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클립스워 사태, 개발사의 하소연 "사기 퍼블리셔에 속았습니다"

“약 3개월이란 시간 가운데 서비스할 회사를 찾지 못하면 회사가 무너질 상황이었어요. 지인의 소개로 게임스쿨TGC란 곳과 계약을 하게 됐죠. 하지만 계약 사항 중 제대로 지켜진 것이 없었고, 사태가 이 지경까지 오게 됐네요. 이건 아니잖아요. 게임을 이렇게 끝내는 건 정말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믿고 게임을 즐겨준 사용자를 위해서라도 이렇게 끝내면 안됩니다”

이클립스워를 개발한 엔돌핀소프트의 김현수, 김현우 대표의 이야기다. 이들은 약 4년에 걸쳐 MMORPG 이클립스워를 개발했다. 대작 게임을 목표로 개발한 것은 아니었다. 국내 사용자들이 꾸준히 오랜 기간 즐길 수 있는 MMORPG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4년 간의 청춘을 바쳤다.

엔돌핀게임스쿨tgc계약서
엔돌핀게임스쿨tgc계약서

마음 맞는 개발자들과 게임의 완성만을 보고 달려왔는데, 사기 계약으로 인해 마지막 꿈이 날아갈 위기에 빠졌다. 정확히 이야기 하면 사실상 개발사 엔돌핀 소프트는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다.

엔돌핀 소프트는 조만간 장기 휴업의 상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직원들의 최소한의 퇴직금은 지켜주기 위한 방편이다. 더 이상 회사 운영을 고집하면 월급은 커녕 식대도 제대로 지급 못하는 그들에게 더 이상 면목이 없다는 것이다.

이미 두 대표는 개발자들의 대부분에게 퇴직금을 지불하고 권고사직 형태로 회사를 떠나게 했다. 개발자들의 앞길을 막지 않기 위해서였다. 여전히 개발자들은 끝까지 이클립스워의 서비스를 위해 현재까지 회사를 지키고 있는 이들도 있다. 업무 후에 회사로 돌아와 야근을 하는 이도 있다. 무임금 상태로 말이다. 어떻게든 자신이 만든 게임을 서비스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다.

“일단 서버를 내린 것은 잘못된 판단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시의 상황은 게임스쿨TGC 측에서 돈을 지불하기로 한 날짜를 지키지도 않았고, 게임의 핵심 코드를 몰래 빼내려는 정황도 발견되었으며, 서비스를 위한 최소한의 지원도 없었습니다. 서버를 내리면 대화의 창구가 다시 만들어질거라 생각했죠. 물론 상황은 크게 달라졌지만요”

“결국 지인들에게 평생 들을 수 있는 욕은 다 먹었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술한잔하고 잠들었다가 깨어보니 ‘개발사 연락두절 후 잠적’이란 뉴스들이 쏟아져 나왔고 무언가 잘못됐다는 생각에 곧바로 서비스를 재개하려 했죠. 그런데, 게임스쿨TGC 측에서 무단으로 비밀번호를 변경해 서비스를 재개할 방법이 없습니다. 백번 생각해도 게임을 중단한 것은 잘못이었습니다. 현재는 믿고 게임을 즐겨준 사용자들을 위해서라도 게임을 재개하고 싶은데 그것마저도 어렵게 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실수도 있었지만 현재의 상황으로 치닫게 된 이유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했다. 현재는 게임을 다시 오픈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 중이며, 자신들과 같은 피해자가 없도록 최대한 사건을 정확하게 알리는 것이 목적이라 했다. 현실적으로 회사의 운영은 어려워졌지만 게임스쿨TGC 관계자들에게 다시 피해를 입는 이들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게임스쿨사칭2
게임스쿨사칭2

이번 사건이 급물살을 타게된 것은 게임스쿨TGC가 게임스쿨과 관계없는 회사임이 밝혀지면서였다.

