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학동의 모바일 게임 따라잡기] 스마트폰 게임, 어떻게 알릴 것인가
바야흐로 스마트폰 시대다.
애플의 아이폰이 등장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대다수 사람들의 손에 스마트폰이 쥐어져 있다. 과거 지하철에서 흔히 보이던 PMP나 MP3, NDS나 PSP와 같은 기기들은 멸종의 길을 걸은지 오래고, 스마트폰의 기세는 하늘을 찌른다.
그런 변화에 따라 게임 산업도 확 달라졌다. 콘텐츠의 주도권이 확 모바일로 이동되는 모양새다. 소위 하루에 수억 원씩 버는 '대박' 게임들이 나오면서 스마트폰 게임 개발에 전국이 들썩이고 있다. 개발사들도 모바일 게임 개발에 여념이 없고 창업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과연 이런 현상이 개발사들에게 마냥 좋은 것일까 생각해보면,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시장이 커진 것 이상으로 경쟁도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개인 개발자들에, 중견 개발사들에, 이제는 온라인 게임만 개발하던 대기업들에, 외국 기업들까지 끼어들면서 무한 경쟁시대가 도래했다. 레드 오션이 아니라 블러드 오션이다.
때문에 스마트폰 게임 시장은 게임을 잘 만드는 것만큼이나 잘 알리는 게 중요한 시장이 됐다. 아무리 잘 만들어도 이제 마케팅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게 된 시장인 셈이다. 그렇다고 대기업들처럼 TV며, 포털이며, 버스며 지하철이며 펑펑 마케팅 비를 써댈 수도 없는 노릇인데…해답은 없을까.
우선 중소 개발사나 스타트업 개발사가 가장 먼저 검토해야 하는 것은 카카오톡과의 접촉이다. 조금씩 영향력이 떨어져가고 있다지만 카카오톡은 현재 시점에서 가장 강력한 마케팅 툴이다.
일례로 컴투스 마케팅 담당자들도 “돈을 얼마를 쓰든 마케팅을 뭘 하든 그 위에 카카오톡 게임이 있다.”고 컨퍼런스에서 밝힌 바 있다.
카카오톡에 컨택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하지만, 몇가지 원칙을 세우고 도전하면 그만큼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첫 번째는 카피캣 게임의 금지다. 카카오톡에는 ‘다함께 차차차’, ‘드래곤 플라이트’ 등을 본 딴 형태의 카피캣 게임들이 하루에도 수십 개씩 제안이 들어온다고 한다. 이런 류의 벤치마킹 게임들은 이제 철저히 걸러진다고 보면 된다. 반대로, 독창적인 방식을 가져간다면 그만큼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과금 구조의 명확성과 인터랙션이다. 우선 한 눈에도 과금 구조가 명확해야 한다. 카카오톡도 매출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네트워크를 통한 유저 간의 커뮤니케이션 요소도 주요 체크 포인트라고 한다.
세 번째는 게임성이다. 이 부분은 사실 논란의 여지가 있다. 카카오톡 내부에서 평가할 때 재미있으면 통과되는 것이고, 아니면 마는 것이라 명확한 기준이 없다. (애초에 명확하게 기준을 둘 수도 없기는 하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최근 제안되는 게임들의 퀄리티가 꽤 높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그래픽과 조작 모두 퀄리티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카카오톡과 접촉해서 승인을 받든 안받든, 개발사 입장에서는 차후 마케팅도 또 고민해야 한다.
만약 자체적으로 마케팅이 여의치 않다면, 마케팅을 잘하는 게임 퍼블리셔를 찾는 게 좋다. 서버 문제도 있고, 유저 응대 부분도 있고 스타트업 개발사가 혼자 개발해서 서비스하기에는 만만치 않은 시장이 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만약 카카오톡에 게임이 들어가기로 협의가 됐다면 게임의 몸값은 시장에서 2배 이상 커진다.
한걸음 시선을 돌려 마케팅 기법 측면으로 소개해보자면, (게임 카페나 사이트에 리뷰나 소개글 등 간단한 것들은 기본적으로 진행한다는 전제하에) 크게 CPI 마케팅과 입소문 마케팅으로 나눌 수 있다.
CPI 마케팅은 예를 들어 다른 인기 게임에 더부살이를 하는 방식이다. 트래픽이 높은 파워앱들에 의뢰해서 해당 게임을 다운로드 받도록 유도하는 마케팅 기법인데, 오픈마켓에서 가장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는 방식이어서 인기가 높다.
