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 서울 스튜디오, "피파온라인3 안에 월드컵을 품겠다"
월드컵. 단일 종목 대회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대회다. '세계에서 축구를 가장 잘 하는 나라는 어디일까?'하는 호기심을 충족시켜줄 수 있고, 평소에는 클럽을 위해 뛰던 선수들이 국가의 명예를 걸고 뛰는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월드컵만의 매력이라 하겠다.
이러한 점 덕분인지 월드컵은 축구팬들은 물론 축구에 그다지 큰 관심이 없는 이들마저도 열광케 한다. 그리고 월드컵에 열광하는 또 다른 이들이 있다. 피파온라인3를 즐기는 이들이다.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피파온라인3에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인지를 기대하는 게이머들이 많아지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벌어지면, 그에 해당하는 종목을 소재로 다루는 스포츠게임에도 관련 이벤트, 업데이트가 따라 붙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 그만큼 관련 이벤트, 업데이트에 대한 게이머들의 기대치도 높아졌고, 이를 평가하는 기준도 높아졌다.
EA 서울 스튜디오는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이러한 게이머들의 기대를 만족시키기 위해 업데이트 작업을 진행 중이다. 월드컵의 열기를 피파온라인3에서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의견을 공유하고, 이를 구체화 시키는 작업이 진행 중인 것이다.
피파온라인3의 월드컵 준비는 어떻게 되고 있는지를 알기 위해 EA 서울 스튜디오를 찾아 박선영 PD와 천우철 AD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TV 방송을 보면서 느낀 월드컵의 감동을 피파온라인3로 이어올 생각이다"라는 박선영 PD의 이야기는 월드컵을 맞이할 피파온라인3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리기에 충분했다.
아래는 EA 서울 스튜디오에서 진행한 박선영 PD와 천우철 AD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질: 브라질 월드컵이 다가오면서 피파온라인3에 월드컵 콘텐츠가 업데이트 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이들이 많다. 게임 내에 브라질 월드컵을
어떻게 그려낼 것인가?
답: 천우철 AD(이하 천) - 브라질 국기의 색을 살려서 이를 활용한 UI를 만들고 있다. 과거에 발매된 월드컵 버전 축구게임들이 그랬던
것처럼, UI만 봐도 브라질 월드컵의 느낌이 나도록 말이다.
박선영 PD(이하 박)- EA 본사에서 피파 시리즈의 월드컵 빌드가 개발 중이다. 여기 활용된 콘셉을 피파온라인3에 녹여내고 벤치마킹 할 생각이 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있다. 지구본에서 팀을 선택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오면 실제로 지구본을 이리저리 돌려보면서 말이다. TV에서 보던 월드컵을 게임 안으로 옮겨올 생각이다.
질: 월드컵이라는 이벤트의 규모가 워낙에 크다. 말이 모드지, 사실상 또 하나의 게임을 통째로 만드는 작업을 해야할 것 같다.
답: 박 - 개인적으로 피파온라인2의 개발에도 참가했던 경력이 있다. 월드컵 시즌이 되면 게이머들이 대단히 많이 유입되고, 단기간에 월드컵
모드를 즐기게 된다. 전작의 월드컵 모드는 비교적 단순한 형태였다. 월드컵 모드를 즐기면 보상을 더 주는 정도였으니까. 이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다.
질: 말 그대로 전작의 월드컵 모드와 비교할 수 밖에 없다. 어떤 식으로 개선할 생각인가?
답: 박 - 월드컵 모드의 타겟은 신규 이용자다. 즉, 월드컵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 들어온 새로운 이용자들도 쉽게 즐길 수 있는 모드를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월드컵 분위기를 즐기려고 게임을 접한 이들은 리그 진행 방식을 모르고, 축구 자체를 잘 모르는 경우도 많다.
국가대표팀들이 맞붙는 월드컵 특유의 느낌을 살리는 것이 이들을 위한 길이라 생각한다.
