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 빠지는 모바일 게임 시장..게임사들 '위기감 고조'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 조금씩 거품이 걷히는 모습이다.
아이폰 태동 당시부터 카카오톡 게임하기의 출시까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우던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수많은 벤처 기업의 도산, 그리고 최근 대형 기업들까지 이어지는 매출 불균형 소식 등으로 점차 시장을 보는 시선이 재조정되고 있다.
만약 성공한다면 월 단위로 수십 억원의 매출을 일으킬 수 있는 시장이기도 하지만, 온라인 게임 이상으로 경쟁이 치열하고 수명이 짧다는 점 등 게임사들 사이에서도 더이상 모바일 게임 시장이 블루오션이 아니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상황이다.
< 카카오톡 영향력 갈수록 떨어져>
카카오톡 영향력이 갈수록 떨어지는 것도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을 위기로 보는 요소 중 하나다. 카카오톡은 현재 마케팅 측면으로 게임 다운로드를 활성화시켜준다는 역할을 강조하며 게임사 매출의 30%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카카오톡을 통해 게임을 내놨다 하면 어느정도 선전할 수 있었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마케팅 효과가 눈에 띄게 감소되고 있다. 매주 4~7개의 카카오톡 게임이 등 장하다 보니 카카오톡 게임들 사이에서도 경쟁이 치열해지고, 매주 눈에 띄는 1~2위 게임을 제외하면 총 매출이 몇천만 원에 그치는 상황도 비일비재하다.
그나마도 전체 매출에서 구글이 30%, 카카오톡이 21%를 떼가다 보니 개발사 입장에서 '먹을 게 없다'는 불만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카카오톡의 쉐어율이 과하다는 목소리도 점점 힘을 얻고 있다.
< 마케팅 역할 점점 커져.. 모바일 마케팅 비용 상승>
개발 대비 마케팅 비가 상승하는 점도 문제다. 과거에 커뮤니티, 홍보 동영상, SNS 등 간단한 형태의 마케팅이 주 였다면, 이제는 대기업 주도로 편성되어 TV, 네이버 전면, 버스, 지하철 광고 등 큰 비용을 들여야 가능한 마케팅 방식까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때문에 현재 모바일 게임 시장은 마케팅 비용이 눈에 띄게 상승하고 있고 이같은 현상은 자본이 부족한 중소 개발사들의 성공 가능성을 현저히 낮추는 요소가 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최근에는 중소 개발사들이 카카오톡에 채택되었더라도 별도의 퍼블리셔를 찾는 경우가 늘어나는 상황이다. 하지만 개발사는 구글과 카카오톡에 51%의 매출 쉐어를 나눠준 후 남은 49%를 퍼블리셔와 또 반씩 나눠야 하다 보니 웬만큼 성공시켜서는 돈을 벌지 못한다. 게임 매출이 1억 원이 된다면 개발사 몫은 2천4백50만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 성공 기업들 조차.. 바짝 졸라매기>
모바일 게임 분야에서 성공 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중견 게임사들도 긴장하긴 마찬가지다. 스마트폰이 고사양이 되다보니 예전보다 인력은 많이 들어가고, 트렌드를 쫓아야 하는데 시간은 모자라고, 게다가 성공도 보장되지 않다보니 자연스럽게 '개발자 쪼이기'로 들어가는 경우가 늘고 있다.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국내 대표 모바일 게임 전문사로 유명한 컴투스, 게임빌도 3분기 들어 회사 분위기가 확 급변했다는 후문이다. 경영진부터 '쇄신'을 강조하며 하반기에 출시할 게임들을 분석하고 재정비에 나섰다고 한다.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 성공 기업으로 꼽히는 CJE&M 넷마블과 위메이드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넷마블은 '모두의 마블''다함께 차차차' 등으로 성공신화를 보였지만 강도 높은 업무 분위기가 만연하다. 위메이드도 구조조정 소문이 기정 사실화 되어 있다. 아예 이름이 낯선 중소 기업들이나 막 게임을 시작한 벤처기업들은 대거 도산하거나 다른 회사에 유입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 모바일 게임 시장은 갈수록 점점 더 위기감이 고착되고, 긴장된 분위기로 흘러갈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같은 상황에 업계의 한 관계자는 "불과 1년전만 해도 다작을 내는 것이 업계의 트렌드 같았지만, 이제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양질의 게임을 내는 쪽으로 방향이 전환되고 있다."며 "더이상 모바일 게임 시장은 환상의 시장이 아니다. 너무도 힘든 블러드 오션임을 알고, 성공을 위해 게임의 고퀄리티화와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고안해야 한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