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타2, 지스타 2013 열기 발판 삼아 도약 노린다
지난 11월 17일 부산 벡스코에서 막을 내린 지스타2013의 넥슨 부스에서는 도타2, 피파온라인3, 영웅의군단 등의 게임을 만나볼 수 있었다. 하나하나가 관람객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었지만, 그 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것은 도타2에 대한 게이머들의 뜨거운 관심이었다.
다른 게임들과 달리 넥슨이 선택한 도타2의 전략은 독특했다. 넥슨은 '도타2'에 한해서 게임의 시연이 아닌 '시범'에 열을 올렸다. 한국, 유럽, 중국의 최강팀을 한 자리에 모아 '도타2 인비테이셔널 슈퍼매치'의 3회차 대회를 지스타 2013 행사장에서 진행한 것이다.
'도타2 인비테이셔널 슈퍼매치'는 전세계 도타2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강호들이 모두 자리하는 리그다. 아직 걸음마 단계인 국내 도타2 리그의 팬들이 전세계 강호들의 경기를 두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넥슨의 계획이라 할 수 있다.
이 이벤트에 참가한 해외 팀들의 면면은 Team Dk, 프나틱, 스피드 게이밍 인터네셔널, 팀 딕니터스, 팀 리퀴드, 디 얼라이언스 등이다. 여기에 한국의 넥슨 스폰서십 리그 시즌1의 8강 진출 팀 중 4개 팀이 선발되어 세계 최고 수준의 경기를 관람객들에게 선보였다.
지스타 기간에 진행된 3회차 대회에서는 도타2를 향한 게이머들의 열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른 게임들의 체험을 마다하고 오로지 도타2의 경기 관람을 위해서만 자리한 이들은 도타2 부스 앞을 떠나지 않았고, 그러한 열기는 고스란히 선수들에게 전해졌다.
팬들은 단순히 한국팀의 경기를 응원하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11월 17일에 진행된 '도타2 인비테이셔널 슈퍼매치'의 3회차 결승은 중국의 Team DK와 스웨덴의 디 얼라이언스의 대결로 압축됐다. 한국의 fOu를 꺾고 올라온 이들 두 팀의 대결에도 게이머들은 열광했다. 단순히 자국팀을 응원하는 것이 아닌 더욱 수준 높은 경기를 지켜보고 싶었던 팬들의 마음을 알 수 있었다.
국내 도타2 리그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엄밀히 말하면 리그 뿐만 아니라 게임의 인기 역시 아직은 뚜렷하지 않다. 많은 이들의 도타2의 예상치 못한 부진의 원인을 다양하게 분석하고 있는 상황이다. 벡스코에서 펼쳐진 '도타2 인비테이셔널 슈퍼매치'는 이러한 상황에서 어느 정도의 힌트를 알 수 있게 해 준 이벤트였다.
'수준 높은 대회'에 게이머들이 갈증을 느껴왔다는 것이다. 실제로 '도타2 인비테이셔널 슈퍼매치'를 관람한 이들은 '눈이 정화되는 기분'이라는 표현을 하기도 했다. 수준 높은 플레이를 지켜보면서 혼자 할 때는 알 수 없었던 게임의 다양한 전술과 영웅의 운영 등을 배울 수 있었다는 뜻이다. 바꿔 말하면 "도타2에서도 이런 재미가 있었구나"라며 미처 느끼지 못했던 감정을 느꼈다는 이야기이다.
넥슨의 입장에서는 수준 높은 플레이에 원하는 게이머들의 마음을 알게 된 행사였다. 마침 넥슨은 현재 게임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프로게이머를 꿈꾸는 이들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기조로 잡고 있다. 넥슨 스폰서십 리그(이하 NSL)는 이러한 넥슨의 행보를 가장 단정적으로 잘 보여주는 예시이다.
NSL은 총 상금 3억 원이 걸린 대회로, 우승팀에게는 도타2 프로팀으로 활동할 수 있는 각종 지원이 실시된다. 단, 상금은 후원금의 형태로 주어진다는 것이 일반적인 대회와는 조금은 다른 점이라 하겠다.
NSL은 총 3시즌으로 나뉘어 진행되며, 각각의 시즌 우승팀에게는 1억 원, 8천만 원, 6천만 원의 상금이 차등 지급된다. 우승팀은 차기 시즌에 다시 참가할 수 없으며, 2위부터 8위까지의 팀에게는 수백만 원의 상금과 다음 시즌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이 자동으로 주어진다.
이러한 지원을 통해 프로리그가 활성화 되고, 수준 높은 플레이를 국내 리그에서도 맛볼 수 있게 된다면, 도타2에 대한 관심은 지금보다 더욱 높아질 것이다. 지스타 2013에서 보여준 게이머들의 도타2 대회에 대한 관심은 도타2의 불씨가 아직까지 뜨겁게 살아있음을 증명했다. 과연 넥슨이 이 불씨는 어떻게 키워 나갈 것인지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AOS 온라인게임 시장은 리그오브레전드에 여타 게임들이 도전하는 형국이다. 이 중에 도타2는 가장 강력한 도전자다. 프로 리그 지원과 확대를 통한 시장 점유를 노리는 넥슨의 행보에 온라인게임 관계자들도 주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