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미들코어 모바일게임 '고전의 답습으로는 성공 어렵다'

미들코어 모바일게임이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약 2년전 ‘애니팡’을 시작으로 캐주얼 모바일게임은 빠르게 발전을 거듭해왔다. 몇몇 게임은 기존 게임들과 표절 시비가 있기도 했지만 기존 게임들의 장점을 계승하고 스마트폰이란 디바이스에 맞춰 시스템을 개량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후 많은 개발사들은 인기 장르의 흐름이 캐주얼에서 미들코어 장르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과거 온라인게임 시장이 그러했듯 사용자들의 니즈가 캐주얼에서 미들코어로 서서히 커질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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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개발사들은 미들코어 모바일게임 개발을 빠르게 진행했고 그 결과물들이 올해부터 속속 등장하고 있다. 최근 카카오 게임하기의 신작들도 부쩍 미들코어 장르가 늘어나는 것도 이러한 영향이다.

그런데 아쉬운 부분은 막상 게임의 완성품이 나와보니 이렇다 할 성적이나 재미가 느껴지지 않는 것들이 많다는 것이다. 개발 초기부터 기대와 관심을 받았던 게임들이 있었지만 결국 비슷비슷한 시스템과 내용들로 채워져 스마트폰에 최적화 된 미들코어게임은 아닌 느낌이 강하다.

일반적인 미들코어 게임들은 캐주얼게임 사용자들과 코어게임 사용자들을 폭넓게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캐주얼게임이 1회에 1분 남짓의 플레이타임을 가진 것에 비해 5분에 가까운 플레이타임으로 보다 깊고 빠져들만한 내용이 필요하다. 때문에 미들코어 게임은 캐주얼게임 보다 많은 콘텐츠와 재미, 그리고 만족도, 다음 플레이를 위한 연속성 등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런데 최근 등장하고 있는 미들코어 게임들은 이러한 요소들이 부족하며 과거 PC게임이나 패키지게임의 시스템들을 스마트폰게임으로 재활용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진하다.

과거의 게임들의 장점을 계승, 발전시키는 것이라면 충분히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모바일 캐주얼게임이 스마트폰에서 한 단계 발전한 것과 비교하면 현재의 분위기는 정체된 모습으로 다가온다.

특히 중요한 부분은 과거 PC게임이나 비디오게임들은 현재 미들코어게임 사용자와 추구하는 모습이나 플레이패턴이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스마트시대의 미들코어 게임이라면 짧은 시간 동안 연속성을 가질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해야 하는데 전달 방식과 활용에서 PC나 게임기의 모습을 그래도 가져오고 있다.

잡혀간 공주를 찾거나 악의 대마왕을 찾아 복수하는 시나리오는 이제 고전 게임 마니아들도 식상함을 느낄 수 있다. 많은 일본의 RPG들도 최근에는 무거움을 벗고 캐주얼하게 접근하고 있으며, 휴대용 게임기로 고전 명작들이 외전 형태로 캐주얼하게 등장하는 것이 일본 RPG 시장의 트렌드가 됐다.

다소 식상한 시나리오라 할지라도 감각적이고 임펙트 있는 표현법이라면 최근 사용자들에게 통할 수 있다.

영화에는 5분의 법칙이란 것이 있다. 초반 5분 동안 영화의 대략적인 목적이나 흐름을 임펙트 있게 보여주면 관객들의 집중도와 만족도, 그리고 성적을 올릴 수 있다는 내용이다.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은 이 부분에서 충실하게 제작된 대표적 게임이다. 미들코어 게임은 아니지만 전달 방식에 있어서는 충분히 참고할 만한 부분이다. 최근 인기인 회색도시도 장르의 특성도 있지만 흥미로운 미스테리 사건을 초반 임펙트 있게 전달함으로서 사용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블레이드앤소울은 사부의 복수, 회색도시는 살인범 찾기 라는 식상할 수 있는 소재의 약점을 표현법으로 극복한 것이다.

또한 현재 미들코어 게임들은 미들코어를 표방하고 있지만 초반을 제외하고는 다소 코어한 게임성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캐주얼 사용자들이 넘기 힘든 허들이 다수 존재하며 이러한 난이도의 문제의 해결 방법이 결제라는 수단을 통해 해결할 수밖에 없는 것도 난제다.

때문에 캐주얼게임 사용자는 허들이 높게 느껴지고 코어게임 사용자에게는 손이 많이 가고 귀찮은 시스템들로 느껴질 가능성이 있다.

수많은 캐주얼게임과 과거 인기게임들 가운데서 미들코어 게임이 성공하고 자리를 잡아나가기 위해서는 ‘혁신’이나 표현법의 전환이 필요하다. 캐주얼게임은 직관적 재미로도 사용자들을 매료시킬 수 있지만 미들코어 게임은 보다 깊게 파고들만한 요소와 최적화된 플레이 방식이 필요하다.

유료화 모델 역시 난이도 해결이 아닌 다양한 기회 제공으로 접근해야 사용자들의 불만을 줄일 수 있고, 꾸준한 결제도 가능한 부분임을 명심해야 한다.

기대치와 눈높이가 너무 높은 것일 수도 있겠지만 아직 미들코어 모바일게임이 갈 길은 다소 멀어 보인다. 현재의 게임들로는 기존 캐주얼게임들과의 경쟁은 물론이고 생존에서도 쉽지 행보를 이어 나갈 것으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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