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4와 Xbox One의 차세대 기기 전쟁, 이미 판가름 났다?
그야말로 사활을 건 싸움이라고 할만하다. 바로 지난 11월 1주 일의 시차를 두고 발매된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4(이하 PS4)와 마이크로소프트의 Xbox One의 차세대 게임기 전쟁으로 전세계 게임업계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것이다.
지난 11월 PS4는 미국 최대의 할인 시즌이라고 불리는 '블랙프라이 데이' 기간 이후 북미에서 약 100만 대를 판매해 새로운 콘솔기기 판매 기록을 경신했으며, Xbox One은 약 90만 대 가량을 판매하며 근소한 차이로 거리를 좁히고 있는 상황이다.
더불어 지난 11월부터 12월 중순까지 프랑스에서 판매된 PS4와 Xbox One의 판매량이 각각 PS4가 10만대, Xbox One은 3주 동안 약 5만 대를 기록하는 등 판매된 것으로 집계되는 등 전세계에서 콘솔기기가 판매되는 국가라면 어느 곳을 가리지 않고 두 차세대 게임기는 불꽃 튀는 격돌을 벌이고 있다.
이 같은 뜨거운 분위기는 그 동안 한 겨울과 같이 냉랭했던 국내 콘솔게임 시장에도 영향을 미쳐 지난 12월 10일 서울 남부터미널 국자전자센터에서 개최된 PS4 발매 행사에 수 백 여명의 게이머들이 몰려 들었으며, 현장에서 판매된 PS4 500대가 매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정식 출시 이후 각종 쇼핑몰과 마트 등지에서는 PS4 판매 시작과 동시에 모두 매진 사례를 기록했으며, 49만 원에 판매되는 PS4 가격의 중고 가격이 70만원에 육박하는 등 여느 IT 기기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PS4의 정식 출시와 발맞춰 연일 차세대 게임기의 관심이 높아짐에도 불구하고 정작 PS4의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 Xbox One에 대한 국내 게이머들의 관심은 아직 '관심 밖' 정도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각종 게임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Xbox One에 대한 비관적인 글과 의견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어 PS4와 비교해 상당히 낮은 인지도를 보여주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같은 반응은 지난 2006년 PS3보다 Xbox 360의 인지도가 더욱 높았던 것에 비해 상당히 다른 분위기라고 할 수 있다. 콘솔기기의 양대 산맥이라고 불리는 두 기종 중 일방적이라고 할 만큼 Xbox One의 인지도가 밀리고 있는 것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 게임기? 멀티미디어 기기? '게임기로써의 정채성 불투명'>
PS4는 역대 최강의 차세대 기기라고 불릴 만큼 구 기종인 PS3보다 약 3배에 가까이 높은 성능을 자랑하며, 새로운 컨트롤러 듀얼쇼크4와 함께 구동 되는 다양한 기능을 선보여 새로운 게임기로서 뛰어난 게임을 최고의 환경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에 비해 Xbox One을 출시한 마이크로소프트는 TV를 수신할 수 있는 '셋탑박스' 기능과 라이브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관람할 수 있는 미디어 기능, 새로워진 키넥트를 이용한 다양한 엔테인먼트 기능까지 게임기에 대한 내용보다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기를 중점으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Xbox One에 대한 해외 리뷰 중 상당수는 '게임기'라기 보다는 새로운 IT기기를 소개하는 듯한 글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때문에 게임기로서 모든 기능을 집중시킨 PS4와 게임기로 등장했지만 오히려 멀티미디어 기능이 주가 되는 Xbox One의 차이는 새로운 게임기를 기대한 게이머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 주고 있는 상황이다.
< 성능도 밀리는데 가격은 왜 더 높아? 'PS4보다 높은 가격'>
또 하나의 이유는 높은 가격이다. 국내에 발매되는 PS4의 판매 가격은 498,000원으로 구 기종인 PS3의 출고가 보다 훨씬 낮은 금액으로 책정됐다. 물론 듀얼쇼크4와 PS 카메라 등의 부가 기기를 추가로 구매하거나 용량이 큰 기기를 구입할 경우 금액이 높아지지만, 언제나 출시 초기 높은 가격을 고수해 왔던 소니의 전자기기 판매 정책에 비해 이례적이라고 할 만큼 낮은 가격으로 판매된 것이다.
이에 비해 아직 정확한 출시 일정이 밝혀지지 않은 Xbox One의 국내 시장 판매 금액은 아직 밝혀 지지 않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해외에서 판매되는 금액으로 유추해 볼 때 약 50만~60만 원 사이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Xbox One이 PS4보다 높은 가격으로 출시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바로 새로워진 키넥트를 '필수' 구매해야 하기 때문.
Xbox One은 게임패드를 이용하지 않아도 키넥트로 모든 기능을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키넥트의 중요성이 강조되어 있는 기기다. 음성인식, 동작인식을 통해 게임플레이, 녹화, TV 수신 등 대부분의 기능을 이용할 수 있으며, 심지어 게이머의 동작에 따라 자동으로 게임기의 전원이 켜지고, 꺼지는 등의 혁신적인 멀티미디어 기능을 제공한다.
하지만 이 모든 기능은 키넥트를 이용해야 하며, 키넥트를 구입하지 않을 경우 Xbox One은 '반 쪽 짜리 게임기'라고 할 만큼 대다수의 장점을 잃어 버리게 된다. 이는 기기의 성능을 활용하기 위해 부가 기기를 강제로 구매하는 것이 아니냐는 게이머들의 비난으로 이어져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반항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결국 Xbox One의 기능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게이머가 추가로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셈이 된 것이다.
< 셋톱박스, 영상 감상을 한번에 할 수 있는 멀티미디어 기기! 하지만 이미 우리집에는 이미 있는데?>
이 밖에도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바로 콘텐츠의 부재다. Xbox One의 경우 북미, 유럽 등 해외의 판매량이 높은 이유 중 하나는 게임기 이외에 활용할 수 있는 기능, 즉 멀티미디어 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Xbox One은 TV수신 및 인터넷 기능과 유튜브로 대표 되는 멀티미디어 기능을 모두 제공한다. 이는 TV와 인터넷 수신 등의 시용료가 국내 보다 상당히 높은 해외 게이머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했으며, 여기에 수십 만 종의 유료 콘텐츠를 저렴한 가격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 역시 Xbox One 만의 장점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국내의 실정은 조금 다르다. 이미 인터넷 강국이라고 할 만큼 인터넷이 대중화된 한국에서 이 같은 Xbox One의 인터넷 지원은 그다지 큰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 당연하며, 그토록 강조한 Xbox One의 셋톱박스 기능 역시 이미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셋톱박스를 이용하고 있는 가정이 많아 장점이라고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현지 미디어와 협약을 통해 콘텐츠를 공급해야 하지만 라이벌인 PS4가 런칭을 시작한 지금까지도 국내 Xbox One의 출시를 총괄하는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그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수 많은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멀티미디어 기기로 등장한 Xbox One 이지만 정작 국내 시장에서는 일반 셋톱박스 보다 높은 가격, 콘텐츠 공급에 대한 불확실 등을 통해 오히려 콘텐츠도 부족하고 게임기로써의 기능도 낮은 최악의 결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하나의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기업을 후발 주자가 뺏어내기란 매우 힘든 일이다”라며, “전반적으로 Xbox one이 국내 게이머들에게 혹평을 받고 있는 가운데 한국마이크소프트가 어떤 방식으로 이를 헤쳐나갈 수 있을 지 기대가 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