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틀 크림 박선용 대장, '기죽지 말고, 가난을 즐기고, 작품을 만들어라'
금일(30일) 경기도 안양 스마트콘텐츠센터에서 개최된 '인디 개발자 서밋 2013'에서는 인디 게임 개발사 터틀 크림의 박선용 대장이 '터틀 크림 – 4년의 타임라인'을 주제로 인디 게임 개발에 대한 기조 강연을 가졌다.
박선용 대장의 기조 강연은 자신이 왜 기조 강연자로 나섰는지 알 수 없으며, 여느 컨퍼런스를 가도 기조 강연이 제일 재미없지 않느냐라는 재치 있는 이야기로 시작됐다. 이어 그는 풀타임 인디 개발자로 활동해오면서 남보다 조금 먼저 해본 것과 풀타임 인디 활동이 얼마나 재미있고, 힘든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겠다며 강연을 이어갔다.
PC용 게임 플랫폼인 스팀에 게임을 등록하며 유명세를 탄 터틀 크림은 현재 2인이 활동하는 회사로 박선용 대장과 한 명의 대원으로 구성돼 있다고 한다. 당초 5명이 출발한 터틀 크림은 2010년 1월 첫 게임 '컷앤페이스트(Cut&Paste)'를 출시했고, 2010년 12월에는 '슈가 큐브'라는 게임으로 '인디 게임 페스티발 차이나'에서 학생 신분임에도 일반 부분 경쟁에서 베스트 게임 상을받았다.
이외에도 다양한 상을 받으며 '상 타는 맛'을 알아버린 그였지만 그의 게임 개발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그의 강연에 따르면 그는 당초 인디 게임 개발을 시작할 때 게임 인디 게임을 통한 수상 이력들이 자신의 좋은 포트폴리오가 돼 추후 취업을 위한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 에게는 자신이 원하는 게임 개발을 위해서 어떠한 회사에 들어가 돈을 버는 일이 이미 쉽지 않았으며, 파란 알약을 먹은 매트릭스의 네오처럼 어느 것에 속한다기보다는 인디 게임 개발 풀타임 생활을 하게 됐다. 인디 개발자 생활이 이어지고, 개발 인원이 축소되는 다소 어려운 생활이 이어졌지만, 그가 주는 팁은 '두드리면 열리더라'다.
실제로 그는 '슈가 큐브'의 상용화 버전을 스팀에 제안하며 문을 두드렸다. 당시 스팀은 그린라이트라는 인디 게임 플랫폼이 존재하기 이전이라 전혀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두드리니 열리더라'라는 말처럼 스팀에서 게임이 받아 들여져 판매까지 이어지는 데 성공했다. 박 대장은 만약 그때 두드리지 않았다면 지금의 기회도 없었을 것이며, 험블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한 게임 판매를 생각도 못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당시 수상한 작품으로 상용화 작품을 내놓겠다는 안일한 생각에 빠져 '슈가 큐브 BF'를 출시했고 성과를 거뒀지만, 게임이 그의 마음에는 들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그가 느낀 것은 자신이 원하고 재미있는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후에 그는 '6180 the moon'이라는 게임을 선보였고, '슈가 큐브'에 비하면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확실히 '6180 the moon'이 더 좋다고 말할 수 있다고 한다. 자신이 만족할 수 있는 게임을 출시한 것이다.
박 대장이 새롭게 인디 게임 개발에 뛰어드는 개발자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먼저 자신에게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세상에는 생각보다 비슷한 사람이 많고 자신이 재미있다고 느끼는 게임은 누군가 재미있게 느낀다는 것이다. 또한, 자신의 사례에서처럼 내 게임만 잘 만들면, 즉 게임이 좋으면 먹고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기죽지 말고 나 자신을 믿으며 개발하고, 가난을 버티지 말고 즐겨 보며, 시장에 판다는 느낌의 제품이 아닌 작품을 만들되, 걸작을 만든다는 생각은 피하고 말했다. 박 대장은 강연의 막바지에 "지금 이순간도 한국 게임의 역사입니다. 우리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사람입니다"라며 인디 개발자들에 대한 격려의 말도 전하며 강연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