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밴드 for Kakao, 가능성 아닌 '느낌표'가 필요하다
할러윈이 개발하고 아프리카TV에서 서비스하는 '모두의 밴드 for Kakao'는 밴드 공연이라는 독특한 주제를 표방한 스마트폰용 리듬 액션 게임으로, 출시된 지 하루 만에 모바일게임 순위 1위에 올랐을 만큼 많은 관심을 모은 작품이다.
게이머는 밴드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악기들인 기타와 베이스, 그리고 드럼 중 하나의 악기를 골라 각 악기마다 독자적인 연주 방식을 사용해 주어지는 다양한 곡들을 연주하게 된다.
곡의 연주에 있어 각 노트들은 연주의 중요 포인트를 잘 잡고 있으며, 노트 터치시의 연주 사운드 또는 효과 역시 음악에 대한 대단한 지식이 없이도 “내가 악기를 연주하고 있다”는 점을 잘 인식하게 해주며, 진행 스피드 역시 긴장감을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도 연주 방식을 제대로 알고 있다면 당황하지 않고 즐길 수 있게 해준다.
또한 각종 공연에서 분위기가 고조됐을 때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제창(콘서트에서 관객이 연주자와 함께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통칭 '떼창'이라고 부른다)을 게임 내에 구현했다는 점이 현실감을 한층 높여주며 '공연'이라는 게임의 주제를 잘 살려준다.
여기에 수준 높은 오리지널 곡들이 귀를 즐겁게 해주며, SKID ROW의 'I remember you'나 L'arc~en~ciel의 'Driver's high'와 같은 인기 록 넘버는 물론 마이클잭슨의 'Beat it'등의 팝송, 그리고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크레용팝의 '빠빠빠'와 같은 댄스곡까지 다양한 인기곡들을 밴드 스타일로 재구성해 즐길 수 있다는 점과 그 새로운 시도가 예상보다 어울린다는 점은 이 게임의 가능성을 충분히 엿볼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이런 장점들은 게임이 가지고 있는 시스템적인 장애물에 걸리며 게임의 재미를 제대로 드러내 보이지 못한다.
우선 노트 판정이 여느 게임에 비해 박한 편인데, 특히 게임 내에서 고난이도 악기로 꼽히는 기타나 베이스의 경우 상하 또는 좌우로 튕기는 플레이가 있고 롱 노트의 끊는 타이밍에서 실수를 하는 경우가 많이 보인다.
연주의 정확성을 추구하자면 어쩔 수 없지 않냐는 이야기가 나올 수는 있지만, 이것이 난이도 선택이 있는 상황에서 낮은 난이도에서까지 같은 상황이 반복된다면 결코 시스템의 특징이라고는 보기 어려운, 그저 '점수를 깎기 위한 빡빡한 판정'에 지나지 않는다.
결국 게이머들 중 상당수는 노트 판정이 박한 기타나 베이스는 제쳐두고 '비교적' 간단한 드럼에만 몰두하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으며, 이런 모습은 다양한 악기를 이용해 합주를 보여주겠다던 게임의 원래 의도와도 거리가 있음은 분명하다.
차라리 쉬운 난이도와 높은 난이도의 차이를 보다 극대화하는 방법을 추구하는 것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 만큼 이 게임의 기타 및 베이스 플레이는 '모두의~'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리듬액션 초보자에게는 어려움으로 가득하다.
또한 게이머가 밴드를 이끌어 연주로 인기를 끈다는 설정이다보니 '팬'이라는 수치가 굉장히 중요하게 여겨지는데, 이 '팬'이 연주 실력조차 무시할 만큼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보니, 연주보다는 팬을 얻기 위한 수단, 즉 악기와 공연장을 업데이트하고 친구를 보다 많이 사귀어야 하는 부분에 게임 진행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심지어는 친구가 거의 없는 상태의 풀 콤보 플레이보다 팬이 잔뜩 몰려있는 상황에서의 올 미스가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정도이다보니, '모두의 밴드'라는 게임명에서 등장하는 '모두의'가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이 아닌' 많은 친구가 필요한'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즉 이 게임은 리듬 액션에 합주를 더한 것이 아니라, 카카오에 기반을 둔 소셜 네트워크 시스템에 리듬 액션이라는 도구만 빌려다 놓은 듯한 느낌이 든다.
여기에 꾸준히 업데이트와 점검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끝날줄 모르는 버그와 오류도 에러가 뜨며 재로딩을 하면서 사라지는 코인만큼이나 게이머의 의욕을 날려버리는 마이너스 요소 중 하나이며, 곡의 수도 여타 게임들에 비해 적은 만큼 흥미 거리의 보충이 시급하다.
적지 않은 게이머들이 '모두의 밴드 for Kakao'를 즐기면서 “이거다!”라는 느낌을 받기보다는 “독특하긴 한데 업데이트도 적고 시스템이 별난 게임”이라고 반응하는 점은 비단 여타 리듬액션 게임과는 다른 모습의 시스템에 대한 지적만은 결코 아닐 것이다.
'모두의 밴드 for Kakao'는 모바일게임을 통해 오랜만에 만나는 밴드형 리듬 액션 게임으로, 개성적인 악기 연주와 제창, 의외의 곡 선정 등 독특한요소들로 가득해 반가움을 안겨줬지만, 게임을 즐기면서 경험하게되는 지나친 소셜중심의 시스템이나 자비 없는 판정 시스템, 그리고 버그나 오류 등 연주 중의 '삑사리'만큼이나 거슬리는 불편함들은 게임의 흥미를 반감시킨다.
결국 이 게임은 앞으로의 업데이트나 꾸준한 곡 추가를 통해 반전을 노리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발전 방향일 것이며, 변화는 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
우리는 그동안 다양한 모바일게임을 즐기며 기대감을 높여놓고는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식으로 실망을 안겨준 게임을 다수 만나왔으며, 그런 게임들 중 상당수는 충분히 좋은 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그 장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부디 '모두의 밴드 for Kakao'를 통해서는 이런 아쉬움을 만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며 앞으로의 업데이트나 곡 추가가 게임의 미래를 보다 밝혀주는 좋은 사례로 남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