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없는 토론회’ 게임, 결국 4대 중독으로 포함되나?
31일 국회의원 회관에서 4대 중독(도박, 마약, 알코올, 게임) 예방 관리제도 마련을 위한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번 토론회는 게임 업계의 높은 관심과 시선이 쏠렸다. 얼마 전 게임이 4대 중독 카테고리에 포함되면서 협회를 비롯해 업계의 큰 반발이 있었고, 이를 규정화한 법률이 제정될 위기에 있기 때문에 이번 토론회에 쏠린 관심은 어느 때보다 컸다.
행사에는 게임 업체나 게임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패널들이 대거 참석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결국 그들만의 토론회가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었다. 그나마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K-IDEA)의 남경필 의원이 축사를 담당하며 반론을 펼칠 것으로 관심을 받았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신의진 의원은 “법안에 대한 오해의 소지가 많은 것 같다. 이번 법안은 절대 게임 산업을 규제하거나 발전을 저해하기 위함은 아니다.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사항에 대해 안전망을 만들기 위해 법안을 준비하게 됐다. 오늘 토론회를 통해 사회적 심각성을 인지하고 오해가 풀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수렴해 정기 국회에 반영하겠다”라고 이야기 했다.
황우여 대표 역시 “신의진 의원이 대표 발의한 중독법은 아직 완성된 것은 아니지만 그 틀은 대단히 옳다"며 "게임 중독은 전문적이고 의학적 관점에서 접근하고 정부가 앞장서야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법안에 대한 큰 만족도를 표시했다.
보건복지부의 이중규 과장은 “법안에 대한 내용은 굉장히 심플하고 간결하다. 게임 업계에서 너무 미래의 내용을 걱정해서 우려하는 것 같다. 게임이 중독 물질이라는 결론 보다는 중독의 우려가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과 관리를 위한 법안으로 보았으면 한다. 이중 규제에 대한 목적이 아니다”라며 법안의 취지와 목적성을 강조했다.
남경필 의원은 “게임을 악인지 선인지로 볼 문제가 아니다. 규제나 진흥과 같이 이분법적 사고로 보면 해결방안은 도출되지 않는다. 우선 중독에 대한 문제에 대한 고민은 하되, 게임을 마약 알코올 등의 사안과 같은 선상에 놓고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은 안된다. 다만 게임 중독의 문제도 있으니 이에 대한 문제를 고민할 필요성은 있다”라며
“범죄는 나쁘지만 형평성과 균형성으로 문제를 봐야 한다. 절도범을 흉악 사법과 같은 선상에 놓고 처벌하지 않는다. 게임은 4대 중독에 포함되서는 안된다. 자율 규제를 기반으로 한 사항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이어진 주제 발표에서도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이야기는 이어졌다. 대부분의 데이터와 내용은 게임이 중독의 소지가 높으며 아이들이나 청소년에게 큰 피해를 입히는 만큼 법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발표된 주제 역시 ‘중독의 폐혜와 그 사회경제적 파급’ ‘중독폐해 예방과 감소를 위한 법제도 방향’ 등 강도 높은 수치들과 중독 사례들이 공개되면서 게임 역시 비슷한 카테고리와 관점에서 위험하다 라는 것이다.
지정 토론에서도 아이건강국민연대의 김민선 국장, 방수영 강남을지병원 정신과 교수 역시 게임은 ‘아이들에게 치명적인 물질로 중독의 피해가 크다’ ‘게임 중독을 위한 법안은 반드시 통과 되어 아이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그나마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이동연 교수가 게임법 및 이번 법안이 논리적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내용이나 안건에 대한 내용이 발표될 때마다 행사장 이곳저곳에서 수군대는 목소리가 들리는 등 전반적인 분위기는 어두웠다.
결국 양측의 주장은 하나의 주제로 의견을 압축하지 못했고 사전에 이를 공유하지 못한데 있었다.
게임 업계와 개발자들은 게임이 4대 중독 문제에 포함된 문제에 대한 것을 문제 삼고 있는데, 토론회는 이미 게임을 4대 중독 카테고리에 포함시키고 법안에 대해 논의하는데 있었다. 때문에 사회자 역시 법안에 대한 문제로 의견을 제한하면서 게임 업계의 의견이 중간에서 저지당하거나 안건과 맞지 않는다면서 제대로 의견을 피력하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한 청소년이 토론회에 참석해 ‘정신과 교수와 의사들은 게임을 통해 안 좋은 문제를 겪은 사람들만 봐서 게임에 대해 좋지 못한 시각을 가지고 계실 수 있는데 게임을 문화적 측면에서 좋게 본 일은 없었느냐’는 의견을 냈지만 많은 현장의 많은 이들은 어의 없다는 반응과 함께 ‘우리도 게임을 좋아한다’는 모습으로 소년의 순수하고 솔직한 의견을 웃음으로 때웠다.
마지막으로 신의진 의원은 “위혐 요인인 중독 문제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번 법안을 준비했다. 정부에서도 역시 과거의 사건들을 큰 틀로 보지 못하고 부처에서 단발적인 전급만 있었다. 게임업계 입장에서는 화가 났을 것 같고 피해의식이 있을 것 같다. 앞으로 중독이 없어지는 방법을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 실효성 없는 규제를 생각하지 않았고 그런 규제 또한 없을 것이다”라고 이야기 했다.
게임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와 마찬가지로 이번 토론회 역시 의원들은 인터넷과 게임을 분리하지 못한 채 인터넷 중독 수치를 바탕으로 게임과 산업을 평가했고, 업계의 의견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등 ‘말로만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입장을 보여주었다.
과연 이번 법안이 정기국회를 통해 입법 과정을 거칠 수 있을지, 업계의 한숨과 고민은 오늘도 짙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