“사건이 확산되자 게임스쿨 임동균 대표님에게 메일이 왔습니다. 게임스쿨TGC(대표 김현오, 사업이사 김현우) 때문에 자신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내용이었죠. 정식으로 형사 고발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씀하시더군요. 김현우 사업이사는 게임스쿨TGC가 20년 전통의 게임 인재 육성기관이라고 소개했지만, 이는 실제 게임스쿨에 대한 이야기로 게임스쿨TGC는 2008년에 설립되어 연혁과 사이트, 메일 등 게임스쿨이라 생각될 정도로 치밀하게 준비된 곳이었어요”

김현우 이사는 게임스쿨 강사출신으로 2008년 학원비 횡령으로 강제 퇴사 조치를 당했고 퇴사 이후 게임스쿨의 주인이라 사칭하고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 행사 등으로 옥살이까지 한 사기 전과3범이었다.

그들은 폐업 처리와 대표를 변경하는 방식으로 회사의 운영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게임스쿨 TGC의 대표는 회사의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인력으로 대표 명의가 변경된 상황이다.

엔돌핀소프트
엔돌핀소프트

게임스쿨TGC는 엔돌핀 소프트와 만나 게임스쿨인 것처럼 꾸며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고, 플레이위드와 PC방 계약을 체결했으며 게임의 오픈을 앞두고 행사까지 진행하며 철저하게 게임스쿨인양 행동했다.

“계약서를 만들고 계약 초기에는 큰 문제나 의견 차이는 없었습니다. 정상적으로 계약서를 작성했고, 저희는 빠른 서비스와 향후 관계를 위해 계약금 대신 매출이 발생하면 증자 형태로 지원금을 받는 형태로 조율을 약속했구요”

하지만 그것이 불행의 시작이었다. 게임스쿨TGC는 계약서 내용은 물론 구두로 약속한 내용 중 제대로 지켜진 것이 없었다. 대형 포털사이트 프로모션을 약속했지만 유명 게임웹사이트에 배너 광고가 고작이었다.

“서비스 시작으로 예정된 날자는 다가오는데 프로모션은 커녕 홈페이지가 만들어지지 않는 일이 발생했죠. 결국 서비스는 연기됐고, 그때부터 계약서와 말이 본격적으로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기본적인 프로모션이 진행되지 않는 가운데, 게임이 위기에 빠진 것에 대한 문제만 이야기 하더라구요. 발생한 매출에 대해서도 계약서대로 집행이 되지 않았고 개발사는 개발사대로 어려운데, 자신들의 문제만 강조할 뿐 이렇다할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오픈 이후 모든 사용자의 DB가 게임스쿨TGC 측에 있습니다. 현재 비밀번호만 알면 바로 게임의 재개가 가능한 상황입니다. 사용자들의 데이터가 고스라니 저장되어 있기 때문에 비밀번호만 알면 문제 없이 게임의 오픈이 가능하죠. 최소한 믿고 게임을 즐겨주신 사용자들에게 게임을 서비스해드리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하지만 일이 다소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아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네요”

게임 행사에서는 국내 개발사들을 위한 서비스와 지원, 재능 기부 등을 설명하기도 했지만, 게임스쿨TGC는 재능 기부는 커녕 학원생을 이용해 테스트 및 동영상과 자료를 제작하게 한 뒤 수업 태도 불량으로 인해 학원에서 쫓아내는 일까지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엔돌핀 소프트 사건은 양사의 진실 공방 형태로 진행 중이다. 그런데 엔돌핀 소프트는 계약서를 비롯해 모든 메일과 내용을 공개하고 있는 반면 게임스쿨 TGC는 게시판을 막고 철저하게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또한 엔돌핀 소프트와 게임스쿨은 지난 20일 법원에 손해배상 및 형사고소를 위한 소송 절차에 공식으로 들어갔다. 명의 도용으로 인해 계약 자체가 무료가 되어 계약 해지가 유력하지만 정식 절차에 따라 법적 심판을 받게 하겠다는 목표다. 영세한 개발사의 피해도 막기 위함이다.

“답답한 마음에 이렇게 하소연이라도 하고 싶었습니다. 이제 큰 돈이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는 한 정상적으로 개발사가 회생할 방법은 없어보입니다. 그래도 이번 사건이 최대한 많이 알려져서 더 이상의 피해자가 없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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