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시간을 마음대로, 게임 속 시간 여행은 어떻게 그려질까?
시간을 여행한다. 이 한 줄의 표현은 많은 이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기에 충분할 것이다. 시간을 역행 할 수 없는 것이 인간이기 때문이겠지만, 과거의 역사적인 현실에 '만약'이라는 가정을 더할 수 있는 시간 여행이라는 소재는 사람들을 유혹하기에 충분히 매력적이다.
실제로 영화나 만화, 소설 등 다양한 부문에서 시간 여행을 주제로 하는 작품들이 등장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게임도 이와 같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이기 때문일까? 매력적인 소재인 시간 여행을 다루는 게임들도 게이머들 앞에 많이 선보여졌다.
게임 속에서 시간을 다루는 모습은 과거로 돌아가 역사를 바꾸거나, 흐르는 시간을 자기 마음대로 조절하는 등 다양한 모습으로 그려졌다. 시간을 거슬러 영웅이 되거나 내 마음대로 시간을 조절하는 주인공들을 통해 시간 여행의 기분을 대리 만족할 수 있는 게임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 보도록하자.
시간 여행이나 시간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것을 주요 소재로 삼은 게임들은 현대의 무기를 가지고 과거로 돌아가 시원한 액션을 선보이거나 시간 조절을 통한 화려한 연출을 보여주는 FPS나 액션 게임에 치중 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미래와 과거의 무기를 사용해 시원한 액션을 선보이는 대표적인 FPS 게임으로는 '다크스트 오브 데이즈'와 현재 개발 중에 있는 '크랙샷'을 꼽을 수 있다.
먼저 '다크스트 오브 데이즈'는 22세기형 무기를 가지고 과거로 돌아가 시원한 액션을 선사하는 FPS 게임이다. 이 게임은 '미래의 무기를 가지고 과거로 돌아가 역사를 바꾼다'가 게임을 관통하는 핵심적인 주제로 1876년의 인물인 게임의 주인공 알렉산더 모리스가 죽을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과거와 미래를 넘나드는 크로노텍이라는 알 수 없는 회사에 스카웃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주인공은 포탈을 타고 22세기 크로노텍에 들어서게 되고 22세기의 다양한 무기를 사용해 과거의 역사를 바꾸게 된다. 주인공은 역사에 반하는 인물은 제거하고 필요한 인물은 꼭 살려가면서 전투를 치른다.
게임은 1, 2차 세계 대전이나 남북 전쟁은 물론 고대 로마까지 넘나 들며 진행되고, 방패를 들고 다가오는 로마 병사들에게 미래의 총을 이용한 공격을 퍼붓는 액션의 쾌감이나 전장의 구현은 상당히 뛰어나다. 다만, 참신한 소재에도 불구하고 빈약한 스토리로 인해 떨어지는 몰입도 등으로 게이머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편은 아니다.
'다크스트 오브 데이즈'와 유사한 개념을 지난 FPS 작품인 '크랙샷'은 FPS온라인게임 '크로스파이어'를 개발한 개발진이 독립한 스튜디오 나인에서 개발 중인 작품이다. 이 작품은 단순한 밀리터리가 아닌 시간 여행을 소재로 내세웠으며, 해외 진출 시에는 해당 국가의 유적과 유물 등도 그대로 구현될 예정이다.
특히, 시간 여행을 담을 히스토리 모드는 '크랙샷'만의 핵심 요소로 과거에 있던 주된 사건을 배경으로 게이머들이 대결을 펼치게된다. 게임의 진행도 이러한 방향과 이어지는 묶음 구조로 구현된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히틀러의 암살을 성공하면 히틀러 추종자들과의 대결이 펼쳐지는 폭파 모드로 이어지고, 실패하면 양진영의 본격적인 대결이 펼쳐지는 방식이다.
이 같은 소재는 게임 내 무기 활용에도 영향을 미쳤고, 라이플, 샷건, 스나이퍼 등으로 구분 지어지는 전형적인 FPS 온라인게임의 틀을 넘어 활 등 과거의 무기까지 사용할 수 있어 게임이 더욱 다양해지는 장점을 갖췄다.
