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산업 위기보고서]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 속 성장한 모바일게임 강국 북유럽

[게임산업 위기보고서 4부: 세계가 바라보는 게임]
6화.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 속 성장한 모바일게임 강국 북유럽

[본지에서는, 대형 기획 '대한민국 게임산업 위기보고서 : 그래도 희망은 있다'를 통해 한국 게임산업에 대한 객관적이고 현실적인 내용을 다룰 계획이다. 이번 기획이 한국 게임산업의 총체적 위기를 진단하고, 한국 게임사들에게 진정한 위기를 타파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클래시오브클랜', '캔디크러쉬사가', '앵그리버드', '마인크래프트'까지 이들이 갖는 공통점은 무엇일까?

게임의 이름만 들어도 너무나도 유명한 전세계 히트작이라는 사실 말고도 이들은 다른 한 가지 공통분모를 지니고 있다. 바로 핀란드, 스웨덴, 덴마크 등이 속한 북유럽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게임 개발사들의 작품인 것이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에 25억 달러(한화 약 2조 6,000억원)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에 인수된 '마인크래프트'의 개발사 모장은 스웨덴 스톡홀름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게임개발 스튜디오다. 대표적인 인디 게임인 '마인크래프트'는 2009년 출시 이후 PC와 스마트폰, 콘솔 버전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5,000만장 이상이 판매됐으며, 회사에 1억달러 이상의 수익을 안겨줬다.

영국기업으로 알려진 킹도 11년전 스웨덴의 스톡홀름에서 처음 설립된 회사다 국내 게이머들에게도 친숙한 킹의 '캔디크러쉬사가'는 스톡홀름의 스튜디오에서 탄생한 게임이다. 페이스북을 통해 다양한 작품을 성공시킨 킹은 국내에서도 카카오톡을 통해 '캔디크러쉬사가'를 성공적으로 서비스 중이며 지난 3월에는 나스닥에 상장까지 성공했다. 스웨덴 게임산업은 물론 전세계에서 영향력을 자랑하고 있는 모장과 킹은 스웨덴 게임산업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북유럽 대표 게임들 이미지
북유럽 대표 게임들 이미지

디지털 일루전(Digital Illusions Creative Entertainment)의 '배틀필드4', 고스트 게임즈의 '니드포스피드: 라이벌' 등 최근에도 굵직한 콘솔 게임을 출시한 스웨덴이 콘솔 게임부터 시작해 모바일에서 저력을 보이고 있다면, 최근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 북유럽 국가는 단연 핀란드다.

지난 2009년 처음 출시돼 전세계 스마트폰 이용자들을 홀린 '앵그리버드 시리즈'는 핀란드의 개발사 로비오에서 선보인 게임이다. 이 시리즈는 전세계에서 20억 다운로드 이상을 기록했으며, 10여명의 작은 회사였던 로비오는 직원이 800명에 달하는 회사로 성장했다. 여기에 그간의 인지도를 바탕으로 캐릭터와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사업도 적극적으로 펼치는 중이다.

로비오에 이어서는 '클래시오브클랜'의 슈퍼셀이 새로운 모바일게임 신화를 썼다. 핀란드의 헬싱키에 자리한 슈퍼셀은 지난해에 '클래시오브클랜'과 '헤이데이'라는 단 두 개의 게임으로 우리 돈 1조 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클래시오브클랜'은 전세계 46개국 이상에서 매출 1위를 달성하는 등의 기록을 세웠고, 우리나라에서도 100억 원이 넘는 대대적인 마케팅 이후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덴마크도 북유럽 모바일게임 이야기에서 빠질 수 없다. 많은 모바일게임 개발자들이 사용하는 '유니티 엔진'의 발생지 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유니티 테크놀로지는 지난 2004년 덴마크에서 게임 개발을 위해 창업했다. 유니티 테크놀로지는 게임이 큰 흥행을 거두지 못하자 게임 엔진인 유니티 엔진을 선보였다. PC와, 웹, 스마트폰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모두 구동되는 장점을 갖춘 '유니티 엔진'은 전세계 게임 엔진 시장에서 만만치 않은 영향력을 과시하며 지난 2012년에는 모바일게임 엔진 점유율 50% 이상을 기록하기도 했다.

유니티
유니티

전문가들은 이처럼 전세계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북유럽발 게임 열풍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 창업 전반에 대한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과 대학 시스템, 그리고 게임에 대한 정부의 인식 등이 유기적으로 이어져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한때 핀란드 국내총생산(GDP)의 4%에 육박하는 노키아가 몰락하자 ICT 산업의 위기를 느낀 핀란드는 다양한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실시하며 위기에 대응했다. 핀란드는 국가의 창업 지원기관인 창업기술지원청(TEKES)을 통해 매년 2,000여개에 달하는 기업과 연구 기관에 7,0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는 대부분 스타트업 기업들이 대상이며, 그 중에서도 게임이 주를 이룬다. 현재 전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클래시오브클랜'의 슈퍼셀도 TEKES의 지원을 받아 지금의 밑거름을 마련했다. 아울러 핀란드는 현재 북유럽 국가 중 가장 낮은 20%대의 법인세율을 적용 중이다.

이와 함께 핀란드는 대학을 통해서도 창업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 중심에는 헬싱키공대, 헬싱키경제대, 헬싱키예술디자인대를 하나로 통합해 출범한 알토대학이 자리하고 있다. 스타트업에 특화한 알토대학에서는 1,800만 유로(한화 약 240억 원) 규모의 펀딩 프로그램을 통해 프로젝트당 많게는 우리 돈 1억 원 이상의 자금이 지원된다.

캔디크러쉬사가 for Kakao
캔디크러쉬사가 for Kakao

GSM, WCDMA, 블루투스 등 각종 무선기술의 탄생지인 IT강국 스웨덴은 모바일 게임과 기존 게임의 통합 발전에 매진했고, 게임을 차세대 먹거리 사업으로 여겨 진작부터 게임산업 육성에 대대적으로 나섰다. 국가적인차원에서 게임산업육성을 위한 산업클러스터가 스톡홀름, 웁살라, 말뫼 등지에서 운영 중이며, 스웨덴 제2의 도시 요테보리의 지방정부는 시각 정보화 센터를 건립해 게임산업과 대학 그리고 관련업계를 잇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수행 중이다.

또한, 스웨덴은 게임제작, 게임 디자인,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등 게임 관련 분야의 교육기관인 인터랙티브 인스티튜트, 노르쇼핑, 린쇼핑, 빅토리아 인스티튜 등에 심도 깊은 교과 과정을 편성했다. 이와 함께지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전세계를 순회하며 스웨덴의 혁신 제품을 소개하는 '이노베이티브 스웨덴 세계 순회전'에서 자국의 게임을 전면에 내세우며 게임 알리기에 나섰다.

아울러 덴마크도 올해까지 문화부산하 기관을 통해 올해까지 총 270만 유로의 자금을 덴마크 게임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투자하는 등 게임 기업의 창업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문화부
문화부

한편, 우리나라도 내년 문화체육관광부의 게임부문 예산이 7.6% 증액된 288억 4,000만 원으로 책정됐다. 문체부는 '지역산업 육성'과 '해외수출'에 초점을 맞추고 예산을 집중 투입할 예정이다.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규제로 인해 위기를 겪고 있는 국내 게임사들에게 오랜만에 들린 반가운 소식이 들린 만큼 이를 호재로 삼아 글로벌 시장을 호령하는 작품이 등장하는 것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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