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민 기자의 '주간 모바일게임의 맥(脈)'
1월 3주, 연초에 생각보다 적었던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한 게임의 출시가 이번주에는 화요일에 8개, 금요일에 4개 게임이 출시되며 다시 예년 수준으로 돌아왔다.
이번주에는 다양한 게임들이 출시됐지만, 좋은 의미가 됐건 그 반대이건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선데이토즈의 '애니팡2 for Kakao'다. 이 게임은 '애니팡 for Kakao'로 대성공을 거두며 상장까지 성공한 선데이토즈의 정식 넘버링 타이틀이라는 점에서 70만 명이 넘는 사전 예약자가 몰리는 등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막상 '애니팡2 for Kakao'의 뚜껑이 열리자 게이머들의 반응은 극과 극을 달린다. 게임이 2012년 출시돼 페이스북을 통해서 인기를 모은 킹의 '캔디크러쉬사가'와 너무 흡사해 표절 논란이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캔디크러쉬사가 for Kakao'의 경우 카카오 게임하기 플랫폼을 통해서도 서비스 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논란의 중심에는 카카오도 함께했다.
그동안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 다양한 게임이 출시 되며,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의 규모가 확대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카카오를 통해 출시된 게임들이 지속적으로 카피캣 논란이 이어져 왔었고, 이러한 상황에서 카카오 게임하기를 강력한 플랫폼으로 만드는데 개국 공신의 역할을한 선데이토즈가 논란의 중심에 자리한 것은 분명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다양한 업데이트를 실시한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의 에브리타운 for Kakao, 아틀란스토리 for Kakao, 윈드러너 for Kakao' 등의 순위 상승과 넷마블의 '건버드: 오락실제왕의 귀환 for Kakao'의 순위 상승이 눈에 띄는 가운데 역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애니팡2 for Kakao'의 구글 플레이 최고 매출 20위 권, 앱스토어 최고 매출 10위 권 진입이다.
사전 예약 70만, 출시 이후 '캔디크러쉬사가'와의 표절 의혹 등의 논란으로 일부의 시각으로는 노이즈 마케팅에 성공했다고 평가 받는 가운데 매출 부분에서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니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이보다 기쁜 소식이 없을 듯하다.
선데이토즈 측이 밝힌 것처럼 법적으로 문제가 없고 게임의 아이디어나 진행 방식에 대해서는 저작권이 없어 표절 여부의 판단이 현재는 어렵기 때문에 당분간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3,000만 명에 달하는 '애니팡 for Kakao'의 게이머풀을 이용한 대규모 크로스 프로모션 등도 얼마든지 진행될 수 있어 그 여지는 더욱 크다.
문제는 이러한 순위 상승을 그저 한 회사의 도의성 문제로 치부해버리기에는 문제가 크게 발전될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의 온라인 게임이 중국에서 성공을 거두자 중국에서는 국내 온라인 게임을 그대로 카피한 게임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국내 게임사들은 힘겨운 법정 공방 끝에 온라인게임을 지켜왔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이러한 표절 의혹이 제기되는 게임이 돈이 된다는 모습을 보인다면, 해외 게임사의 다양한 표절 게임이 국내에 서비스를 시작할 경우 법적 공방을 떠나 해외의 게임사에게 도의적으로도 이의를 제기할 체면이 서질 않는다.
실제로 '애니팡 for Kakao'를 플레이해보면 '캔디크러쉬사가'와 너무나도 흡사한 모습을 보인다. 다른 부분을 찾자면 사탕이 동물의 모습으로 바뀐 정도다. 스테이지 클리어 방식, 시간 제한 없이 퍼즐을 해결하는 게임 진행 방식, 여러 개의 블록을 연결해 특수 블록을 만드는 방식, 심지어 특수 블록을 만들어 내는 방식과 이들이 하는 역할마저 유사하다.
