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의 2013년을 보낸 게임사들, 2014년은?

매년 새로운 시련과 도전을 마주한다고 할만큼 변화가 많은 게임시장이지만 올해만큼 심한 적이 또 있었나 싶을 정도다. 작년부터 시작된 온라인 게임 시장의 침체와 모바일 게임 시장의 도약, 그리고 게임업계의 미래를 좌지우지할만한 사건인 신의진법까지...

특히, 게임 업계를 이끌어가고 있는 대형 게임사들은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큰 변화를 겪었으며, 그 결과 CEO 교체, 대규모 인원감축 등 이미 폭탄이 터진 곳도 있고, 터지기 일보 직전인 곳들도 많다. 만약 내년에 신의진법이 현실화된다면 더욱 지옥으로 바뀔 확률도 높다. 지옥같은 한 해를 보낸 주요 게임사들의 현재 상황과 내년 전망을 게임동아에서 분석해봤다.

모바일 시장의 주도권을 잡은 CJ E &M
예년 같았으면 넥슨이나 엔씨에 밀려 첫번째로 나서기 힘들었겠지만 올해 만큼은 CJ E&M이 첫번째로 소개되는데 이견을 보일 사람이 많지 않을 것 같다. 서든어택을 넥슨에 빼앗길 때만 해도 미래가 없어보였지만, 카카오의 물결에 제대로 얻어 타 올해 게임 시장의 주인공 자리를 차지했다.

올해 CJ E&M의 라인업은 역대 어느 게임사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만큼 화려했다. 다함께차차차를 시작으로, 다함께퐁퐁퐁, 마구마구2013, 모두의마블, 몬스터길들이기까지, 거짓말 조금 더 보태 올 한해 동안 CJ E&M 게임이 구글 플레이 매출 1위 자리를 독점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대박 게임이 끊이지 않았다. 온라인 쪽에서는 마계촌 온라인과 하운즈, 마구더리얼, 차구차구, 모나크온라인 등 5종이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지만 그것들이 완벽하게 잊혀질 정도로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의 활약이 컸다.

내년에는 현재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의 노선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온라인에도 다시 도전장을 던질 예정이다.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회사의 분위기 반전시킨 것은 사실이나, 지금의 성공이 계속 이어지길 기대하는 것은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모바일 게임 시장의 특성상 도박에 가깝다고 생각한 것으로 분석된다.단, 현재까지 공개한 온라인 게임 라인업을 보면 위험을 감수하고 대규모 자금이 투입된 대작은 보이지 않고, 적은 마케팅 비용으로도 자생할 수 있는 중간급 게임들 위주로 구성했다. 과거 대작 온라인 게임의 실패와 다작으로 성공을 거둔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의 경험이 어느 정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넷마블 신규 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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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시동을 건 넥슨
작년에 엔씨소프트와 워낙 충격적인 사건을 만들었기 때문인지 상대적으로 올해는 잠잠해 보였지만, 내부적으로는 사옥 판교 이전 등 상당히 바쁜 한해를 보냈다.

올해 넥슨에서 주력한 게임은 피파온라인3와 도타2. 도타2의 경우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긴 했으나, 다행스럽게도 피파온라인3가 순조롭게 피파온라인2의 자리를 차지하면서 던전앤파이터, 서든어택에 이은 새로운 캐시카우로 자리매김했다. 내년에는 NHN엔터테인먼트의 위닝일레븐온라인2014가 경쟁작으로 나설 예정이지만, 이미 튼튼한 사용자 층을 마련한 만큼 1위 수성은 별다른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또한, 피파온라인3와 도타2를 위한 비장의 무기인 e스포츠 전용 공간인 넥슨 아레나를 개관하면서 e스포츠 마케팅에 더욱 힘쓸 예정이다. e스포츠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피파온라인3와 도타2 뿐만 아니라 카운터스트라이크2 온라인, 던전앤파이터, 카트라이더 등 나머지 게임들도 마케팅 측면에서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모바일 게임 부분에서는 큰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았으나 내년부터는 좀 달라질 전망이다. 올해는 판타지러너즈 for Kakao와 몬몬몬 for Kakao 외에는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으나, 사이퍼즈, 서든어택 등 자사의 인기온라인 게임을 활용한 크로스프로모션을 시도해 좋은 성과를 얻었다. 국내 게임사 중 인기 게임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만큼 내년에는 크로스프로모션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넥슨 로고
넥슨 로고

