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후네케이지, ‘지금 일본 게임 시장은 역진화 중이다’

금일(2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진행중인 게임 강연 행사 '한국 국제 게임 컨퍼런스 2013 (Korea Games Conference 2013 / 이하 'KGC2013')에서는 일본의 게임 디렉터 이나후네 케이지가 게임에 대한 글로벌 전략과 한국 기업이 가진 앞으로의 가능성에 대한 주제로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됐다.

록맨, 귀무자 등의 유명 게임시리즈를 제작하며 전세계 게이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이나후네 케이지는 신생 개발사 컴셉트를 설립해 새로운 게임 인생을 그리고 있으며, 최근에는 클라우드펀딩을 통해 록맨의 후속작이라고 불리는 마이티 넘버 나인의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등 활발한 개발활동을 벌이고 있는 인기 게임 개발자다.

kgc 2013
kgc 2013

이날 강연을 맡은 이나후네 케이지는 과거 일본의 거대 게임 개발사 캡콤에서 안정적인 커리어를 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생 개발사 컴섹트를 설립한 이유에 대해서 게임에 대한 열망이 가득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캡콤 시절 부하직원이 900명 여명에 이를 정도로 높은 위치에 있었고 동시에 진행되는 프로젝트 약 40건에 이를 정도로 바쁜 나날을 보냈지만 의미를 알 수 없는 회의의 반복과 매너리즘에 빠져 있는 개발자들을 보며 나만의 게임을 만들고 싶은 열정이 점점 커지며 새로운 회사 컴셉트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수익을 올리는 데만 급급해 새로운 콘텐츠 즉 신규 IP를 만들기 보다는 안정적인 속편만을 만들어내는 현재 일본 게임 개발사들에 대해 매우 회의적이라며 현재 일본 게임 시장에 대한 비판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현재 일본 게임 시장은 '얼마나 수익을 낼 수있느냐?' '어떤 형태로 팔 수 있느냐?' '얼마나 흥행한 장르인가?' 등을 많이 따지고 있으며, 일본 게임이 세계를 제패한 것에는 언제나 창의적인 생각과 아이디어가 이를 뒷받침 했지만 지금의 일본 게임 시장은 이러한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때문에 일본 게임 업계는 새로운 IP를 만드는 것이 급선무지만 일본 게임 업계는 이보다는 속편 개발에 치중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며, 현재는 모바일 게임이 많이 등장하고 있는데 일본은 이런 시장에 전혀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한마디로 흉내내기에 급급한 역진화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와 함께 이나후네케이지는 이러한 분위기를 상쇄시키려면 게임 개발자 자신이 변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부족한 부분이 언제나 있는 것이 사실이며, 게임을 만들다 보면 자만심이 생길 수 있을 수도 있고 더군다나 나이가 들면 생각이 굳는 일이 발생하여 젊은이들의 파워를 이길 수 없기 때문에 이를 따라잡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전했다.

때문에 그는 만든 회사에는 부하 직원들이 최대한 게임을 개발하는 것에 중점을 두도록 노력했고 현재 20년 전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간 것 같은 게임에 대한 열정에 휩싸여 있으며, 과거 캡콤에서 느끼지 못한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자신의 소감을 밝혔다.

이어서 그는 지금 전세계 게임시장에는 불고 있는 인디게임에 대한 영향력에 주목하며, 얼마 전 열린 동경게임쇼에서 확인한 인디 게임 개발자들을 보며 인디게임의 활성화를 보다 현실적으로 구체화 시키자는 방법을 찾게 됐고 게이머로부터 자금을 모아 게임을 개발하는 킥스타터에 관심을 갖게 됐으며, 현재 마이티 넘버 나인이라는 게임을 개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더불어 전세계 게이머들이 보내준 작은 금액 덕에 조금씩 펀드가 늘어나는 것을 볼 때마다 정말 놀라움을 느끼며 정말 즐거운 게임 개발 방식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 밝혔으며, 게임 개발자와 게이머 간의 장벽이 두터운 게임 시장이 점차 장벽이 약해 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고 전했다.

또한, 퀵스타터는 미국의 시스템이기 때문에 만약 일본에서 게임을 만든 자신이 ‘난 록맨의 아버지야’, ‘난 유명해’ 등의 안일한 생각을 가졌다면 미국 등 해외에서 이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고 생각했고 때문에 미국 현지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말해 게임을 개발하는 자신의 자세를 간접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이나후네케이지는 자신이 방문하는 모든 게임 행사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록맨과 귀무자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며, 이러한 질문을 받을 때 마다 정말 만들고 싶은 생각이 들지만 이들 게임을 만들지 못하는 현실에 좌절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크라우드펀딩을 시스템을 통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찾았고, 그 동안 자신이 만들어 왔던 록맨을 이 게임에 담고 싶었으며, 록맨의 혼을 담고, 게이머들의 열망을 담고 싶다는 생각 끝에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그리운 클래식 일본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 마이티 넘버 나인을 기획했다고 말해 좌중을 열광 시키기도 했다.

