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로 변신한 또 하나의 슈퍼로봇대전. 마장기신3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유명 로봇들을 한 곳에 모아서 같이 싸우는 컨셉에서 출발한 슈퍼로봇대전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있는 마장기신 사이버스타와 조종사 마사키 안도는 플레이어가 게임에 직접 개입한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 개발사가 만든 슈퍼로봇대전 오리지널 캐릭터다.

다른 로봇처럼 원작 애니메이션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이 게임만을 위해 새롭게 만들어지다보니 처음에는 자세한 설정도, 배경 스토리도 없었지만 슈퍼로봇대전 시리즈에 지속적으로 등장하다보니 점점 주목을 받게 되고, 결국 그들을 위한 독립적인 외전, 슈퍼로봇대전 OG 사가가 탄생하게 됐다.

마장기신3 스크린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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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발매된 슈퍼로봇대전 OG사가 시리즈의 세번째 작품인 마장기신 3 Pride of Justice(이하 마장기신 3)은 현재 OG 사가의 맨 마지막 위치에 있는 것과 동시에 현재 진행형의 스토리로 진행되고 있다. 전작인 마장기신 2가 그렇게 와닿지는 않는 마신의 부활과 부활을 막기 위해 초법권적인 조직의 탄생을 다뤘다면 이번 마장기신 3은 “과연 누가 정의인가?”라는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마장기신3 스크린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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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장기신 2까지는 주인공 일행들이 게임에 등장하는 시민들에게 어떻게 보여지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며, 가끔 보이는 모습도 좋은 사람 일변도였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작중 일어나는 사건이나 그에 따른 여파로 주인공들의 이미지가 점점 안 좋아지게 된다. 그로 인해 반대 집단으로 이뤄진 조직이 탄생해서 주인공들의 앞을 가로막으며, 일반 시민들도 데모나 집회를 일으키기도 한다. 또한 이 상황에서 2편에서 드러나기 시작한 마신들의 부활을 노리는 교단들의 뒷공작까지 겹치면서 주인공들은 “과연 자신들이 정의가 맞는가?” 라는 고민에 빠지게 된다. 2편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게임의 흥미를 더해준다.

마장기신3 스크린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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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보여주는 배경 설정과 다르게 게임 진행 자체는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른 슈퍼로봇대전 시리즈에 유용하게 사용된 시스템 몇 가지가 추가되면서 원작과 별개의 시리즈로 독립했지만 본질 자체는 한 뿌리에서 시작된 형제 관계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주고 있다.

이번 작에서 새롭게 추가된 요소 중 첫번째는 강화파츠다. 강화파츠는 로봇의 성능을 강화시켜주는 부가 시스템으로 원조 슈퍼로봇대전에서는 오래 전부터 채택됐던 시스템이다. 이전까지 마장기신 시리즈에서는 강화시키는 방법이 개조 뿐이었지만 강화파츠의 도입으로 인해 더욱 강력한 로봇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됐다.

마장기신3 스크린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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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PP 시스템이다. 전투로 적을 격추시키면 경험치와 자금 이외에도 PP라는 것을 획득하게 되는데 이 PP를 모아서 스킬 파츠를 장착할 수 있다. 스킬 파츠는 전작에서도 있었지만 좋은 스킬 파츠는 한번에 많은 칸을 차지해서 다른 스킬을 장착할 수 없게 만드는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마장기신3에서는 모든 스킬이 한 칸인 대신 PP로 활성화 시켜서 장착을 할 수 있게 변경됐다. PP를 많이 투자하면 스킬의 성능을 올릴 수도 있고, 마음에 안 들거나 다른 스킬을 쓰고 싶으면 스킬에 투자한 PP를 다시 되돌려 받고 다른 스킬에 넣을 수 있으니, 전작에 비해서 여러모로 편리해졌다.

마장기신3 스크린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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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는 크로스 세이브 시스템이다. 마장기신3는 PS3뿐만 아니라 PS Vita로도 동시 발매한 덕에 세이브 데이터를 양쪽 모두 공유할 수 있다. 네트워크 환경만 갖춰줘 있다면 어느 쪽의 세이브를 다른 쪽으로 옮겨 놓을 수 있으니 바깥에서도, 집에서도 마장기신 3을 즐길 수 있다는 의미이다. 물론 두 기기와 두 가지 버전의 마장기신3를 모두 가지고 있어야 하지만...

네 번째로 모든 데이터가 시스템 데이터로 관리되도록 변경됐다. 전작에서는 하나의 세이브로만 진행해야지만 게임 중 입수하는 CG나 용어를 전부 모을 수 있었지만, 이번 작은 여러 개의 세이브로도 전부 모을 수 있어서 번거로움이 많이 줄어들었다.