여기에 게임 진행 중간 중간에 집어 넣은 스토리 텔링 요소, 일정 스테이지 이상을 진행하면 친구에게 요청해야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는 소셜 요소나 과금의 방식까지 흡사한 모습이다. 이쯤 되면 '해도해도 너무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 것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애니팡2 for Kakao'의 사태로 인해 선데이토즈의 기획력에 대한 문제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선데이토즈는 '애니팡 for Kakao'의 대성공 이후 '애니팡 사천성 for Kakao'도 함께 성공의 반열에 올렸놨다. 다만 다른 게임, 즉 '애니팡 노점왕 for Kakao'의 경우를 짚어 봐야 한다. '애니팡 for Kakao'와 '애니팡 사천성 for Kakao'의 경우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매치3 방식의 퍼즐과, 사천성 게임의 변형이다. 하지만 노점왕의 경우 선데이토즈의 기획력을 있는 그대로 살펴볼 수 있는 게임이다.
'애니팡 노점왕 for Kakao'는 선데이토즈가 꾸준히 소셜 게임을 서비스해오며 회사가 자랑하는 노하우를 더한 게임이었고, 선데이토즈 측에서도 실제로 새로운 시도를 해봤다고 할만큼 선데이토즈의 색도 강했다. 하지만 결과는 '애니팡 for Kakao'와 함께한 수 백만 건의 다운로드, 그 이후에는 별다른 소식이 없다. 선데이토즈의 향후 원동력이 될 수 있는 게임의 기획력에 물음표를 갖게 하는 이유다.
물론, 싸이월드 소셜 게임으로 큰 성공을 거둔 '아쿠아 스토리'가 올해 선보여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아쿠아 스토리'도 선데이토즈 측이 "징가의 소셜 게임 '피시빌'을 제외하면 수조 SNG가 거의 전무해 한국만의 수조 SNG를 만들고 싶어 국내 정서에 맞는 파스텔톤의 디자인과 콘텐츠를 넣어 개발했다"고 앞서 밝힌 바 있어 여전히 신작 기획력에 대한 물음표는 가시지 않는다.
'애니팡2 for Kakao' 사태로 선테이토즈뿐만 아니라 카카오의 행보에도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게임의 심사부터 출시를 위한 일정과 검수까지 꽉 쥐고 있는 카카오가 충분히 논란 거리가 될만한 게임을 단지 개발사가 법적으로 검토 후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답변을 받아 출시하게 됐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실제로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 선보여진 다양한 게임 중에 유사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음에도 말이다.
카카오에는 도의적인 책임을 물을 수 없는 것은 물론 향후에도 얼마든지 제2, 제3의 '애니팡2 for Kakao'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농후한 것이다. 향후 카카오 게임하기 심사 기준이 내부적으로 변경될지 아닐지 현재로서는 예측할 수 없지만 이 상황대로 라면 '법적 문제 없는 카피 게임'의 천국이 될 수도 있다.
< 화요일 카카오 게임하기>
14일 화요일 카카오 게임하기에는 선데이토즈의?'애니팡2 for Kakao', NHN엔터테인먼트의 '펀치버스터 for Kakao', 미투온의 '출동!지구방위대 for Kakao', 더라디오툴박스의 '티키코코 코코랠리 for Kakao', 글림게임즈의 '엔젤키스 for Kakao', 컴투스의 '드래곤 기사단 for Kakao', 도날드스튜디오의 '모여라! 동물친구 for Kakao', 게임젠의 '핵전쟁 for Kakao' 등 총 8개의 게임이 소개됐다.
현재 논란의 중심에 있는 '애니팡2 for Kakao'를 제외하면 단연 컴투스의 '드래곤 기사단 for Kakao'의 행보가 눈에 띈다. 앱스토어에서는 이미 최고 매출 10위 권에 올랐으며, 구글 플레이에서도 30위 권 진입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이 게임은 턴방식의 전투로 무장한 정통 RPG의 모습을 보이는 게임으로, 영웅의 육성, 아이템 강화, 전략 전투, 소셜 요소 등 RPG의 재미에 최근의 트렌드가 더해진 것이 장점으로 보인다. 전투는 간단한 조작만으로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됐으며, 캐릭터 상단에 자리한 초록색의 게이지가 일정 수준 이상 채워졌을 때 스킬을 발동하면 2배의 공격이 펼쳐지는 등 전투 자체의 재미를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을 살펴볼 수 있다. 더불어 게이머들이 더욱 게임을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자동 전투는 물론 10배속으로 즐길 수 있는 시스템도 더해졌으며, 이용자간 대전이나 월드 보스, 영지 가꾸기 등 다양한 요소들도 존재해 즐길거리가 풍부한 편으로 장기 흥행도 기대된다.