드디어 온라인 게임 사업이 자리를 잡은 NHN엔터테인먼트
다른 게임사들은 생존을 걱정해야 할 한 해였지만 NHN엔터테인먼트 입장에서는 오랜 숙원이었던 온라인 게임 사업이 드디어 자리를 잡은 행복한 한 해였다. NHN에서 게임사업만을 분리하는 내부 정리작업을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온라인 게임사업에 더 집중할 여건이 만들어졌으며, 그 결과 올해 선보인 던전스트라이커, 크리티카, 에오스, 아스타가 안정적인 궤도에 올랐다. 특히, 에오스는 최고 대작으로 꼽히던 아키에이지를 능가하는 성적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또한, 기대만큼의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던 테라 역시 부분유료화 전환 후 향후 업데이트에 따라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으며, 풋볼데이는 야구9단에 버금가는 성과를 거두며 내년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온라인 못지 않게 모바일 쪽도 성과를 얻었다. CJ E&M이나 위메이드만큼 주목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개발 자회사인 오렌지크루를 통해 다양한 게임을 선보여 꾸준한 성과를 냈다. 사업의 효율을 추구하기 위해 NHN엔터테인먼트를 3개로 또 분리한 만큼 내년에는 더욱 적극적인 활동이 예상된다. 위닝일레븐온라인2014 외에는 별다른 신작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올해 성과를 거둔 게임들의 업데이트 등 꾸준한 활동이 예상되며, 자체 개발 모바일 신작은 물론 글로벌 플랫폼 라인을 활용한 자사 라인업의 해외 진출에 힘을 쏟을 전망이다.

2013 온라인게임 10대 뉴스
2013 온라인게임 10대 뉴스

시작은 좋았으나, 끝이 아쉬운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
초반 기세는 누구보다 훌륭했지만 마무리가 조금 약했다. 올해 초에는 다른 게임사들을 모두 누르고 모바일 업계를 좌지우지 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남궁훈 전 대표의 사임과 시간이 지나면서 대표작인 윈드러너의 인기가 자연스럽게 하락하면서 CJ E&M에 주인공의 자리를 내줬다.

여름 이후 신작들을 꾸준히 내놓았으며, 인기작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윈드러너처럼 매출 1위를 차지한 게임이 없었다는 것이 아쉬운 부분이다. 더욱이 경쟁사인 CJ E&M은 히트작이 끊이지 않고 나왔기 때문에 이 점이 더욱 부각됐다.

올해 하반기에는 실적이 좋지 못했지만 내년에는 반전이 기대된다. 내년에도 올해 이상으로 다양한 모바일 라인업이 준비되고 있으며, 오랜 기간 준비해온 대작 온라인 게임 2종도 출시될 예정이다. 회사 전체가 모바일 중심으로 완전히 전환된 만큼 회사의 성장 계획은 모바일 중심으로 돌아가겠지만, 온라인 게임 2종에 이미 엄청난 금액이 투자된 만큼 내년도 사업 흐름은 온라인 게임 2종의 성패에 따라 판가름 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위메이드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 여부는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올해엔씨소프트가 블레이드앤소울의 중국 성공으로 기사회생 했던 것처럼...