마장기신3 스크린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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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적인 요소 외에 외형적인 변화도 있다. 이전까지의 슈퍼로봇대전은 대응 영상 출력이 720p전후였지만 이번 작은 1080p까지 지원해서 고해상도로 게임을 즐길 수 있으며, 전작에서는 맵병기(필드 상에서 쓰는 필드의 적 다수를 공격하는 무기)를 쓸 때 이팩트 연출만 나왔지만 이번작에서는 필드의 유닛이 움직이면서 특정한 포즈를 잡기 때문에 전작에 비해서 보는 즐거움이 배로 늘었다. 배경음악도 전작에서는 특정 캐릭터 이외에는 전부 공통 음악을 틀어줬지만 이번에는 각 캐릭터 별로 거의 전부가 전용 테마곡이 생겨서 듣는 재미도 추가됐다.

또한, DLC 스테이지라는게 생겼다. PS 스토어에서 유료로 추가 스테이지를 구입해서 플레이 할 수 있게 되었는데 본편 내용과는 무관한 독립적인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꼭 구입해서 플레이할 필요는 없다. 다만, 여기서 나오는 강화파츠는 게임상 얻는 강화파츠보다 좋은지라 여유가 된다면 구입해서 해보는 것도 좋긴 하다(이 기능은 초기 휴대용 시절의 슈퍼로봇대전의 쯔메슈퍼로봇대전이라는 기능의 연장선으로 볼 수도 있다).

마장기신3 스크린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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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초회 특전으로 주는 발시오네 코드에 대해서 간략히 설명하자면 팬 서비스라고 보면 될 듯하다. 발시오네는 OG 사가에서 상당히 초반에 나오는 발시오네 R의 개조 전 형태인데, 시기상 슈퍼로봇대전 OG와 마장기신1 1부의 중간 시기인 2차 OG까지만 나오고 이 후 R로 개조되버려서 설정상 마장기신3의 시기에는 절대 등장할 수 없다. 하지만 최신 그래픽으로 그려진 발시오네를 보고싶어하는 팬들도 있을테니 그들을 위해 특별히 만들어진 스킨이다. 능력치는 달라지는게 없지만 몇몇 무장의 연출이 확연히 달라져서 보는 재미는 있다.

마장기신3 스크린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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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많은 부분에서 향상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전체적인 완성도를 생각하면 당연히 아쉬운 부분이 있다. 일단 제일 큰 문제는 난이도다. 초반에는 레벨도 낮고 돈도 없어서 개조도 못하고 정신기도 개방되지 않아서 여러모로 애매한 시기인데 나오는 적은 미칠듯이 강하거나 사기스럽다. 이러다보니 초반에 잘못하면 전멸당하는 수모를 종종 겪게 되고 무엇보다도 일단 체력이 낮은 적을 먼저 노리는 AI의 문제로 일부러 던져 놓은 떡밥 기체 근처에 실수로라도 체력이 낮거나 낮아진 기체를 놔뒀으면 순식간에 그 기체 먼저 터져버리는 불상사가 발생한다.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서는 이동 후 사용할 수 있는 무기가 적에게 없어야 하는데 이번 작에서는 적들 대부분이 이동 후 사용할 수 있는 무기가 있고, 또 그 무기가 빈약한 위력도 아닌 탓에, 별 수단을 써서 개조를 최대로 해줘도 몇 대만 맞으면 아군이 말 그대로 녹아버리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마장기신3 스크린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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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추가된 강화파츠도 문제인데 입수 방법이 다른 슈퍼로봇대전처럼 특정 적을 격추시켜서 얻는게 아니라 그 스테이지의 특정 조건을 만족시켜야지만 그 스테이지를 클리어 후 지급되는 방식이다(참고로 다른 슈퍼로봇대전에서는 숙련도를 얻는 조건이다) 게다가 지급되는 강화파츠는 한 스테이지당 1개. 하지만 아군은 최저 12대에서 최고 23대 가까이 나오기 때문에 결국 강화파츠는 자주 쓰거나 강한 기체에 몰아줘야만 한다. 풀 개조 특전 중 하나인 강화파츠 슬롯 수 증가가 의미 없어지는 순간이다. 이런 탓에 좋은 강화파츠를 주는 DLC 스테이지를 팔아먹기 위해 이렇게 괴랄한 난이도와 조건을 달아 붙인거 아닌가라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마장기신3 스크린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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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것이 게임의 가치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 발매되는 게임들, 특히 최근에 발매된 슈퍼로봇대전들까지도 상당히 친절하게 나오다보니 상대적으로 불친절함이 부각되어 보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일 뿐. 과거 FC 부터 순차대로 즐긴 사람들은 요즘은 너무 쉽게 나와서 재미가 변변찮았는데 이제야 할 만 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뭐 어쨌든 의외로 빨리 발매 연기 없이 나와줬고 여러 가지로 소리가 많기는 하지만 스토리상으로도 어느정도 진전이 있었고 여러 가지 향상된 부분도 많아서 시리즈 자체로만 봤을 때는 분명 나아진 후속작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 신작에서는 이런 문제를 개선해서 나올테니 앞으로도 마장기신 시리즈가 계속 유지되길 기대하면서 이만 글을 줄인다.

마장기신3 스크린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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