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TV, 차세대 게임 플랫폼으로 부상하나
한때 ‘바보상자’라 불리던 TV를 더 이상 그 이름으로 부르긴 쉬운 일이 아닐 것 같다. TV는 단순히 방송을 보여주는 기능을 벗어나 영상과 함께 SNS를 이용하거나 검색 또는 쇼핑까지 한번에 할 수 있는 종합엔터테인먼트 기기로 발전했기 때문이다.
TV가 이처럼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TV를 제조하는 제조사나 TV에 영상을 서비스 하는 IPTV 등의 서비스 회사가 게임을 주요 콘텐츠로 꼽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많은 게임, IT 전문가들은 스마트TV가 새로운 게임 플랫폼으로 성장 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TV와 인터넷의 기능을 한데 묶은 스마트 TV 등으로 누구나 쉽고 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이에 TV시장의 강자라 할 수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스마트TV용 게임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미 삼성전자는 유명 스마트폰용 게임인 ‘앵그리버드’를 스마트TV 앱으로 출시하고 TV의 동작인식 센서를 추가해 동작인식으로 실감나는 게임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TV와 게임, 운동을 접목 시킨 ‘피트니스 게임 바이크’를 출시하기도 했다. ‘피트니스 게임 바이크’는 TV를 보면서 자전거를 타는 운동운 물론 연동되는 게임까지 즐길 수 있는 장치다. 삼성전자는 이에 그치지 않고 스마트TV 게임 전문 개발사인 모블을 인수했으며 향후에도 스마트TV용 게임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LG전자도 자사의 스마트TV용 애플리케이션 장터인 스마트월드에 게임 콘텐츠를 대폭 추가하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전세계 누적 다운로드 1억 2000만 건을 달성한 ‘스왐피’와 ‘미니모터 레이싱’, ‘캐터필트 킹’등을 추가했으며 이후에도 ‘심즈 프리플레이’ 등 해외 유명 게임을 다수 출시할 예정이다.
이 같은 제조사들의 경쟁은 물론 영상 등의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사업자들의 게임 콘텐츠도 만만치 않다. LG유플러스는 구글과 합작한 셋탑박스를 선보이며 안드로이드 기반의 가벼운 게임은 이미 셋탑박스를 통해서 실행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 놨다.
여기에 기존 자사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인 C-게임즈를 통해 스마트폰은 물론 IPTV 환경에서도 다양한 게임을 구동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이미 다수의 타이틀이 서비스 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기존 비디오 게임을 벗어나 '크레이지 아케이드 비엔비', ‘열혈강호2’, ‘야구의신’ 등의 온라인게임도 서비스 되고 있어 그동안 TV에서 즐길 수 있었던 게임을 넘어선 형태를 자랑한다.
이와 함께 SK브로드밴드도 클라우드 스트리밍 서비스를 활용해 고사양 비디오 게임을 자사의 IPTV 서비스에서 구현할 수 있도록 했다. SK브로드밴드의 설명에 따르면 기존의 클라우드 서비스보다 속도가 빠르기에 더 높은 해상도로 빠른 게임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이외에도 KT나 헬로비전 등의 IPTV 서비스 업체들도 다양한 콘텐츠와 함께 게임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같은 스마트TV용 게임 경쟁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활발하다. 그래픽카드 제조사로 유명한 엔비디아는 6월 4일 대만에서 개막한 아시아 최대 PC관련 박람회인 ‘컴퓨텍스 2013’에서 자사의 테그라4 칩셋을 활용한 스마트TV에서 PC게임을 플레이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이밖에 진작부터 애플TV를 출시할 것이라고 알려진 애플이 차세대 스마트TV를 내놓는다면 스마트TV의 게임 콘텐츠 경쟁은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많은 제조사와 IPTV 서비스 업체들이 스마트TV 시장에 게임을 선보이고 있지만 기존 스마트폰이나 PC 시장과는 달리 뚜렷한 표준과 대안이 없어 아직은 본격적으로 확산이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몇몇 전문가들은 스마트TV 게임 시장에 애플의 iTV가 등장하며 이를 기폭제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애플의 새로운 TV자체에 대한 기대보다 표준화된 개발킷이나 컨트롤러 등이 확립되고 이를 기반으로 스마트TV용 게임이 성장할 수 잇다는 것이다.
이처럼 스마트TV가 새로운 게임 플랫폼으로 부상을 준비하고 있자 스마트TV 게임의 경쟁상대가 자연스레 비디오게임기기로 압축되고 있다. 거실에서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는 콘셉트가 일치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몇몇 코어게이머를 제외하고 거실에서 가벼운 게임을 즐기기 원하는 이용자들을 스마트TV가 흡수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가 7년 만에 차세대 기기를 발표하고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에는 셋탑박스 기능을 탑재하는 등 기존 TV제조사나 IPTV 회사가 서비스 하는 것 이상의 매력을 갖추고 있어 스마트TV가 새로운 게임 플랫폼으로 성장하기 위해 넘어야 할 큰 벽이 나타난 상황이다.
한 전문가는 “스마트TV용 게임은 언제 어디서나 즐기는 스마트폰용 게임과는 다르기 때문에 진정 새로운 게임 플랫폼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40년간 기술이 축적된 비디오게임기와 경쟁을 해야 한다”라며, “스마트폰 시장이 단순 이식을 뛰어넘어 스마트폰에 맞춘 게임으로 시장이 진화 한 것 처럼 스마트TV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을 살린 좋은 게임들이 출시 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TV가 새로운 게임플랫폼으로 급부상할 수 있을지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