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라이스, 이런앱 보셨나요? '아이들이 공부하며 기부까지'
수년 전부터 국내 게임 개발사들은 교육과 같은 별도의 기능을 특화시킨 '기능성 게임' 개발에 매진해왔다.
다양한 기능성 게임이 시도되었고, 일부 게임은 상용화 되어 인기를 얻는 등 소정의 성과도 있었다. 기능성 게임 페스티벌이 나날히 성장하는 등 기능성 게임에 대한 전망도 밝은 편이다.
그런 와중에 일찌감치 기능성 게임 분야에 눈을 뜬 엔씨소프트가 최근 스마트폰 오픈마켓에 '프리라이스'라는 앱을 내놨다. 엔씨소프트 문화재단이 직접 진두지휘한 이 앱은 엔씨소프트가 지난 2007년부터 WFP(유엔세계식량계획)와 공동 협약 을 맺고 개발한 것으로, 모바일 게임을 통해 자녀 공부와 게임, 그리고 쌀 기부까지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한 요소가 많다.
게임에 들어가보자. 처음 게임에 들어가면 연두색 계열의 부드러운 사용자 환경이 플레이어를 반긴다. 눈이 피로하지 않고 간결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게임은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들어가게 되는데, 자신의 아이디와 비번을 넣고 접속하면 바 로 게임이 시작된다. 게임 용량 또한 70mb 정도 수준으로 무난하다.
게임 자체는 일반적인 퀴즈풀이를 생각하면 된다. 쌀이 흐르는 약간의 연출과 함께 원하는 퀴즈 카테고리를 선택하고 문제를 맞춰나가면 되는 간결한 방식이다. 기본 게임 시간은 단 1분이 주어지며, 그시간 동안 문제를 풀면 맞춘 문제 당 쌀 10톨이 적립된다.
정답을 연속으로 맞히면 콤보가 발생하고 더 많은 쌀을 적립시킬 수 있다. 이렇게 적립된 쌀은 WFP와 함께 기아난민에게 지급되는 형태인데, 최근에는 캄보디아에 학교 급식용으로 집중 지원되고 있다고 한다.
게임 내 퀴즈 카테고리는 총 14개로, 영어단어, 영어문법, 4칙연산, 구구단, 화학기호(전체), 화학기호(기초), 나라이름, 수도, 국기, 명작그림, 독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로 구분되어 진다.
보통의 경우라면 영어 단어나 문법, 4칙연산, 구구단 정도에서 비교적 쌀을 적립하기 쉬울 것이다. 나머지는 문제를 풀기 어려워서 해보고 좌절할 수도 있다. 필자의 경우도 화학기호나 각 나라이름, 수도로 넘어가면서 '아 공부 좀 다시 해야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음을 고백한다.
하지만 쑥쓰러움에 화학기호 책을 한번 찾아보고, 또 국가 이름이나 수도를 살짝 공부한 후 들어갔더니 훨씬 게임이 재미가 있어졌다. 나중에 시간이 되면 독일어나 프랑스어, 스페인어와 같은 외국어에도 관심을 가져보고 싶은 욕심도 살짝 생겼다. 무엇보다 문제를 맞추고 나서 적립된 쌀을 보면서 생기는 뿌듯함이 좋았기에 주위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기도 했다.
이렇게 적립시킨 쌀은 '카카오톡 게임 랭킹'처럼 랭킹으로 표현되어 누가 더 많이 적립해서 기부하게 되었는지 플레이어들 간에 알 수 있도록 표현된다. 자신의 페이스북 친구들을 살펴보면서 은근히 더 열심히 기부활동을 하게 되는 점도 좋았고, 학생들의 참여를 위해 출신학교를 선택해서 학교 별 랭킹을 매기는 점도 플레이어들 간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수단으로 획기적이지 않았나 생각된다.
현재 프리라이스는 7백5십만 톨이 적립되어 있으며, 엔씨소프트문화재단이 전액 부담해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문화재단은 계속 '프리라이스'의 다국어 지원을 통해 쌀 기부활동의 폭을 넓힐 계획이라고 한다.
'프리라이스'. 지금까지 수많은 기능성 게임을 해왔지만, 이처럼 실제적으로 공부도 하면서 플레이어가 직접 기부에 참여하는 형태의 게임은 없었다. 그만큼 효과적인 기능성 게임으로 평가할만하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게임을 4대악이라 정의하는 등 게임의 부정적인 효과만 극대화 시켜 해석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정치권에서도 '프리라이스'와 같은 게임을 해보면 조금은 게임의 순기능을 돌이켜볼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프리라이스'처럼 세련된 형태의 기능성 게임이 나왔다고 하더라도, 사실은 아직 국내 게임사업의 인식 변화는 갈길이 멀다. 국내의 많은 게임 개발사들이 향후에도 '프리라이스'와 같은 긍정적인 기능성 게임을 많이 등장시켜주길 바라고 '프리라이스'를 만든 엔씨소프트 문화재단에도 박수를 보낸다. 가급적 많은 사람들이 이 글을 보고 '프리라이스'를 깔고 기부 활동에 동참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