마치 국가대표 감독이 된 것 같은 느낌을 전해줘야, 월드컵이 끝난 이후에 리그로 돌아와서 괴리감을 적게 느낄 수 있다. 이를 위해 처음에는 정해진 국가대표팀을 그대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지 않은가 하는 논의를 거치기도 했다.
질: 자신만의 국가대표팀을 만드는 재미를 추구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답: 박- 팀 컬러나, 케미스트리 같은 항목을 추가하면서 다양한 스쿼드를 만들어가는 재미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월드컵 출전
선수를 지속적으로 육성하는 방안은 라이선스 문제로 제한될 수도 잇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몰입할 수 있는 요소를 연구 중이다.
질: 현재 구상된 월드컵 모드는 어떤 모드인가?
답: 박- PVE는 '로드 투 월드컵'이라는 이름으로 우승을 향해 여정을 떠나는 모드다. 전작의 월드컵 모드는 PVP를 토너먼트식으로
진행했지만, 사실 실제 토너먼트는 아니었다. 단순하게 랜덤으로 경기를 지정하고, 토너먼트표를 게이머에게 보여주는 방식이었으니까. 이번에는
실제 토너먼트를 진행할 생각이다.
PVE 이외에도 핫타임 이벤트 방식의 PVP 모드도 즐길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월드컵 특유의 왁자지껄한 느낌을 살릴 수 있는 모드가 될 것이다. 전작의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다. TV에서 펼쳐지는 월드컵의 재미를 좀 더 실감나게 즐길 수 있도록 구상 중이다. 아직까지 명확한 그림이 그려진 것은 아니기에, 이를 살릴 방안을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질: 대회를 하게 되면 아무래도 강팀에 선택이 집중될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게임 진행이 지루할 수 있는데 이는 어떻게 막을
것인가?
답: 박- 게이머들의 선택을 막는 것은 쉽 지 않다. 약팀을 선택해서 이길 시에는 보상을 크게 준다거나, 팀 선택 시에 강팀은
코인을 많이 소모하고, 약팀은 적게 소모하는 식으로 해서 밸런스를 맞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질: 모드 개발이 쉬울 것 같지는 않다.
답: 박 - 국가대표 선발을 하고, 감독에 취임을 하고, 이렇게 만든 팀으로 평가전을 진행하면서 감독의 명성이 오르내리다가, 예선과 결선을
진행하는 긴 호흡의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최선이다. 하지만 그럴 수가 없는 현실적인 문제가 많이 존재한다. 의외의 곳에서 발목을 잡히기도
하며, 피파온라인3의 가장 강력한 장점인 라이선스가 의외의 변수로 작용하기도 한다.
질: 라이선스가 제약이 되기도 한다는 뜻인가?
답: 박 - 피파온라인3의 강점이 라이선스이긴 하지만 FIFA의 허락이 떨어지지 않아 원하는 콘텐츠를 게임에 넣을 수 없는 벽이 되기도
한다. 게임 제작팀에 있어서는 넘어야 할 허들이 되기도 하며, 이따금 상상력을 제약하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천 - 아이디어를 내면 이를 정리해서 본사로 전달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커뮤니케이션에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온라인게임보다는 콘솔에 대한 이해가 높은 국가의 회사와 일을 하다보니 '이런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를 시키는 것이 쉽지는 않다. 이런 점을 조율해서 개발하는 것이 좋기도 하지만 힘들 때도 있다.
질: 라이선스가 부담이 되는 예가 궁금하다.
천 - 네모난 형태의 카드 모양을 본따서 게임 아이템을 디자인 할 수 있는 권한을 FIFA가 특정 회사에 일임했다. 때문에 선수의 상징이
담긴 정보를 4각 디자인에 담을 수 없게 됐다. 최근 피파온라인3 내에 선수팩 디자인이 바뀌었는데 예쁘게 하려고 바꾼 것은 아니었다(웃음).
카드라는 단어도 쓸 수 없게 됐기에 아이템 이름을 '선수팩'이라고 정한 것이다.