한국게임 시장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한국의 게임 시장은 온라인게임 중심이고 이 덕에 온라인게임 대국이 되었으며, 게임을 만드는 방식 역시 바뀌었고 말하며, 온라인게임의 등장으로 게임 개발 방식이 변한 것 처럼 퀵스타터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게임 업계의 분위기도 바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더불어 얼마 전 중동의 바레인에서 강연 제의가 들어온 것에 매우 놀랐다는 사실을 밝히며, “사실 캡콤에 있는 시절에는 중동에 록맨이 팔린다는 사실조차 몰랐지만 한 걸음 물러나 작은 회사로 와보니 전세계에서 게임을 즐기는 다양한 사람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문화도 다르고 말도 다른 사람들과 게임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하는 것, 이 것이 게임을 만드는 개발자의 힘이요 자긍심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kgc 2013
kgc 2013

이어서 그는 앞으로도 젊은 시절의 이나후네의 모습으로 돌아가 게임을 개발할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젊은이들의 필요하며, 가능하다면 한국의 게임 개발사 혹은 개발자들이 우리와 함께 작업에 들어가 함께 게임을 만들고 이를 통해 출시된 게임이 세계 시장에 팔리는 것을 꿈꾼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금 게임이라는 것은 하나의 국가가 아닌 전세계에 판매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각 국의 개발자들이 자신의 나라만의 문화를 녹여낸 게임을 만드는 것이 올바른 선택이고, 만약 한국의 개발자들이 정말 원한다면 우리회사에 원서를 넣어서 한국, 일본, 중국 등 다른 아시아 국가의 개발자들과 힘을 모아 게임을 만들고 싶다고 자신의 강연을 끝마쳤다.

강연이 끝난 후 현장에서는 강연에 참여한 관람객들과 이나후네 케이지가 직접 질의응답을 진행하는 Q&A 시간이 진행됐다.

다음은 현장에서 진행된 Q&A 전문이다.

Q 인디게임의 성공 방법 중 퀵스타터를 꼽았다. 하지만 유명세를 가지지 않은 게임이 실패할 가능성이 많은 것이 사실인데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인가?
A 물론이다. 실패할 가능성이 많다. 하지만 이에 굴하고 포기할 것인가 물어보고 싶다. 유명한 게임 개발자들도 실패한다. 때문에 나는 힘을 합치는 것을 추천한다. 만약 유명한 게임 개발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자신의 게임을 어필하고 이를 설득시킨다면 그 유명세라는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퀵스타터든 다른 방식을 통해서든 포기하지 말고 다른 사람들과 상의를 해 더욱 나은 방법을 찾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나도 이에 대한 상의를 적극적으로 진행할 것이다.

Q 마이티 넘버 나인의 한글화 가능성은 있는가?
A 퀵스타터에 얼마나 한국인이 참여하느냐에 달렸다.(웃음) 아직은 모금 상태기 때문에 정해진 바는 없지만 앞으로 어떤 결과로 다가올지는 모르겠다.

Q 부분 유료화 방식을 채택한 무료 다운로드 게임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A 부분 유료화 게임은 더욱 많은 게이머들이 게임을 접할 수 있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방식이다. 다만 돈만 밝히는 게임은 절반만 만들어진 반쪽 짜리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의 온라인게임들은 이 부분의 조절을 매우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과금체계가 미치는 영향이 점점 커지는 것은 개인적으로 정말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수익을 내야 하는 회사의 입장에서는 이해가 가는 일이며, 부분 유료화 한 게임 중 큰 성공을 거둔 게임도 많다. 하지만 게이머들은 이 같은 반쪽 자리 게임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Q 작은 게임회사로 옮긴지 3여 년의 시간이 지났다. 인디게임 개발자들이 갖추어야 할 자세에 대해 조언을 해준다면?
A 인디게임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다른 생각을 하지 말고 오로지 자신이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드는 것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대한 간단히 생각해서 재미있다고 느끼는 요소를 게임에 녹아 들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퍼블리셔의 시각을 고려하지 말고 자신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것이 필요하다. 본인의 경우 큰 회사에 있을 때는 내부에 적이 있다고 할 만큼 아이디어를 내보이는 것에 소극적인 것을 많이 보았다. 하지만 작은 회사를 차리고 보니 보다 사람들끼리 보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것이 매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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