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2보다 발전한 LOL 시즌3, 그래도 아쉬움은 남았다
지난 10월 4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진행된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 시즌3 월드 챔피언십에서 한국의 SKT T1이 우승하면서 길었던 LOL 시즌3도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작년보다 더욱 많은 관람객들이 자리한 것은 물론 더욱 더 많은 이들이 온라인을 통해 경기를 지켜봤을 정도로, 1년 사이에 LOL의 위상은 이전보다 한 단계 높아졌다. 국내에서도 LOL은 PC방 인기순위 1위를 놓치지 않고 독주하며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 높은 인기만큼이나 많은 아쉬움을 남기기도 한 것이 LOL의 시즌3다. 실제로 시즌3가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LOL은 다양한 비판에 직면해 왔다. 단순히 게임의 밸런스에 대한 비판이 아닌 운영 전면에 대한 비판이라는 것이 눈길을 끈다.
LOL 시즌3를 통틀어 가장 많이 언급된 비판이라면 단연 이번 시즌에 새롭게 적용된 등급 제도를 꼽을 수 있다. 라이엇 게임즈는 이번 시즌에 들어서며 게임 내 랭킹제도를 기존의 점수 제도에서 등급 제도로 변경했다. 단순히 점수만 표기되던 기존의 방식을 탈피하고, 래더 시스템처럼 브론즈, 실버, 골드, 플래티넘, 다이아몬드 등의 등급으로 구분하는 것이 이 제도의 골자다. 각 등급은 5가지 단계라 나뉘는 것 역시 기존 타 게임의 래더 시스템과 닮아있다.
문제는 이 래더 시스템에 헛점이 너무나 많다는 것이다. 흔히들 말하는 '배치고사 구간'에 의해 초반 등급이 정해지면 게임에 왠만큼 익숙한 사람이 아니고서는 다음 등급으로 넘어가기 어려운 것이 시즌3 등급 제도의 현실이다. 또한 한 번 정해진 등급에서 위로는 올라갈 수 있지만 아랫등급으로는 떨어지지 않아 특정 등급에서는 게임을 의도적으로 망치는 '트롤러'가 횡행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윗 단계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몇 판 이내에 몇 승 이상을 거둬야 하는 '승급전' 역시 문제가 됐다. 게임을 아무 무리 없이 즐기다가도 '승급전'만 되면 유난히 많은 '트롤러'를 만나는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자신이 윗 단계로는 못 올라가는 건 넘어가도 남들이 높은 등급으로 올라가는 것 어떻게든 막아내려는 게이머들의 '놀부심보'가 승급전에서 유난히 자주 발현된 탓이다.
일각에서는 시즌3 들어서 유난히 문제가 되고 있는 일명 '대리랭'이 이런 제도 때문에 더욱 가속화 됐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위로 올라갈 수 없다보니 돈을 주고 '승급전'을 돌파하려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대리랭'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 할 수 없는 행동이지만, 이런 정당화 될 수 없는 행동의 저변에 현행 등급제도가 자리하고 있다는 것은 게이머들의 비판의 이유가 됐다.
롤드컵 시즌3의 대회 운영도 다음 시즌에는 개선되야 할 사안으로 지적된다. 시즌2에서 지적됐던 '눈맵'사건이나 경기 지연 등의 문제는 없었지만 경기장 부스의 방음 문제나 '퍼즈' 문제(경기 중 일방적으로 게임을 일시 중단하는 방식) 등은 이번 대회에서 다시 한 번 문제로 지적됐다.
지난 시즌에도 지적된 바 있는 방음 문제에 대해서 라이엇 게임즈 측은 '헬리콥터 조종사들이 사용하는 특수 헤드셋을 사용하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승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약간의 변수라도 사전에 차단해야 하는 롤드컵 무대에서 방음문제가 지속적으로 거론된다는 것은 대회 운영의 신용에 있어서도 좋은 영향을 미칠 리가 없다. 단순히 '이런 방법을 사용하고 있으니 문제 없다'라는 입장은 자칫 오만으로 보일 수도 있다.
자신들이 생각하기에 안전한 방법일지라도 팬들이 같은 지적을 연이어 한다면 대회의 공신력을 위해서라도 이를 개선할 의지를 보여야 한다.
이번에 논란이 된 '퍼즈' 문제는 대회를 더욱 크게 이끌어 나가고, 규격화 시키기 위해 라이엇 게임즈가 리그 운영에 더욱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는 좋은 이유가 됐다. 중국 리그에서는 빈번하게 사용되고,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던 '퍼즈'는 각 나라의 팀들이 맞붙는 롤드컵 무대에서는 커다란 문제가 됐다. 각 나라의 리그 운영과 불문율이 규격화 되지 않은 탓이다. LOL을 정말로 게임이 아닌 스포츠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이러한 규칙의 일원화가 필요하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국내 서비스로 눈을 돌리면 시즌3 내내 게이머들을 괴롭힌 서버 불안정 문제가 꼽힌다. 시즌3 들어 LOL에서는 서버가 다운되는 현상이 유난히 눈에 많이 띄었으며, 이런 일이 지나칠 정도로 많이 반복되자 라이엇 게임즈의 운영에 호의적이었던 게이머들도 서서히 불만을 노골적으로 토로하기 시작했다. 라이엇 게임즈 측에서는 이런 반응이 서운할 수도 있겠지만, 즐기고 싶은 게임을 서비스 업체의 문제로 제대로 즐기지 못 하는 이들이 이러한 불만을 토로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며, 이는 시즌4를 앞두고 있는 라이엇 게임즈가 스스로 극복해야 할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