만약 세 명의 선수가 등장하는 스크린샷, 그림을 만든다고 한다면 선수 세 명이 동일한 비중으로 등장해야 한다. 특정 선수가 부각되는 구도를 사용할 수가 없어서, 디자인에 고민을 하게 된다. 메시는 면도기 업체의 모델로 활동을 하고 있으니 게임 내 캐릭터와 일러스트에 수염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조항도 있다.(웃음)
질: 하지만 라이선스 확보로 인한 강점도 무시할 수는 없지 않은가?
답: 천 - 월드컵이라는 단어를 그대로 사용하고, 월드컵 로고로 실제와 같은 것으로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온라인 게임이라는 점은
피파온라인3의 강점이다. 제약이 없다면 좀 더 편하게 작업을 진행할 수 있지만,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라이선스를 확보할 가치는 충분하다.
이제는 이러한 환경에 익숙해져서 작업에 들어가기 전부터 라이선스 관련된 이슈를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 가안을 대충 만들어놓고 사전 검수를 해놓고 검수 진행하는 이들이 확인을 하면 이후 작업을 진행하게 된다.
질: 월드컵 모드의 개발 작업은 얼마나 진행이 됐나?
답: 천 -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드는 회사는 여름에 바쁘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월드컵 콘텐츠를 준비하기 위해 지난 늦가을부터 개발 준비에
착수했다.
박 - 현재는 아이디어를 만들기 위한 브레인스토밍이 끝나고 아이디어 기획서를 작성하는 상황. 4단계 중에 2단계가 마무리 됐다고 보면 된다. 국가대표팀을 선택을 한다거나 매칭은 어떻게 실행을 하고 팀을 선택하면서 케미스트리를 획득할 것인가를 결정하기 위한 의견을 얻기 위해 팀 내 공유가 진행 중이다. 전체 일정 중에 절반 정도를 마무리 한 것 같다. 팀원의 의견이 하나로 모이면 개발을 바로 시작할 것이다. 프리 프로덕션 단계의 마지막이다.
월드컵이 시작할 즈음에 월드컵 열기가 타오른다. 경험에 비춰볼 때 월드컵 일주일 전부터 분위기가 고조된 것 같다. 전작은 일찍 월드컵 모드를 오픈했더니 정작 월드컵 기간에는 열기가 식는 모습도 있었다. 월드컵 열기가 고조되는 시기에 오픈하는 게 맞다고 본다. 충분한 준비를 해서 월드컵 시즌에 맞춰 피파온라인3의 기세를 올릴 것. 준비를 일찍 시작한만큼 충분한 완성도를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
천 - 콘솔로 개발 중인 월드컵 버전의 빌드를 테스트로 받은 상황. 이 빌드 안에 이펙트, 디자인, 각종 모션이 다 갖춰져 있다. 이런 것들을 피파온라인3에 빌드에 맞출 필요가 있다. 이런 데이터가 준비되는 대로 빌드에 적용을 할 것이다. 두 게임의 엔진이 다르기에 갖고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선수 얼굴도 새롭게 만들고 있다. 특히, 아시아 선수들의 경우는 콘솔 버전의 모델링을 개선한 버전을 선보일 것이다. 어떤 선수가 국가대표로 발탁될 것인지를 미리 예상해서 제작하고 있다.
질: 이번 월드컵 모드에서 꼭 해보고 싶다거나 욕심을 내는 부분은 무엇인가?
답: 박 - 전작에서 못 했던 것들을 이번에 다 구현하고 싶다. 실제 대회에서 일어나는 경기를 그대로 게임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한다거나,
게임에 접속해 월드컵을 단체로 관람하는 이벤트를 지원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경기 결과 맞추기 같은 이벤트를 넣을 수도 있지 않을까?
높은 품질의 콘텐츠를 한 번에 모아서 게이머들에게 충실히 전하고 싶다.
천 - 월드컵이라는 이름의 놀이터를 피파온라인3 안에 제공하고 싶다. 피파온라인3 안에 이적시장을 만들어 놓으니 단순히 선수를 거래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TV 중계를 보다 좋아하게 된 선수를 거래하는 것 자체에서 재미를 찾는 이들도 생겼다. 이처럼 월드컵 모드에서도 다양한 놀거리를 제공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