시간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등장하는 게임으로는 '타임 쉬프트'와 '페르시아의 왕자: 시간의 모래' 등을 꼽을 수 있다. '타임 쉬프트'는 21세기 과학자들이 일종의 타임머신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알파'와 '베타'라는 시간 여행 슈트를 개발하고, 프로젝트의 리더인 크론 박사가 연구소에 폭탄을 설치한 뒤 과거로 돌아가 자신이 세계의 지배가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같은 프로젝트 연구원이자 게임의 주인공은 남겨진 '베타' 슈트를 입고 크론 박사가 있는 과거로 이동하게 되지만, '베타' 슈트가 고장을 일으켜 자신이 원래 있던 세계로는 돌아 갈 수 없는 현실에 처한다. 크론 박사가 가지고 있는 '알파' 슈트의 부품이 필요했던 주인공은 박사에 대항하는 저항군의 편에서 전투를 치르게 된다.
주인공은 시간을 천천히 흐르게 하는 능력, 멈추는 능력, 되돌리는 능력을 가진 슈트와 함께 우여곡절 끝에 크론 박사를 물리치는데 성공하고, 크론이 폭탄을 설치한 연구로소 다시 돌아오게 된다. 하지만 주인공은 박사를 막지는 않고 폭발에 휘말려 죽을 위기에 처한 자신의 연인을 구하고 만다. 이때 시간의 모순이 발생하며, 슈트에 내장 되어 있던 프로그램에 의해 주인공은 어디론가 또 이동 된다.
참신한 소재와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쓴 설정 등 장점이 많은 게임이지만, 비슷한 시기에 나온 작품들이 '헤일로3', '크라이시스', '콜 오브 듀티 4: 모던 워페어' 등 뛰어난 작품이 많아 큰 빛을 보지 못한 비운의 작품이다.
유비소프트에서 선보인 '페르시아의 왕자: 시간의모래'도 '타임쉬프트'와 유사한 시간 조절 능력이 게임의 주요 소재로 자리한 게임이다. 게임은 주인공인 왕자가 시간의 모래가 담긴 모래 시계와 시간의 단검을 얻으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게임의 스토리는 아버지의 부하에게 속아 봉인이 풀리면서 괴물들이 깨어나기 시작하고 왕자는 이를 해결하고자 나선다는 간단한 내용이지만, 시간 조종 능력이 게임 내에 뛰어나게 구현됐다. 예를 들어 높은 곳에서 떨어져 캐릭터가 사망해도 시간의 단검을 이용해 몇 초 전으로 되돌릴 수 있으며,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을 활용한 다양한 퍼즐들도 괜찮은 모습을 보였다.
이후에도 유비소프트는 '어쌔신 크리드'를 출시하며 '페르시아의 왕자'와는 다른 느낌의 시간 여행을 콘셉트로 선보였다. '어쌔신 크리드'는 1191년의 예루살렘을 배경으로 진행되며, 게이머는 알테어라는 주인공을 플레이하게된다. 하지만 실제 주인공은 그 시대에 살던 사람이 아니라 가까운 미래에 '데스몬드 마일즈'라는 인물로 DNA를 이용해 과거의 기억을 재생할 수 있는 '애니머스'라는 기계의 실험 대상에 불과하다.
게임은 DNA를 통해 전생을 탐험하는 이야기 이지만,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가 동시에 진행되며, 이 이야기들은 서로 연계돼 결국 하나의 스토리로 이어지는 방식이다. 주인공이 왜 '애니머스'의 실험 대상이 됐는가? 등의 의문은 중세에서 암살을 성공해가며 풀리게 된다.
이외에도 시간 여행을 소재로 하는 '타임 앤 테일즈' 같은 온라인게임이 서비스 되기도 했었으며, 우연히 발명한 타임머신을 소재로 일련의 복잡한 사건들이 얽히는 '슈타인즈 게이트'는 후속작은 물론 애니메이션으로도 출시되며 많은 게이머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이처럼 시간 여행을 소재로 하는 다양한 게임이 존재 하지만, 게임 자체가 근 미래나 과거를 주요 설정으로 한다는 점에서 게임의 플레이 자체가 시간 여행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인간이기 때문에 시간을 거스를 수 없다면 게임을 통해 시간을 여행하며 대리 만족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