다만 다운로드 건당 과금이 있고, 최근에는 유저들이 이런 방식에 익숙해져서 다운로드만 받고 해당 앱을 이용 안하는 등 다소 효과가 약해지는 추세다. 그래도 순위를 올리려면 기본적으로 진행하는 편이 좋다.
입소문 마케팅은 게임의 형태, 타겟층에 따라 초점을 잡아서 진행하면 돈을 크게 들이지 않고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몇가지 성공적인 예를 들어 보겠다.
[1] 애니쿠폰이나 카카오 테마 활용
게임빌의 ‘에어펭귄’이나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은 애니쿠폰이나 카카오 테마를 통해 효과를 본 케이스다. 두 게임 모두 오픈마켓에서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굉장히 매력적인 테마나 애니쿠폰을 준비해놓고, 게임을 다운받으면 메신저로 해당 테마가 오는 이벤트를 여는 방식이다. 테마를
본 다른 유저들이 입소문을 내면서 다운로드가 급증했다고 한다.
[2]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승부
사람들이 생각치 못한 아이디어는 입소문을 통해 빠르고 광범위하게 전파된다.
일례로 피엔제이에서는 ‘원조 낚시광’ 시리즈에서 대회를 열고, 일정 점수에 도달한 유저들에게 실제 회를 배달하는 마케팅을 열었다. 실제 광어회를 받은 사람들이 늘면서 입소문이 났고, 자연스럽게 게임 다운로드가 급증했다.
게임빌도 피처폰 시절에 ‘놈2’라는 게임을 내면서 유저들의 메시지를 우크라이나의 전파망원경을 통해 우주로 쏘아보내는 이벤트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당시 3만5천명이 이벤트에 참가했다. 또 게임빌은 ‘제노니아’ 게임 내 캐릭터에게 코스튬을 하고 쏘핫(So Hot) 댄스를 추게 해서 입소문을 유도한 바 있다.
[3] 철저한 타겟층 공략 마케팅
게임 대상에 대한 타겟층의 공략도 마케팅에 있어 정말 중요한 요소로 지목된다.
구글마켓에서 지속적으로 매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야구게임 ‘마구마구’는 타겟에 맞는 쿠폰 마케팅을 한 것이 큰 효과를 봤다. 게임머니나 캐시가 들어있는 게임 쿠폰을 야구장에서 뿌림으로써 지속적인 다운로드를 유도해 게임의 수명이 연장됐다는 후문이다.
또 다른 야구 게임 ‘이사만루’도 최대 커뮤니티 엠엘비파크 불펜회원 초청 간담회 등으로 효과를 봤다고 한다. ‘트레인시티’라는 게임은 기차 게임인 만큼 코레일과 제휴를 맺고 진행한 기차 여행 프로모션이 효과가 컸다고 한다.
[4] 연예인 등 유명 IP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연예인이나 유명 IP를 활용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연예인을 쓰기에는 비용이 만만치않기 때문에, 개발사 혼자서는
어렵고 퍼블리셔가 있는 경우 적극적으로 제안해볼 수 있다.
일례로 ‘다함께 차차차’는 ‘로보카폴리’를 게임 내에 등장시킴으로써 매출이 2배 가까이 급증한 사례가 있다. 씨투디게임즈에서 개발한 ‘김준현의 공기놀이’는 특별한 마케팅을 하지 않았는데도 개그맨 김준현의 효과를 받아 마켓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정해진 지면 안에서 몇가지 소개를 하지 못했지만, 결국 스마트폰 게임 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게임성과 아이디어라고 할 수 있다. 게임성이 좋다면 카카오톡이나 퍼블리셔를 만나 각종 걱정이 일거에 해소될 수 있다. 만약 직접 서비스한다고 가정한다면 아이디어성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
현재 시점에서 보면 스타트 기업에게 스마트폰 게임 시장이 만만치 않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창업진흥원 등 각종 정부의 지원, 돈을 안고 양질의 게임을 기다리는 퍼블리셔들.. 그리고 대박이 한 달에 한 건 정도는 터지는 시장 상황 등 도전해 볼만한 시장인 것도 사실이다. 스타트업 기업들이 출시전 전략을 잘 세워서 점점 중견 기업으로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 이 글을 보는 모든 스타트업 기업들이 건승하길 기원하면서…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