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치고 서비스 종료, 피멍드는 모바일 게이머들
"어제까지 멀쩡히 게임을 하다가 갑자기 종료된다니 황당하죠. 여기에 투자한 제 시간과 돈은 누구한테 돌려 받나요?"
평소 출퇴근 시간 짬짬히 모바일게임을 즐기던 정씨는 얼마 전 황당한 일을 겪었다. 평소 자주 플레이하던 모바일게임의 서비스가 갑자기 종료된 것이다. 이에 정씨는 해당 모바일게임 사이트에 민원을 넣었지만 돌아오는 것은 환불조치는 어렵다는 답변 뿐. 그 동안 모바일게임에 투자한 시간과 금액 모두가 허사가 된 것이다.
최근 스마트폰 게임이 국내 게임시장의 주류로 떠오르면서 하루에도 다양한 장르의 모바일게임이 쏟아지고 있는 지금. 모바일게임의 서비스 종료에 따른 피해를 호소하는 게이머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온라인 게임의 경우 게임을 플레이하기 위해 접속한 홈페이지를 통해 서비스 종료 일이 공지되거나 일정 기간 동안 유료 결제를 진행한 게이머에게 환급해 주는 등의 유예 기간이 있지만 스마트폰 앱을 통해 게임을 플레이하는 모바일게임은 서비스 종료에 대한 내용을 파악하기 힘든 것이 사실.
최근 서비스 조정 수순을 밟고 있는 '다음 모바게'는 이러한 사례들 중 하나다.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일본 DeNA(디엔에이)가 손잡고 서비스하는 모바일 서비스 플랫폼 '다음 모바게'는 다른 모바일 서비스 플랫폼에 비해 급작스러운 게임 서비스 종료가 자주 벌어져 게이머들이 큰 불편을 겪기도 했다.
배틀&발키리, 파이널 삼국 배틀, 버디 몬스터 등의 게임의 경우 5개월이 채 지나지 않아 서비스가 종료되기도 했으며, 지난 11월 다음과 디엔에이의 모바게 플랫폼 서비스 계약 조정이 발표되어 기존 게임들 역시 '다음 모바게'를 통한 서비스 지속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이다.
현재 다음커뮤니케이션은 모바게뿐만 아니라 다양한 모바일 게임을 서비스할 예정이라고 밝힌 상황이지만 기존의 모바일게임 플랫폼의 존재 유무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플랫폼으로의 진출은 아직 성급한 것이 아니냐는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
또한, 모바일게임의 수명이 점점 짧아지자 모바일게임을 런칭 한 뒤 빠르게 각종 이벤트를 통해 게이머들이 캐시 아이템을 구입하도록 유도한 후 밸런스를 파괴하는 아이템을 지속적으로 판매하고, 게임의 인기가 떨어지면 운영을 포기해 버리는 회사들도 있다.
과거 웹게임에서나 볼 수 있었던 이른바 '먹튀' 논란이 모바일게임에도 번지고 있는 것이다.
라이브플렉스의 모바일 서비스 플랫폼 게임클럽미니에서 서비스 한 '푸치토 온라인'의 경우가 바로 이런 '먹튀' 논란에 휘말린 사례다.
액션 MMORPG를 표방한 '푸치토 온라인'은 화려한 그래픽과 아기자기한 캐릭터로 화제가 된 바 있었으며, 출시 이후 구글플레이 인기 무료 순위 1위 및 각종 마켓에서 인기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는 등 큰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이후 불법복제 프로그램이 발견되며 이를 처리하는 과정이 문제였다. 불법복제 프로그램을 막는다는 이유로 한 때 경매장을 폐쇄 시키며 일반 게이머들이 자신의 아이템을 얻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으며, 무고하게 계정 정지를 당했다는 글이 빗발쳤다.
여기에 게임 콘텐츠 추가 및 버그 수정의 경우 게이머들의 요청에 비해 상당히 지연된 움직임을 보였지만 캐시 아이템은 지속적으로 등장해 큰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렇듯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킨 '푸치토 온라인'은 지난 1월 29일 서비스를 종료한 상태다.
이러한 사태의 문제는 환불조치가 상당히 까다롭다는 것에 있다. 서비스 종료에 따른 환불 정책 등의 존재하기는 하지만 현재 환불 대상에 포함된 것은 유료결제를 통한 캐시나 사용하지 않은 아이템에 한정되어 있는 경우가 대다수다.
결론적으로 캐시를 통해 게임 내 카드와 같은 아이템이나 캐릭터를 구매한 게이머의 경우 이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유료 아이템을 구매하기 위해 결제를 하거나 5천 원 미만의 결제를 이용하는 경우 많다는 점을 감안할 때 상당수의 게이머들이 게임이 종료되더라도 환불을 받을 수 없는 것이다.
더욱이 모바일게임 시장의 포화로 인해 게임이 등장하고 사라지는 주기가 짧아지고 있는 것도 이러한 피해를 확산 시키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
많은 게이머들은 단순히 캐시뿐만 아닌 일정 기간 결제한 금액을 전액 환불해주는 온라인게임과 같은 새로운 약관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업체에서 일방적으로 게임을 종료할 경우 이에 대한 피해는 고스란히 게이머들에게 돌아간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온라인게임의 경우 서비스 종료 시 각종 환불 정책이 활성화 되어 있지만 스마트폰의 경우 보상 약관이 취약한 것이 사실"이라며, "게임을 이용하는 게이머들은 수시로 게임서비스를 종료하는 모바일 플랫폼의 이용을 가급적 피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