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민 기자의 '주간 모바일게임의 맥(脈)'
2월 마지막 주. 2월 중순을 기점으로 모바일게임 시장에 거세게 불고 있는 RPG 열풍이 쉽게 사그라 들지 않는 모습이다. 구글 플레이 기준 최고매출 TOP10에 RPG 네 작품이 자리하고 있으며, 기존의 강자 '몬스터 길들이'기는 물론 출시 이후부터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다함께 던전왕'을 비롯해 넥슨의 '영웅의군단', 게임빌의 '별이되어라!' 등 신작 RPG가 매출 순위 최상위로 올라와 RPG의 강력함을 보이고 있다.
특히, 넷마블의 경우에는 '몬스터 길들이기'와 '다함께 던전왕' 등 RPG는 물론 '모두의마블도 최고 매출 4위에 올려 놓으며, 구글 플레이 최고 매출 순위 TOP5 중 세 개의 게임을 자사 게임으로 장식했다. 세 게임 모두 탄탄한 이용자층과 콘텐츠를 자랑하기에 넷마블의 이러한 장기 흥행은 한동안 지속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주와 이번 주에 출시된 게임 중 '다함께 던전왕'와 같이 화려하게 신고식을 치른 게임이 없었기 때문에 매출 순위 상위권에는 업데이트 이슈로 작은 변화가 일어나는 것 외에는 큰 변동이 없었다. 게임빌이 서비스 중인 '별이되어라!' 정도가 꾸준히 입소문을 타며 지난주에 비해 순위가 급격하게 상승한 정도가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비교적 조용한 모습을 보이는 이번 주 최고 매출 순위에 비해 모바일 게임을 쥐락펴락 할만한 거대 플랫폼의 움직임이 점점 가속화되고 있다. 네이버의 자회사인 캠프모바일에서 개발한 폐쇄형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앱 밴드를 통해 준비 중인 게임 서비스가 초읽기에 들어섰다. 이미 게임 출시를 위한 중소 게임사와의 물밑 작업은 한참 전부터 진행됐고, 사실상 오픈 게임들은 이미 결정된 상태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네이버는 자사의 플랫폼인 네이버 앱스토어의 수수료 조정을 통해 중소 개발사와의 상생도 더욱 강화한다. 네이버가 발표한 상생안에 따르면 네이버 앱스토어에 앱을 서비스 중인 중소 개발사 중 누적 매출 5억 원 미만의 게임에는 수수료가 별로도 부과되지 않으며, 이후에 5억원을 초과하는 게임에만 7% 정도의 수수료가 부과된다. 중소 개발사 입장에서는 기존의 플랫폼에 비해 충분히 매력적으로 느낄 수도 있는 제안이다.
물론 네이버 앱스토어의 활성화가 큰 관건이겠지만, 네이버 모바일 메인 페이지까지 전면 개편하며 앱/게임 게시판의 우수앱 추천 코너, 양질의 리뷰 제공등을 모바일 앱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상황이기에 좀더 지켜봐야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게임인재단 남궁훈 이사장과 손잡고 중소 개발사의 비공개 테스트나 QA 등을 지원하는 베타존(가칭)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기 때문에 네이버의 상생안은 힘을 더할 수도 있다.
네이버 뿐만이 아니다. 이미 구글도 국내 게임사들을 대상으로 직접 발품을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이 직접 게임을 찾아 나서는 이유는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국내의 강력한 플랫폼 제공자 들이 구글을 거치지 않는 직접 유통 구조에 나설 것으로 알려진 것에 대한 대안으로 풀이된다. 구글의 입장에서는 구글 플레이를 거치지 않을 경우 수수료 수익이 감소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약 구글이 구글 추천 앱 등의 카드를 무기로 꺼내 든다면, 구글 추천앱의 효과는 현재 카카오의 마케팅 효과보다 큰 것으로 시장에 알려져 있기에 탈 카카오를 외치고 있으나 쉽게 도전하지 못했던 게임사들에는 매력적으로 비춰질 수 있다. 여기에 구글은 해외에도 이점을 가지고 있으며 구글 플러스를 활용한 소셜 게임의 활용도 얼마든지 진행할 수 있는 장점을 갖췄다.
이외에도 이미 지난 해외의 이야기이지만 페이스북이 와츠앱을 인수한 것도 주목해야 할만한 부분이다. 물론 와츠앱은 문자전달 기능에만 집중해왔지만, 페이스북의 경우 꾸준히 게임사업을 펼쳐왔고 충분히 재미를 보고있기에 글로벌 메신저 싸움에서 게임이 어떤 자리에 위치할지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화요일 카카오 게임하기>
지난 25일 화요일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서는 CJ E&M 넷마블의 '샤이닝스토리', NHN엔터테인먼트의 '와라편의점 for Kakao', 플레아의 '무한로봇대전 for Kakao', 씨투디게임즈의 '판타지아: 전쟁의서곡 for Kakao' 등 총 4작품이 출시됐다.
이중 넷마블의 '샤이닝스토리'와 NHN엔터테인먼트의 '와라편의점'의 경우는 이미 다운로드 차트 상위권에 얼굴을 비추고 있다. 특히, ' 샤이닝스토리'의 경우는 이미 다운로드 순위 6위에 자리했으며 과거 온라인에서 즐기던 2D 횡스크롤 RPG의 재미를 그대로 전달하며 좋은 평을 받고 있는 중이다.