위메이드
위메이드

중국이 기회의 땅이었다. 엔씨소프트
정말 엔씨소프트답지 않은 한해였다. 우리나라 온라인 게임의 역사를 함께한 리니지의 15주년 행사와 이제는 리니지 시리즈와 버금가는 간판으로 자리잡은 아이온과 블레이드앤소울의 대형 업데이트 등 꾸준한 활동이 있기는 했으나 눈에 띄는 대형 신작이 없었고, 최근 국내게임 시장을 좌지우지한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의 활동이 전무하다보니 상대적으로 더욱 잠잠해보일 수 밖에 없었다.

이런 부분이 주가에도 반영돼 다소 하락세였으나 이번에 블레이드앤소울이 중국에서 대박을 치면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중국 진출을 위해 텐센트와 오랜 기간 준비기간을 가진 것이 헛되지 않았다고 느껴질 만큼의 대박이다.

내년도 국내 시장에 대한 계획은 아직 오리무중이다. 길드워2, 와일드스타, 리니지 이터널 등 굵직한 신작들은 많으나 뚜렷한 계획을 밝힌 게임이 없으며, 모바일 게임에 대한 준비도 하고 있다는 얘기만 들릴 뿐 성과가 공개되지는 않았다. 다만, 엔씨소프트의 신작에 대한 기대감은 항상 높은 편이므로, 준비되고 있는 대작 중 하나만 공개된다 하더라도 그 여파가 상당히 클 것으로 예측된다.

몸집 줄이고 내년을 대비한다. 네오위즈게임즈
크로스파이어 재계약 파동으로 여파는 올해 네오위즈게임즈를 계속 움츠러들게 만들 수 밖에 없었다. 더욱이 야심차게 준비중이던 네오위즈인터넷과의 합병도 무산되면서 부활을 위해 준비했던 계획들이 상당부분 틀어졌다.

아직 해외 매출이 있기 때문에 엄청 힘들다고 얘기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모든 사업에 있어서 다소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대규모 인원 감축도 있었으며, 오랜 기간 서비스해왔던 게임들도 미래가 불투명하다면 과감하게 서비스 종료 시키면서 비용절감에 힘썼다. 또한 야구의 신, 킹덤언더파이어:에이지오브스톰, 코어마스터즈 등 신작들도 대규모 마케팅을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내년에는 사활을 걸고 준비중인 대작 블레스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내는 만큼 블레스에 모든 역량을 다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하반기부터 신규 개발사를 지원하는 펀드 조성 등 모바일쪽에도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고는 있으나, 이제 투자를 시작한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할것 같으며, 피파온라인2와 크로스파이어를 대체할만한 간판 타이틀이 없는 관계로 블레스의 성공 여부가 향후 몇년간 네오위즈게임즈의 미래를 결정지을 전망이다.

네오위즈게임즈 회사 로고
네오위즈게임즈 회사 로고

한 배를 탄 게임빌과 컴투스
10년 가까이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을 양분해온 두 게임사가 이제는 한배를 탔다. 모두가 온라인 게임을 말할 때 모바일 게임만으로 코스닥 상장을 하고 지금까지도 라이벌 관계를 유지해온 두 회사인 만큼, 하나로 합쳐진다고 했을 때 업계 전체가 받은 충격은 엄청났다. 더구나 1위였던 컴투스가 게임빌을 인수한 것이 아니라 반대였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시장으로 넘어오면서, 아니 정확히는 카카오 시대가 시작되면서 잠시 주춤한 모습을 보였던 두 회사이지만 올해 하반기부터는 적응을 한 듯 상당히 좋은 성적을 내는 중이고, 이는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내년 모바일 게임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가 된 국내 시장보다는 해외 시장 개척이 승부수가 될 전망인 만큼 이전부터 해외 시장 개척에 힘써온 두 회사가 노하우를 공유한다면 다른 회사보다 훨씬 유리할 전망이다. 다만, 두 회사 모두 개발과 퍼블리싱을 경쟁적으로 진행해왔던 회사인 만큼 내년에 서로의 역할 분담을 얼마나 잘 할 수 있을지가 불안 요소다.

게임빌 컴투스 로고 이미지
게임빌 컴투스 로고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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