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기는 것이 능사? 게임은 없고 섹시함만 남은 게임업계

섹시함이란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많은 이들, 특히 남성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게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무언가를 홍보하는 데 있어서 섹시함을 부각시키는 것처럼 효율적인 것을 찾기 어려울 지경이다.

남자는 여자를 좋아하고 미녀는 더더욱 좋아한다. 취향의 차이야 있겠지만 이는 대부분이 공감하는 사실일 것이다. 그렇기에 남성 이용자들이 많은 시장에서는 섹시함을 무기로 내걸고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려는 노력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스포츠가 그렇고 걸그룹이 그러하다. 그리고 이러한 행보는 내딛는 시장으로는 게임 시장을 빼놓을 수 없다.

최근 게임시장에는 여성 모델들이 유난히 부각되고 있다. 지스타와 같은 게임쇼에서 여성 모델들을 기용하는 경우는 과거에도 많았지만 최근에는 여성 모델들이 게임과 관련돼 좀 더 적극적으로 기용되고 있는 모습이다. 게임시장의 파이가 커지면서 인기 연예인을 게임 모델로 활용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미인을 간접적으로나마 자주 만나볼 수 있다는 건 남성 입장에선 반가운 일이다.어디에서건 미녀를 목도하는 것을 꺼릴 남자는 드물다. 하지만 이러한 진리 아닌 진리가 배경에 깔려 있음에도 최근에는 이러한 게임 광고 행태를 지적하는 게이머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들이 지적하는 것은 하나다. 게임 광고에서 게임은 사라지고 모델만 남아있다는 것이다. 광고를 봐도 게임이 어떤 게임인지를 파악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게임 내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코스프레를 한 모델의 모습을 활용한 홍보가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물론 이러한 방식은 홍보, 마케팅의 한 가지 방편이다. 비난할 수는 없다. 이를 통해 게임의 이름을 알렸다면 업체 입장에서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셈이니 말이다. 하지만 게임의 특징은 전혀 알 수 없이, 섹시한 의상을 입은 모델의 포즈만이 부각되다보니 '이 게임이 무슨 장르의 게임인지 알 수가 없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모델을 띄워주자는 것인지 자신들의 게임을 띄우자는 것인지 알 길이 없다는 이야기다.

게임 소식은 전혀 없이 모델의 화보만을 공개하는 게임 업체들도 많은 상황이다보니 게이머들의 이러한 지적이 괜한 소리는 아닌 듯 싶다.

잘못된 광고의 예로 흔히들 말하는 것이 ‘모델만 기억에 남고 제품은 기억에 남지 않는 경우’이다. 최근 게임업계에서 흔히 만나볼 수 있는 광고전략에 그대로 부합하는 이야기다. 영화계에서도 한 때 배우의 노출을 담보 삼아서 사람들의 이목을 끌려는 홍보가 유행처럼 번진 적이 있다.

하지만 이런 영화들이 모두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다. 호기심을 자극할 수는 있을 지언정, 정작 관객들을 극장으로는 끌어오지 못 한 경우도 수두룩하다. 평단과 관객들의 평가를 좌우하는 요소로 '노출'이 큰 효과를 발휘한 것도 아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장이 레드오션이 되다보니 사람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 위해 섹시 컨셉의 홍보를 펼치는 게임들이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이 자극에 빨리 익숙해진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런 자극적인 광고로는 단기적인 효과만 얻을 수도 있다"라며, "노출만 부각시키며 홍보하던 영화가 '내용은 없고 노출만 남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며 심한 경우는 포르노그라피로 격하되기도 한다. 섹시함만을 강조하는 광고로는 자칫 자신들의 게임의 평가를 격하시키는 부작용을 나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게임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