특히 온라인에서 느끼던 재미를 그대로 옮기면서도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동작을 더해 조작에 편의성을 높였으며, 반가운 2D 도트 그래픽은 횡스크롤 RPG 특유의 재미를 전해주기에 충분하다. '몬스터 길들이기'와 '다함께 던전왕'으로 넷마블표 모바일 RPG를 시장 최고로 등극 시켰기에 2D 횡스크롤 액션 RPG로도 넷마블이 최고에 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와라편의점' 같은 경우는 이미 소셜 게임으로 탄탄한 지지층을 다져 놓은 게임이다. 이번에 모바일로 이식하면서 서비스 초반 네트워크 문제를 겪었지만 서서히 서비스가 제궤도를 찾아가는 모습이기 때문에 오랜 시간 다져온 내공을 충분히 보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플레아의 '무한 로봇대전'도 국내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소재로 메카닉을 좋아하는 게이라면 관심을 보일만한 게임이다. 공격형, 방어형, 밸런스형, 만능형 등 다양한 전투 스타일로 나뉜 로봇, 웹게임 콜로니 오브 워와의 콜라보, 다양한 오리지널 기체 등 재미요소가 풍부한 편이다. 다만 로봇이라는 다소 마니악한 콘셉트가 흥행의 관건이 되겠다.
씨투디게임즈에서 선보인 '판타지아: 전쟁의 서곡' 같은 경우는 앞서 오랜 시간 서비스되던 스마트폰용 MMORPG를 이름을 변경해 카카오 버전으로 그대로 출시한 경우다. 게임의 경쟁이 비교적 적었던 카카오 초장기에 입점했다면 카카오 효과를 노릴 수 있었겠으나, 이미 너무 많은 경쟁작이 존재하고 게임 자체가 오래되었다 보니 현재도 서비스 중인 원작에 비해서는 크게 주목 받기는 힘들어 보인다. 다만 오랜시간 서비스 되며 쌓아온 탄탄한 노하우와 모바일에서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몇안되는 MMORPG라는 점이 변수다.
<금요일 카카오 게임하기>
28일 금요일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서는 게임은 조이시티의 '달과 그림자 for Kakao', 아크로디아코리아의 '쿠타와 함께 for Kakao', 드림리퍼블릭의 '터치앤터치 for Kakao', 픽토소프트의 '캡틴 히어로즈 for Kakao' 등 총 4작품이 등장했다.
'정령의 날개'로 최근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조이시티인만큼 이번에 선보여진 '달과 그림자'도 좋은 흥행이 기대된다. 특히 출시에 앞서부터 지하철 스크린 등을 통해 기대감을 높여온 점과 스마트폰 초창기 시절 인기 게임인 '후르츠 닌자'를 떠올리게 하는 게임 스타일에 기반한 감성 충문한 수묵화 느낌의 그래픽은 높은 점수를 줄만한다. '후르츠 닌자' 자체도 재미있는 게임이었지만 '달과 그림자'의 경우 다양한 패턴을 가진 적 도깨비 캐릭터, 친구와의 소셜 요소도 더해져 한층 강화된 재미를 자랑한다.
아크로디아코리아의 '쿠타와 함께'는 현재 20~30대라면 컴퓨터실에서 한번은 만나봤을 익숙한 플래시 계열의 게임이 모바일로 선보여진 버전이다.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성으로 무장했고 '쿠타'라는 캐릭터를 기억하는 컴퓨터실 세대라면 관심을 보일만하다.
드림리퍼블릭의 '터치앤터치'는 게임자체의 참신함에 주목하게 되는 게임이다. 게임은 기존에 쉽게 볼 수 없었던 형태의 퍼즐로 구성됐다. 마치 발광하는 UFO 같은 두 개의 꼭짓점인 '서클'을 연결하는 '라인'을 움직여 가며 사방에서 날아오는 적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서클'의 이동에는 제한이 있어 방심했다가는 게임이 끝나기 쉽상이다.
게임 자체의 참신함 만큼 게임이 가진 배경도 독특하다. 게임 최초의 골격은 현재 국민대학교 게임 교육원의 재학생으로 부터 만들어졌고, 게임 아이디어 공모전에 출품한 학생의 아이디어를 토대로 드림리퍼블릭이 정식으로 계약을 체결해 게임으로 선보였다. 대학생의 톡톡튀는 아이디어와 퍼블리셔의 노련함이 엿보이는 게임이다.
픽토소프트의 '캡틴 히어로즈'는 간편한 조작으로 슈팅과 육성의 재미를 한 번에 느낄 수 있는 모바일 게임이다. 적을 물리치며 스테이지를 공략하는 슈팅 게임의 재미는 기본이며, 3개의 캐릭터를 번갈아 사용하는 시스템을 도입해 기존의 슈팅 게임과 차별화를 꾀했다. 기본에 충실하고 다양한 재미요소가 곁들여져 있지만 카카오를 통해 출시된 건 슈팅 게임 중에 크게 흥행을 거둔 게임이 없다는 점에서 장르 자체가 가진 문제가 가장 큰 벽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마치며>
최고 매출까지 박차고 올라오는 신작이 없었던 만큼 비교적 조용하게 느껴졌던 한 주가 마무리됐다. 하지만 이번 주를 기점으로 좋은 작품들이 등장했고, 다음 주면 본격적으로 학생들의 개학이 다가오기 때문에 다양한 모바일게임 이벤트가 기대되는 시점이다. 다음 주에는 어떤 소식들이 모바일게임 시장을 뜨겁게 달궈줄지 기대해보며 이만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