것이 성공을 예측하는 이들의 주장이다.

한편, 이처럼 모바일게임 플랫폼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페이스북뿐만이 아니다. 구글도 구글 플러스와 게임을 연동시키는 구글 플러스 게임 전략을 지난 5월 16일 구글 연례 개발자 회의(I/O)를 통해 공개했다. 구글 플러스 계정을 사용하는 리더보드 경쟁과 업적달성, 클라우드 저장 서비스 등이 주요 골자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OS가 주도권을 쥐고 있는 국내기 때문에 구글 계정을 사용하는 구글 플러스 연동 게임도 만만치 않은 영향력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구글 플러스 연동 게임이나 페이스북 연동 모바일게임이 해외는 물론 국내 모바일게임 플랫폼의 공룡으로 자리잡은 카카오 게임하기를 위협할 수 있을지 향후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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