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L 최초의 이통사 더비, 우승 전적에서 SKT1 우세?
이쯤 되면 e스포츠계의 엘클라시코라고 할만하다. 바로 국내 e스포츠가 시작된 이래 언제나 결승전 혹은 벼랑 끝에서 서로를 만나 수 많은 명경기를 선보였던 SK 텔레콤 T1(이하SKT1)과 KT 롤스터(이하 KT)가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에서도 챔피언의 자리를 놓고 다시 한번 격돌하니 말이다.
사실 그 동안 SKT와 KT는 국내 최대 규모의 이동통신사로써 e스포츠 분야에서 사사건건 대립해 왔다.
두 기업은 스페셜포스, 카운터스트라이크, 서든어택 등 FPS 프로리그에서 언제나 우승을 다퉈왔으며, 스타리그의 경우 SKT1와 KT는 당시 최고의 기량을 선보인 선수들을 이끌며 수 많은 명경기를 펼쳐내는 등 e스포츠의 황금기를 이끄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 받고 있다.
여기에 최근 KT가 프로야구 10구단을 창설하며, 프로야구에서도 SK와 KT간의 통신사 더비가 이루어지는 등 e스포츠, 야구, 농구 등 다양한 스포츠 분야에서 두 기업의 라이벌전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e스포츠에서 만큼은 SKT1이 KT보다 역대 우승 전적에서 우세를 점하고 있다는 점이다.
스폐셜포스, 카운터스트라이크, 서든어택 등의 FPS 프로리그에서 SKT1은 KT에 비해 우위를 점하고 있었으며, 지난 해 막을 내린 스타리그의 경우 상대 전적은 압도적으로 KT가 앞서나 포스트시즌에서는 SKT1이 우세를 점하고 있었다.
지난 2005 스카이프로리그 전기리그 플레이오프 광안리 결승에서 KT의 전신인 KTF를 최종 스코어 4:1로 물리치며 통합리그 전기리그 우승을 차지한 것을 시작으로 SKT1은 매번 KT의 발목을 잡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특히, 지난 2012년 ‘SK플래닛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시즌1’ 결승전에서는 마지막 7경기까지 진행되는 접전 끝에 당시 적수가 없다고 평가를 받았던 최종병기 이영호를 상대전적에서 월등히 뒤지던 김택용이 승리를 차지하는 이변을 일으키며 SKT1이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처럼 SKT1과 KT는 언제나 상대 전적도, 선수들 간의 상성도 통하지 않는 치열한 승부를 펼치며 명경기를 양산해 왔으며, 이제 두 라이벌은 LOL 최초의 이통사 더비를 맞이하게 됐다.
이번 LOL 챔피언스(이하 롤챔스) 서머시즌 결승전에 오른 팀은 SKT1과 KT 블리츠B 팀으로, 두 팀 모두 화려한 개인기를 가진 선수들과 대규모 전투 이른바 '한타'에서 강점을 보이며, 수 많은 강팀들을 물리치고 결승에 진출했다.
지금까지 많은 전문가들과 게이머들은 정글러에서 탑솔러로 포지션을 변경해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는 인섹(최인석)과 죽지 않는 원거리딜러 스코어(고동빈), 팀의 지휘를 맡고 있는 서포터 마파(원상연) 등을 보유하고 있는 KT 블리츠B의 우세를 점하고 있는 상황.
하지만 SKT1 역시 만만치 않은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발군의 기량을 뽐내며 최강의 미드라이너로 거듭나고 있는 페이커(이상혁)와 이번 대회의 떠오르는 스타 중 한 명인 탑솔러 임펙트(정언영), 하단(이하 바텀) 최강이라는 MVP오존의 임프(구승빈)과 마타(조세형)을 무력화 시킨 원거리딜러 피글렛(채광진)과 서포터 푸만두(이정현)의 기량 역시 만만치 않은 모습이다.
더욱이 우세를 점하고 있는 KT 블리츠B 역시 결승전에 오른 적이 없다는 점과 모든 대회에서 번번히 탈락의 고비를 맛보게한 MVP 오존을 SKT1이 4강에서 꺾어 기세가 만만치 않다는 점의 등 다양한 변수가 존재해 일방적인 승부는 나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번 롤챔스 서머 결승전은 전세계 최강팀을 가리는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에 진출하기 위한 서킷포인트가 달려 있다는 점과 인섹과 임펙트, 류와 페이커 등 각 포지션 최강의 자리를 둔 선수들의 자존심 대결 등 다양한 흥미거리가 몰려 있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과연 SKT1이 플레이오프 전적에서 KT에 강했던 기존의 모습을 보여줄지 아니면 높은 우세를 점치고 있는 KT 블리츠B가 예상대로 우승을 차지할지 오는 31일 진행되는 LOL 첫 통신사 더비가 더욱 기다려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