이처럼 좋은 모습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다면, 향후에는 컴투스를 대표할만한 RPG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도 보인다. 다만, 와이디 온라인의 '천만의용병 for AfreecaTV'가 초기에 많은 관심을 받으며 부상했지만, 동종 장르 1위를 지키고 있는 '몬스터길들이기 for Kakao'에 다양한 이벤트 등으로 현재 다소 약세로 돌아선 것을 보면 상황이 그리 녹록하지 만은 않다.
이 외에도 화요일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서는 다양한 게임이 출시되긴 했으나 비슷한 장르의 게임이 이미 많이 출시됐거나, 몇몇 부분에서 아쉬움이 드러나는 게임들이 있어 당장 큰 성과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 금요일 카카오 게임하기>
17일 금요일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서는 미리내 게임즈가 개발한 '그날이오면 for Kakao, 하이원엔터테인먼트의 '범피런 for Kakao', 인피니티포켓의 '탭탭몬 for Kakao', 유나이티드 펀 드레이더스의 '젤리를 그려라 for Kakao' 등 총 4작품이다. 출시 작품의 수가 지난 화요일 카카오 게임하기보다 숫자는 줄었지만, 좀 더 알찬 구성으로 느껴진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미리내 게임즈가 개발한 '그날이오면 for Kakao'다. 이 게임은 1990년대 많은 사랑을 받았던 국내 토종 슈팅 게임의 정식 후속작으로 많은 부분에서 변화를 거쳐 게이머들에게 선보여졌다.
크게 느껴지는 변화는 2D 그래픽의 3D화, 캐릭터와 무기 등의 육성 요소를 꼽을 수 있다. 여기에 게임의 초반부 스테이지는 비교적 쉽게 설계돼 초보자들도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으며, 파일럿과 기체의 조합을 통해 다양한 전술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여기에 게임의 주 수익 모델인 비행기 뽑기도 일반적인 뽑기 시스템을 탑재한 게임보다 비교적 적게 책정돼 S급 모델을 획득하는데 드는 비용이 적은 편이다. 다만 유니티3D엔진으로 개발되고 선보여지면서 게임이 다소 무거운 느낌이 있다. 적들을 격추 시킨 이후 화면에 등장하는 별 모양의 아이템이 많을 경우 프레임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모습을 나타나기 때문에 개선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젤리를 그려라 for Kakao'와 '범피런 for Kakao'도 퍼즐 게임으로 신선한 재미를 전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젤리를 그려라 for Kakao'는 게이머가 직접 블록을 그려가며 라인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구성됐으며, 퍼즐 게임 답게 많은 두뇌 회전을 필요로 하는 점과 쉽게 볼 수 없었던 색다른 방식으로 구성됐다는 점이 신선하게 느껴진다.
'범피런 for Kakao'는 크게 두 개의 게임을 하나로 합친 듯한 모습을 보이며, 싱글 플레이에서는 차의 이동 방향을 예측해 장애물을 만들어 목표 지점을 골인 시키는 퍼즐 게임의 재미를, 랭킹 모드에서는 순발력과 판단력 등을 모두 필요로 하는 가벼운 레이싱 게임에 가까운 재미를 전해준다.
'탭탭몬 for Kakao'의 경우에는 꽤나 단순한 방식으로 구성된 전투와 화면을 수천번 터치해 몬스터를 업그레이드 하는 방식이 신선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화면을 수천번 터치하는 '타마고'의 핵심 아이디어를 적용한 것이 표절 의혹으로 한창 시끄러운 가운데 마이너스 요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며, 화면을 계속해서 터치하는 동작이 부담이 되지 않을 게이머가 있을까라는 의문점이 남는다.
< 마치며>
'애니팡 for Kakao'의 대성공 이후 중국에서 위챗을 통해 '애니팡 for Kakao'를 베낀 수준의 '매일매일 팡팡'이라는 게임이 서비스 되며 국내 언론을 통해 뭇매를 맞았던 일화가 있다. 하지만 이제는 중국에서의 일만이 아니라 국내도 돌아봐야할 시점이 된것으로 보인다.
곧 킹이 공식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져 사태는 일단락 될 수도 있지만, 이번 사태를 기반으로 국내도 콘텐츠와 관련된 제도를 다시 한번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