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 시대부터 위성 발사까지, 게임으로 떠나는 '시간 여행'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그 시대를 체험할 수 있다면, 그만큼 매력적인 일도 드물 것이다. 하지만 타임머신이라도 개발되지 않은 이상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과거나 미래로 갈 수 없는 것이 현실, 그저 꿈만 같은 이야기다.
불행 중 다행일까? 게이머들이라면 과거와 현재,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다양한 게임을 통해 당시의 삶이나 미래의 삶을 간접적으로 체험해볼 수 있다. 과거 원시 시대부터 현재 우리의 삶, 그리고 미래의 삶을 그려낸 게임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함께 살펴보도록 하자.
최근 백호소프트에서 출시한 '오쉐프 for Kakao'(이하 오쉐프)는 공룡과 원시인이 공존하는 가상의 원시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스마트폰용 타이쿤 게임으로, 과거 피처폰 시절의 타이쿤 게임의 재미를 스마트폰에서 그대로 살려낸 것이 특징이다.
'오쉐프'는 원시 시대에 가상을 더했지만, 실제로 있을 법한 일을 게임으로 풀어내 재미를 전해준다. 또한, 게임의 배경이 과거인 것은 물론 과거 피처폰의 추억을 떠올리게 만든다는 점에서 봐도 과거라는 소재에 가장 안성맞춤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게임은 마을 사람들에게 맛있는 공룡 고기를 대접하는 식당의 쉐프인 주인공이 사냥꾼이 잡아온 공룡을 '레어', '미디움', '웰던'으로 구워서 마을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기본이다. 계속해서 몰려오는 마을 사람들의 주문에 맞춰 고기를 굽고, 음식을 제공하다 보면 빠른 손놀림을 요구했던 과거 타이쿤 게임의 재미를 그대로 만끽할 수 있다. 여기에 고기를 굽는 시간에 따라 고기의 등급이 변하기 때문에 정확한 타이밍도 신경 써야 하니 손이 두 배로 바빠 방심할 틈이 없다.
이와 함께 원시 시대를 배경으로 했지만, 성격 급한 아줌마 캐릭터, 귀엽지만 왠지 미운 꼬마 캐릭터, 많은 돈을 가진 갑부 할아버지, 술에 취한 손님, 성격이 거센 할머니 등 인간미 넘치는 다양한 마을 사람이 마련됐다. 여기에 스마트폰으로 선보여지면서 친구들과 불꽃을 주고 받는 소셜 요소, 버튼 대신 터치로 진화한 인터페이스 기반의 넓은 불판 등 다양한 요소가 더해져 소소한 재미를 준다.
현대 우리 삶을 게임에서 더 재미있게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게임이라면, 락스타 게임즈의 'GTA5'를 꼽을 수 있다. 시리즈 최초로 정식 한글 버전이 PS3와 Xbox360로 출시된 'GTA5'는 한 명의 주인공으로 플레이할 수 있었던 기존 시리즈와 달리 프랭클린, 마이클, 트레버 등 세 명의 주인공을 번갈아 가며 플레이할 수 있으며, 이들을 기반으로 다양한 현대인의 삶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물론 이들은 범죄를 저지른다는 점에서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는 거리가 있다. 하지만 은행을 턴다거나, 현금 수송 차량을 훔치는 등의 대규모 범죄를 통해 게이머들은 현재 삶에서는 체험할 수 없는 일들로 일탈의 자유로음을 만끽할 수 있다.
여기에 게임의 맵도 기존 시리즈와 비교해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대도시, 군부대, 산, 강, 해변 등 다양한 지역에 실제 도시처럼 게임에 녹아 있으며, 각 지역에는 환경에 맞는 동물이나 거주민들이 살고 있어 현실성을 더해준다.
이외에도 베이스 점프, 비포장도로 경주는 물론, 사냥, 요가, 골프, 테니스, 철인 3종 경기, 주식이나 부동산 등을 통한 수입 등 우리 삶에 근처에 실제로 자리 잡고 있는 다양한 요소들이 더해져 우리 삶을 게임에 그대로 옮긴 듯한 재미를 전해준다.
이와 함께 올해의 게임상을 'GTA5'와 함께 휩쓸고 있는 '더 라스트 오브 어스'도 현재 혹은 가까운 미래를 대표할 수 있는 게임이다.
이 게임은 세기말을 연상케 하는 세계관과 분위기가 돋보이는 게임으로, 게임 내 주인공 죠엘과 여자아이 캐릭터 엘리가 원인 모를 균의 변이로 인한 전염병으로 폐허가 된 시대를 생존이라는 목적 아래 살아가는 모습을 그려냈다.
PS3의 한계까지 짜내어 표현한 듯한 그래픽과 영화 뺨치는 매력적인 스토리, 주인공과 그 외의 인물들이 빗어내는 다양한 이야기는 물론 폐허가 된 건물이나 도시의 모습에서 시간의 흐름과 옛 흔적을 고스란히 확인할 수 있는 점 등은 단순 게임 이상의 무엇을 전해준다.
게임이 하나의 시대만 배경으로 한다고 해서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모두 아우르는 게임도 있다.
"유혈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라는 간디의 스크린샷 하나만으로도 유명해진 '문명5'가 그 대표격인 게임이다. 이 게임은 출시 이후 '신과 왕', '브레이브뉴월드' 등의 확장팩이 더해져 문화나 종교로도 세력 전쟁을 펼칠 수 있어 그 재미가 더욱 커졌다.
게임은 고전, 중세, 르네상스, 산업, 현대, 미래 등 시간의 순서대로 흘러간다. 물론 자연적으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게이머가 문명을 얼마나 잘 이끌어 왔는지가 중심이 된다. 여기에 단순한 고전 시대의 병사들이 나중에는 총으로 무장하거나, 문명이 발전하며 인공위성을 발사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일종의 뿌듯함도 느껴진다.
'문명5'는 '악마의 게임'이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진 것처럼 높은 몰입도를 자랑해 한번 플레이하면 시간이 가는 줄 몰라 어떤 의미로는 게이머가 '시간 여행' 등 가장 시간 여행에 잘 어울리는 게임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22세기형 최신 무기를 가지고 1, 2차 세계대전은 물론 고대 로마까지 넘나들며 과거로 돌아가 역사적인 전투에 참여하는 '다크스트오브데이즈'나 시간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등장하는 '타임 시프트' 등도 미래와 과거를 넘나들며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작품이다.
지나간 시간에 대해 더욱 아쉬워지는 연말연시, 과거나 현재 그리고 미래로 훌쩍 떠날 수 있는 게임을 한번 즐겨 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